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장성 강화도 '말뿐'…참여정부보다 전반적 후퇴
벌써 2008년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는 시기가 됐다. 올 한해는 다사다난이라는 말이 꼭 들어맞을 만큼 보건의료계에도 무수한 사건과 사고들이 많았다. 특히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파급되면서 의료계도 힘겨운 한해를 보냈다. 올 한해 보건의료계를 총결산해보고 새해를 전망해본다. <편집자 주>[결산 2008 전망 2009] ①정책
새로이 출범한 이명박 정부는 올 한해 보건의료정책에 있어서는 총체적 난맥상을 그대로 드러냈다.
인사 논란에서 시작해, 말뿐인 보장성 강화, 일반인 병원개설까지 기본 원칙없는 보건의료정책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기대에 한 껏 부풀었던 보건의료계 역시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고 있다.
원칙 부재 보건의료정책 혼란 가중
이명박 정부 5년간 보건의료정책의 틀을 다듬어야 했던 인수위는 '당연지정제 완화' 등과 같은 개별적인 정책을 내놓는데 그쳤다.
그나마 당연지정제 완화는 의료민영화와 제주도 영리병원 허용 반대라는 여론의 역풍을 맞아 새 정부에서 다시는 거론하지 않는 금기단어가 돼 버렸다.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던 일반약 슈퍼판매 역시 어느새 중장기과제로 사라져버렸다.
정부 출범 초기에는 인사 정책에 있어서도 난맥상을 그대로 드러냈다. 복지부 김성이 장관에 이어 심사평가원 장종호 원장까지 자리를 물러났다.
하반기 들어서도 마찬가지였다. 건강보험료 결정을 앞두고 노인틀니와 초음파까지 급여화는 전향적인 보장성 강화안을 내놓았지만 무려 17% 보험료 인상을 전제조건으로 인해 결국 말만 꺼낸 셈이 됐다.
참여정부와 다르게 의료계와 마찰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DUR시행에 따라 의료계의 집단 반발을 맞닥뜨렸고, 성분명 처방 시범사업도 평가가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난맥상의 결정타가 '일반인 병원 개설'. 전문직 규제완화를 이유로 기획재정부가 주도적으로 밀어붙이면서 내년도에 규제완화 방안이 구체화될 예정이다.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건강보험공단의 개인질병정보를 민간보험사와 공유하는 '보험업법 개정'도 마찬가지.
그나마 전재희 복지부 장관의 등장으로 이들 제도 개편이 속도를 내지는 못하고 있지만,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어 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원외처방 약제비 환수 여전히 '논란'
18대 국회는 다수당이자 여당이 된 한나라당이 보건복지가족위원회를 장악했고 전현희, 전혜숙, 신상진, 안홍준, 이애주, 윤석용 등 보건의료 면허를 가진 의원들이 대거 복지위에 진입한 것이 주목을 받았다.
복지위에서는 서울서부지법의 원외처방 약제비 환수 부당 판결로 인해 원외처방 약제비 환수법이 다시 쟁점이 됐다.
민주당 박기춘 의원이 발의한 건강보험법 개정안은 보건복지가족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하는데 성공했으나, 여당인 한나라당 의원의 반발로 전체회의를 통과하는데는 실패했다.
국회가 중심이 돼 외과계 전공의 기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제기된 것도 올해 주목할 부분이다.
의료산업화를 위한 의료법 개정은 해외환자 유치 활성화를 위해 일부 조항만 손을 데는 선에서 정리돼, 지난해 만큼 큰 논란없이 법 개정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복지부가 의료분쟁조정법 재추진 의사를 밝힘에 따라 내년에는 의료분쟁조정법이 다시금 국회 도마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