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개협, 가정의 50% 확충은 '탁상행정'

조형철
발행날짜: 2003-12-05 06:46:25
  • 인위적 형성 불가, 단과 전문의 피해 없어야

최근 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회는 1차의료 강화를 위해 가정의학과 전문의를 전체 의사중 50%수준으로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한 가운데 정작 가정의 단체는 이를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해 눈길을 끌고 있다.

4일 대한가정의학과개원의협의회 윤해영 회장은 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회 조홍준 교수 발표에 대해 전체적인 뜻은 공감하나 이는 한낱 학자의 소신일 뿐 정책으로 승화되지는 못할 것이라며 인위적으로 의료자원 구조를 개편, 동료의사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고 밝혔다.

윤해영 회장은 이어 우리나라의 1차의료는 개원한 전문의들이 너무 많아 혼탁의 양상을 띄고 있기 때문에 개선이 필요하지만 당장 인위적으로 의료구조를 바꾸려고 시도하는 것은 무리라며 우리나라 현실을 도외시한 채 미국식 제도를 그대로 답습한 정부의 책임이 매우 큰 상황에서 타 단과전문의들이 그 책임을 떠안아서는 안된다고 역설했다.

이에 따라 장기적인 안목에서 방향을 제시하되 현재 의료계의 현실과 성찰을 바탕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대한가정의학회 권오주 회장은 "환자가 없어서 일차진료를 하는 것과 전문적으로 일차진료를 하는 것은 그 차원이 틀리다"며 "현재와 같이 일차의료의 개념에 대한 정립이 부실한 상태에서 가정의만 늘린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고 의료에 대한 국가적 철학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종합병원들이 값싼 인건비를 이용해 전문의들을 대량으로 양산한 결과 전문의가 전체의사의 80%를 차지할 만큼 의료자원 구조의 왜곡이 심각하다며 타과 전문의로 하여금 병원으로의 봉직을 유도한다고 하지만 현재 2차 병원들이 쓰러져가고 있는 마당에 마땅히 갈 병원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권 회장은 이러한 문제들이 선결되지 않고서 무리한 정책추진은 의료계의 반발만 불러일으킬 뿐이라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육성, 자연스럽게 의료 인프라를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회 조홍준 교수는 3일 '보건ㆍ의료 인프라 개선방향' 발표에서 1차의료 강화를 위해 가정의학과 전문의를 전체 의사중 50%비율로 육성하고 단과전문의들은 병원에서 근무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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