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S=리베이트', 공정위 잣대 공정한가

이창진
발행날짜: 2007-11-14 07:50:53
  • 국내사 차별화 숨은 노력…“흑백논리 안될 말”

<기획특집>PMS를 진단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1일 발표한 10개 제약사 부당고객유인행위 적발은 제약업계 뿐 아니라 의료계까지 커다란 파장을 몰고 오고 있다. 제약사의 판매전략부터 리베이트 유형까지 방대한 항목이 수록된 공정위 발표는 국민들에게 제약사와 의사의 신뢰감에 또 다른 상처를 안겨줬다. 공정위는 특히 적발사의 부당행위 중 PMS(시판후조사, Post Marketing Surveillance)를 단골메뉴로 등장시켜 ‘PMS=리베이트'로 규정했다. 이에 메디칼타임즈는 PMS가 지닌 의미와 문제점 앞으로 개선방안을 함께 고민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순서--------------
①PMS는 제약사 경쟁력이다
②한국 히포크라테스는 죽었다
③원칙만 있고 내용 없는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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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S는 임상 4단계를 일컫는 용어로 ‘신약 등의 재심사기준’에 의거, 시판되고 있는 약품의 부작용 등 안전성과 유효성에 관한 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병·의원 의사를 대상으로 해당약품의 사용성적조사를 실시해 결과를 식약청에 보고하고 재심사를 받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에서 실시중인 PMS의 또 다른 축은 식약청 보고의무가 없는 경우로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고 제약사마다 시판중인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 및 부작용을 검증하기 위한 연구방법이다.

공정위는 지난 1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PMS가 의약품 시판 후 안전성과 유효성 평가를 목적으로 실시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의료인에 대한 마케팅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제약회사는 처방과 연계시킬 목적으로 영업 및 마케팅 부서 추천을 통해 의료인을 선정해 PMS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근거로 공정위는 “2004년 기준으로 인구 100만명당 의약품 부작용 보고건수를 보면, 미국은 1454건, 일본 237건인 반면 한국은 19건에 불과하다”고 전하고 “2005년도 1841건의 보고 중 80% 이상이 의약품 제조와 수입 업소에서 보고한 것이며 PMS를 실시한 병·의원은 60건(3.3%)에 불과하다”며 유명무실한 PMS 제도를 질타했다.

그렇다면 ‘PMS=리베이트’라는 공정위의 잣대에 공정한가.

지난달 열린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결과를 기다리는 초초한 제약사 직원들 모습.
"제도개선 없이 리베이트 근절되나"

국내 한 제약사 PM은 “현재 PMS가 영업과 연구목적의 애매모호한 중간선상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전하고 “하지만 PMS의 제도개선도 없이 의사를 위한 리베이트로 규정하는 것은 일부분만을 부풀린 것”이라며 정부의 일방적인 잣대를 꼬집었다.

그는 “일부에서는 국내사들이 리베이트를 경쟁력으로 이를 PMS로 매꾼다는 시각이 있으나 이는 편협된 사고”라면서 “신약이 없는 국내사가 할게 PMS 밖에 없지 않느냐는 보건의료계 시각도 제약사의 속사정을 정확히 진단하지 못해 결과”라며 제약사에 대한 편견을 지적했다.

PMS의 목적과 관련, 그는 “PMS는 의사와 환자의 목소리를 의약품에 반영한다는 점에서 제약사의 경쟁력”이라며 “여기에는 시판 후 임상적으로 나타나는 제품의 문제점과 오리지널과의 차별성을 찾기 위한 국내사들의 노력이 숨어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의사의 PMS을 통해 시판중인 제네릭과 전문의약품 부작용 중 1개만 찾을 수 있다면 제약사로선 큰 수확”이라고 말하고 “이는 제형변화와 염 변경 등을 통해 부작용을 최소화시켜 오리지널과의 차별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의미”라며 PMS의 강점을 피력했다.

그는 “PMS가 영업과 연구라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으나 공정위 발표와 같이 판촉목적과 코드변경으로 한쪽면만 국한시키면 긍정적인 면은 사장될 수밖에 없다”며 “과연 PMS를 리베이트로 규정한다고 유통투명화가 이뤄질지 의문이며 오히려 국내사들이 발붙일 자리를 잃게 될 수 있다”고 말해 일방적인 정부 시각에 대한 우려감을 내비쳤다.

"외자사도 PMS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신약을 경쟁력으로 무장한 다국적 제약사의 입장을 어떨까.

외자사 한 관계자는 “국내사 뿐 아니라 다국적 제약사도 PMS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며 “PMS를 불법으로 규정한 것은 제약사에게 빈손으로 영업하라는 소리”라고 말해 공정위 발표를 비판했다.

그는 “합법적인 로비가 있듯이 제약사 영업도 합법적인 리베이트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전제하고 “자기편을 만들기 위한 의사를 겨냥한 영업은 제약사 입장에서는 불가피하다”며 PMS 영업전략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 등 대형로펌을 자문변호인으로 두고 있는 다국적제약사들은 공정위의 향후 발표 수위에 따라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강력한 입장이여서 국내사로 시작된 PMS 문제가 외자사의 법적 문제로 비화될 수 있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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