지난 2일 법원이 서울대병원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국가인권위로 농성장을 옮긴 간병인들이 인권위로부터 홀대를 받고 있어 '정작 국민의 인권을 지켜야 하는 인권위의 역할은 어디갔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간병인들은 지난 3일간 인권위에서 농성을 진행하면서 인권위측의 제지로 음식과 모포, 응급의약품 등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추위와 배고픔에 떨고 있어 대부분 고령의 나이인 간병인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최경숙 국장은 "당초 간병인들이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조사관 면담을 통해 농성여부를 구체적으로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인권위측이 경찰병력을 요청해 출입통제를 하면서 준비없이 농성에 들어가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이틀 전 지방양성종양 수술을 받은 간병인 최 모씨의 경우 항생제 투여 등의 치료를 받지못한채 농성을 벌이다 4일 오전 인의협에서 급히 진료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인권위가 경찰병력을 요청 출입문을 막고 식사와 농성에 필요한 모포, 응급의약품 등의 반입을 금지해 음식을 갖고 들어가려던 외부인과 몸싸움이 나는 등 마찰을 빚고 있다.

인권위 심상돈 총무과장은 “우리도 세를 들고 있는 건물이라 원래 큰 건물에는 음식 반입은 안된다”며 건물 관리지침으로 해명했다.

심 과장은 “경찰병력을 요청한 것은 우리입장에서 보면 공식적으로 불법 농성이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비공식적인 것까지 강제적으로 막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현재 경찰병력은 철수한 상태이며 인권위측은 간병인들이 외부에서 식사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보건의료노조 최경숙 조직국장은 “우리에게 공식적으로 전달된 내용이 없다”며 인권위의 처사에 불만을 터트렸다.

또한 인권위측은 간병인들이 농성 해제를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위 관계자는 “이번 문제는 인권위 조사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서울대병원이 풀어야 하는 문제”라며 “인권위도 업무의 가중함으로 애로가 많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한편 법원은 지난 2일 병원 1km내 출입금지와 선전활동을 금하는 서울대병원측의 가처분 신청에 대한 판결에서 “간병인 문제는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이라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며 무료소개소를 일방적으로 폐쇄시킨 서울대병원의 부당함을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