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및 자살율 경감방안 소고

이성주
발행날짜: 2005-07-21 08:14:11
  • 이성주 정신과개원의협 부회장

근자 수년간 지속되는 제반 사회적, 경제적 환경의 변화 및 이로 인한 정신사회적 스트레스는 많은 국민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을 심각할 정도로 위협하고 있으며, 2001년 보건복지부 자료에 의하면 국민의 정신질환 평생유병율은 31.4%에 달하고, 최근에는 전 국민의 절반이상이 크고 작은 각종 복합적 정신질환에 시달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2003년도 공식집계에서 연간 10,932명이 자살하여 주요사망원인 중 5위를 차지하고, 20대와 30대의 사망원인 중 1위로 나타나고 있다. 자살자의 80%는 우울증을 거치며, 우울증 인구는 대략 1백만명에 달하나, 74%는 치료를 받지못하고 자살위험군으로 방치되어 있는 실정이다.

또한, 우울증은 신체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켜 내과환자 중 42.7%가 우울증 치료를 요하며, 이들의 진료비 지출도 우울증이 동반되지 않은 내과환자에 비해 1.2~1.6배가 높다. 이러한 우울증과 자살로 인한 경제손실은 연간 약 3조5천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밖에, 모든 정신질환자의 25.1%가 복합적 정신질환을 겪고있으며, 우울증과 불안장애,
신체형장애가 동시에 복합된 경우가 많다. 사정이 이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정신질환자의 8.7%만이 정신과분야에 치료적 접근을 하고있을 뿐이다.

이렇듯 정신과병의원에의 접근성이 낮은 이유에는 여러 요인이 있으며, 각 요인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요인 및 해결방안]
1.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부족
다양한 행사 및 언론을 통한 정신질환 교육 및 홍보, 선별, 정신과로의 연계가 필요하다.
2. 사회적 편견 및 낙인
(1) 정신질환자에 대한 언론의 부정적 보도경향
언론의 선정적, 추측성 보도로 정신질환자는 일반적으로 강력범죄를 일으킨다는 편견을 조장하므로 이런 식의 보도를 자제하여야 한다.
(2) 정신과, 정신질환이라는 명칭의 부정적 이미지
정신과는 미친 사람이 가는 곳이라는 인식의 전환 및 과명칭 개정이 필요하고, 정신질환은 곧 미친 상태라는 부정적 인식이 퍼져있으므로 정신질환이라는 용어도 보다 부드러운 용어로 바꿀 필요가 있다.
(3) 의약분업으로 인한 비밀노출
약사법 제21조에서는 “정신분열증 또는 우울증 등으로 인하여 자신 또는 타인을 해할 우려가 있는 정신질환자”에 대하여 조제하는 경우는 의약분업 적용 예외대상으로 하였으나, 세부인정사항에서는 과거력이나 진료기록 등 보완사항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거의 모든 정신질환에서 자살기도 등 예측불가능한 충동적 위해의 위험성은 상존하며, 우울증과의 복합이환이 많은 현재에 자살위험성은 더 높은 상태이나, 현재의 분업예외적용 인정기준은 이러한 잠재적 위험군에 대한 예방적 주의면에서 미흡하다. 무엇보다도, 유난히 체면을 중시하는 우리나라의 문화적 배경에서 원외처방을 하는 것은 사회적 편견 및 낙인에 이중노출이 되므로 잠재적 위험군들의 정신과병의원 접근성을 더욱 저하시키는 지대한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므로, 모든 정신질환은 원칙적으로 원내조제하도록 하여 이중노출에 대한 부담을 해결해주어야 한다. 현재 모두 원내조제하도록 되어있는 의료급여 정신질환자의 경우 이에 대한 호응이 높으며, 접근성 및 추적진료도가 양호하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

3. 경제적 요인
(1) 의료비 부담능력 부족
자살기도시 정신과자문을 거쳐 급여로 인정하고 치료적 연계가 필요하며, 본인부담산정특례의 확대 및 차상위계층에 대한 안전망 확충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부언하자면, 급증하는 정신질환 및 자살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하여 정부와 사회, 의료계가 중지를 모으고 있는 현 시점에서 여러 단계의 다각적 조치가 필요하나, 결국 정신과병의원에서의 진료율 제고가 가장 효율적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므로, 다양한 정신과병의원 접근성 제고방안을 마련하여 정신과 진료현장에서 신속한 조기치료를 통하여 정신질환의 경감 및 해소, 나아가 자살의 예방에 적극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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