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회복이 먼저다

고신정
발행날짜: 2008-05-29 06:15:19
6월이면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지 100일 된다.

이를 기점으로 보건의료계를 비롯, 사회각계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초기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를 앞다투어 내놓고 있다. 그 내용은 극과 극을 달린다.

"출범 100일동안 도대체 무엇을 했느냐"는 강한 질책이 있는가 하면, "실용주의 정신을 바탕으로, 새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기대감도 읽힌다.

보건의료계에서는 의료산업화를 중심으로 여전히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친 시장주의 논리로 국민건강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주장과, 시대적 흐름이라는 반론이 맞서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보건의료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지에 대해서는 '예측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왜 전문가들조차 향후 정책방향을 예측하지 못하는가. 그 이유는 정책 일관성의 부재에서 찾을 수 있다.

실제 이명박 대통령의 보건의료정책을 살펴보면 대선후보 당시의 공약과 인수위 국정과제, 또 정부 발표가 서로 달라 혼선을 일으켜왔다.

예를 들어 요양기관 당연지정제 폐지의 경우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후보시절 긍정적으로 검토한 바 있고, 이어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같은 주장을 펼쳤었다.

그러나 국민들의 대대적인 저항에 부딪히자, 불과 몇 개월 사이 방향을 선회해 "모든 국민의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해 건강보험의 당연지정제를 확고히 유지하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는 공식발표를 냈다.

결국 이 같은 정책혼선이 거듭되면서, 이명박 정부는 정권초기 국민들의 믿음을 얻는데 실패했고, 보건의료계의 전문가들조차 향후 정책방향에 대해 '예측불가능'하다고 손사레를 치는 형국에까지 이르렀다.

주지하다시피 보건의료는 국가의 미래를 이끌어갈 백년지대계다. 정부가 방향을 잃고 흔들리면, 그 어떤 분야보다 큰 불안과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는 이제라도 그동안의 정책혼선을 극복하고, 국민들이 고개를 끄덕일만한 보건의료의 청사진을 내놓아야 한다. 이것이 바닥으로 추락한 국민들이 신뢰를 회복하고, 분열된 민심을 추스르는 첫번째 단추가 될 것이다.

오피니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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