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현실 직시해야

메디게이트뉴스
발행날짜: 2008-09-22 06:40:52
정부가 결국은 어떤 식으로든 일을 낼 모양이다. 정부는 최근 제2차 서비스산업 선진화 방안을 통해 의사ㆍ약사ㆍ변호사ㆍ공인회계사 등 전문자격사의 배타적 독점권을 없애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지금은 의사만 의원을 개설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일반인도 의사를 고용하면 의원을 열 수 있다. 약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우리나라 의료에는 세계수준의 인력이 집중되어 있지만 배타적 독점권 인정으로 대형화하지 못하고 경쟁력과 서비스 질도 떨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전문화와 대형화가 이뤄지면 경쟁력과 서비스가 향상되고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지난 4일 'KBS 뉴스 9'은 이같은 정부의 움직임을 단독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이를 주관한 경제부처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고, 복지부만 '사실과 다르다'고 펄쩍 뛰었다. 복지부는 해명 보도자료에서 "일반인이 약사를 고용해 약국을 개설하거나 의사회나 약사회 같은 직능단체의 당연가입 폐지 등에 대하여 검토하고 있거나, 그럴 계획이 없다"고 그러나 이번 제2차 서비스산업 선진화 방안 논의는 기획재정부를 포함해 해당 부처가 모두 참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국 복지부는 정부 신뢰만 더 잃게 한 셈이다.

이런 정부의 움직임에 대응해 보건의료 관련 직능들도 맞대응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발표가 난 후 초기에는 설마 하더니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한 단체장은 "의료법과 약사법을 뒤엎어야 하는데 국회를 통과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더니 조금 나중엔 "MB 스타일로 봐선, 무작정 국회만 믿고 앉아있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불안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에 따라 단체장들의 회동이 조만간 있을 예정이라고 한다.

시민단체들도 2차 서비스산업 선진화방안을 두고 영리병원 허용이 제주도 등에서 좌절되고 여론이 악화되자 정부가 다른 형태의 의료민영화 정책을 추진하려는 의도라며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일반인에게 병원 개설을 허용하겠다고 하지만, 결국 대형자본이 병원을 세울 수밖에 없다며 결국 영리병원을 허용하려는 속셈이 깔려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의료서비스 독점권 완화 조치가 의료계는 물론 시민단체조차 동의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정부는 지금까지 계속해서 의료산업화를 모색해 왔다. 돈을 벌고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취지였다. 그런데도 이런 정부 정책에 누구도 동의하지 않는다. 제발 현실을 직시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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