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리더십을 보여야 할 때

조형철
발행날짜: 2003-06-14 23:56:03
요사이 의료계에 '뜨거운 감자'들이 넘쳐나고 있다.

공익신고포상금제 시행과 처방전, 조제내역서 발행 문제에 이어 진료비 영수증 발행이 의무화되자 의협 집행부가 향후 대응 방안을 놓고 부심하고 있는 가운데 이젠 의료시장 개방문제까지 수면 위로 부상했다.

'개혁'이라는 이름아래 의사들의 생존권이 달린 정책들을 마구 쏟아내고 있는 정부를 보면 마치 모든 것을 한꺼번에 이루려는 듯한 성급함 마저 엿보인다.

이러한 상황은 하나의 현안에 대해 대처방안을 내놓기도 전에 다른 문제들이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는 것으로 사안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도 쉽지 않을 정도다.

의협에서는 이러한 사안들 하나하나가 모두 의료계의 사활이 달린 중대한 사안들이라며 차근차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의협이 눈에 띄게 대처한 것은 항의방문이나 성명서 발표 등 손에 꼽을 정도다. 대응수위에 대한 고민도 중요하지만 타이밍이 늦으면 회원들의 힘을 등에 업기 힘들다.

시의사회의 관계자는 현재 의사협회가 과부하 상태라고 말하며 쏟아지는 정부시책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의사결정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처방전 2매발행 문제만 해도 초기 개원가의 반응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의협의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는 실정으로 정부의 정책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보다 빠르고 정확한 여론수렴기구와 의사결정 시스템이 필요한 것이다.

'액션(action)'이 없는 의협을 두고 개원의 협회들은 자신들과 관련된 현안이 의협 내 처리 우선순위에 밀리지 않기 위해 연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강경한 행동을 불사하고 있다.

정확한 의견취합과 신속한 노선설정으로 의협의 리더십을 보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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