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바라보는 기대와 우려

고신정
발행날짜: 2008-01-02 07:18:17
지난 2007년은 유난히 의료계에 큰 사건들이 많았던 한해였다. 연초 정부의 의료법 전면개정안이 나오면서 의료인들이 스스로 병·의원을 문을 걸어 대규모 항의시위를 가졌는가 하면, 8월 신 의료급여제와 본인부담금 정률제의 시행이라는 정책 폭염이 몰아쳤다.

아울러 가을에는 의료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국립의료원에서 '성분명 처방' 시범사업이 시작됐고, 연말에는 의료사고 입증책임 전환을 골자로 하는 의료사고피해구제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국회에서 발의되면서 의료인들의 마음을 심란하게 했다.

일련의 사건들에서 의료계와 정부는 사사건건 충돌했고, 심각한 갈등과 반목을 겪었다.

그리고 새로 맞이하는 2008년. 의료인들은 그 어느때보다 큰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새해를, 새 정부와 함께 할 보건의료의 새로운 미래를 기다리고 있다.

의협 주수호 회장은 이명박 후보 당선 이후 있었던 연말 기자간담회에서 "17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명박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의사들의 주장을 관철시킬 수 있는 문이 넓어졌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과거 한나라당과 의료계와의 인연을 생각할 때, 그 어느때보다 정부에 대한 믿음과 기대감이 높다는 얘기다. 실제 의료계 일각에서는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모든 것이 달라질 것"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그러나 지나친 낙관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지난 인수위 구성에서 보듯이 단순히 "새 정부가 알아서 잘 해주겠지"하는 막연한 기대감만으로는 그 어떤 것도 달라질 수 없다.

의약분업의 재평가, 의료를 둘러싼 각종 규제의 완화, 의료시장 활성화…. 새정부가 내놓은 약속들이 지켜지기 위해서는 그만큼 철저한 준비와, 대화와, 설득이 필요하다.

냉정하게 현실을 돌아보고, 철저하게 준비하는 것만이 과거의 과오를 되짚지 않는 가장 현명한 길임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새로운 보건의료 청사진은 새 정부와 의료계가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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