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들이고 욕먹는 정부

발행날짜: 2009-01-08 06:43:21
구랍 15일 정부가 거액의 예산을 들여 산전 진료비 지원사업에 들어갔지만 산모들의 호응은 정부의 기대에 못미치는 듯 보인다.

산모들의 커뮤니티에는 연일 불만의 글들이 쏟아지고 있으며 공단 홈페이지에도 지적사항들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우선 예견됐던 불편사항조차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사업참여 의료기관이 아직 전국 산부인과의 80%대에 머물러 있다.

산부인과의사회의 참여와 공단의 노력으로 그나마 상당히 참여율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일부 산모들은 진료비를 지원받기 위해 병원을 옮기는 수고를 하고 있다.

예견하지 못했던 불편사항도 나왔다. 일명 '고운맘 카드'라는 진료비 지원카드 발급문제에 대한 산모들의 불만은 분노로까지 표출되고 있다.

우선 본보의 보도내용("병의원, 바우처 미끼 카드모집 호객 골머리". 2008. 12. 8)과 같이 사업시행자인 국민은행 일부 지점이 바우처 카드를 미끼로 산모들에게 신용카드 발급을 강요하면서 산모들의 분통이 터져나오고 있다.

결국 공단과 국민은행은 카드모집인들을 철수시키고 각 지점에 신용카드 발급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지만 산모들의 불만의 목소리는 그리 작아지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공단에서 카드를 신청해도 국민은행 계좌가 없을 경우 다시 은행에 내점해야 한다는 것도 큰 불만사항이다. 몸이 불편한 산모들에게 두번 일을 시키는 것이 타당하느냐는 목소리다.

국내 은행 중 가장 많은 지점을 갖고 있는 국민은행을 사업시행자로 선정한 공단이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비판하기는 어렵다.

또한 아무리 노력해도 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의료기관을 공단이 강제로 가입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산모들의 입장에서 한번 더 생각해 제도를 시행했으면 어떠한 결과가 나왔을지에 대한 아쉬움은 남는다.

지방에 국민은행 지점이 적다는 것을 감안해 지역 지점이 많은 농협 등 협동조합을 함께 사업에 포함시켰으면 어땠을까. 사업 시행전부터 신용카드 발급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는데 왜 진작 카드 발급 자제를 요청하지 않은 것인지.

또 후속조치로 공단에서 국민은행 계좌개설 신청서를 받는 방안은 생각해볼 수 없었을까. 산전 바우처에 대한 홍보가 부족해 의료기관들을 설득하는데 실패한 것은 아닐지.

어쩌면 이러한 실망감은 제도에 많은 관심을 가졌던 산모들의 기대가 컸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돌아서 생각해보면 보다 철저한 준비와 계획으로 제도를 시행했더라면 응당 돌아왔을 환영의 목소리가 못내 아쉬운 것은 필자만의 생각이 아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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