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들의 무분별한 병상 신·증설 억제를 위해 ‘가칭 의료영향평가제’를 도입할 것을 주장하는 대정부 정책건의안 채택이 불발됐다.

대한중소병원협의회는 29일 정기총회를 열어 이런 내용의 대정부 정책건의안을 안건으로 상정했으나 일부 회원들의 반대로 채택하지 못하고 일부 내용에 대한 수정보완 작업을 거친 후 재상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날 소화아동병원 이성식 원장은 제안설명을 통해 대학병원들의 대규모 병상 확대로 인해 의료자원이 비효율적으로 배분되는 등 영향이 막대한데도 이런 영향에 따른 계획 수립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환경경향평가 등과 같이 대규모 사업이 전개될 때는 그 영향 정도를 평가해 검토하는 제도를 의료법에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회원병원들 중 상당수는 병상자원의 무분별한 공급 억제와 의료자원의 불균형을 해소하자는 취지에는 동감하지만 오히려 정부가 개입할 경우 중소병원쪽에 더 큰 규제를 받는 ‘자승자박’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이에 집행부 쪽은 ‘선통과 후 보완’ 쪽으로 밀어붙이려 했지만 ‘선보완 후 통과’ 주장에 밀려 보완후 재상정을 추진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한편 이날 총회에서 중병협은 새 회장에 권영욱 천안충무병원 이사장을 만장일치로 추대했다.

권 신임회장은 "의원과 대학병원 중소병원이 모두 상생할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하고 정부와도 파트너십을 유지할 것"이라며 "협회도 대외적 개방을 통해 더 많은 회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협회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