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 1250일간 대장정 마치고 오늘 오픈

발행날짜: 2009-03-23 06:48:49
  • "한치의 소홀함 없다" 자신감…강남 병원계 '생존혈투'

서울성모병원이 1250여일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23일 문을 열고 환자를 맞는다.

1조원의 설립비용이 투입된 서울성모병원은 첨단 시설과 친절마인드로 개원초기부터 환자몰이를 시작한다는 방침.

서울성모병원은 직원들이 한달간 퇴근시간을 잊은 채 개원준비에 몰두한 만큼 한치의 실수도 없이 개원을 맞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서울성모병원 황태곤 원장은 22일 "사실 병원이라는 특성상 새병원이 지어지면 아파트처럼 쉽게 입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하지만 모든 직원들이 하나로 뭉쳐 개원준비에 만전을 기한만큼 아무런 문제없이 성공적으로 개원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4차례 모의테스트 완료 "개원 이상무"

서울성모병원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했던 개원준비는 4차례에 걸쳐 진행된 모의테스트다.

개원 시작부터 환자들에게 한치의 불편함도 제공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3천명이 넘는 교직원들이 힘을 합쳐 '모의환자 테스트'를 실시해 온 것.

실제로 의료진들과 교직원들은 모의환자 테스트를 통해 가상 환자 역할을 직접 체험하면서 과별 검사 진행 사항 및 환자 동선 등 진료 프로세스 상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개선해 왔다.

또한 수차례에 걸친 리허설을 통해 진료에 걸리는 시간을 재고 가야할 곳과 설명에 대한 정확성, 설명 태도, 환자 동선의 문제점을 꼼꼼히 체크해 리스트에 반영하며 개선작업을 펼쳐왔다.

또한 외래환자리허설을 통해 외래부장, 현대정보개발, 주요 외래 관련 부서들이 직접 환자대기시스템을 확인하고, 미비한 부분을 보완하도록 조치했다.

특히 개원 전날인 22일에는 전 교직원이 모의 환자 테스트를 참여해 실제로 환자가 병원에 들어서서 수납 및 검사통합예약실을 거쳐 외래, 영상의학팀, 외래약국을 통해 귀가할 때까지의 진료 프로세스 전 과정을 체험하며 문제를 파악하고 개선했다.

강남성모→서울성모 환자이송 대작전 완료

개원에 앞서 강남성모병원 입원환자들을 서울성모병원의 새 병실로 안전하게 이송하기 위한 대대적인 환자 이송 프로젝트도 아무런 문제없이 끝났다.

경증환자부터 중환자실 환자까지 모두 이송해야 했기에 의료진과 직원들의 부담감이 상당했던 것이 사실.

이에 1달여간의 예행연습을 거쳐 본격적으로 환자이송이 지작된 18일에는 비장함마저 감돌기도 했다.

우선 환자이송을 위해 서울성모병원은 환자의 건강상태를 고려해 수송환자를 분류했다. 첫 날에는 상대적으로 이송에 무리가 없는 환자 6명을 한 조로 휠체어마다 병원직원을 한 명씩 배치하고, 의사 1명, 간호사 1명을 포함한 8인 1조로 팀을 구성해 구름다리를 이용, 서울성모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휠체어를 이용할 수 없거나 생명연장장치가 필요한 중환자 27명을 한 명당 병원 직원 2명, 전공의 1명, 간호사 1명이 4인 1조로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앰뷸런스를 통해 이송했다.

이동 거리는 300m에 불과하지만 중환자들의 경우 의식이 없는 환자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인공호흡기·심장심전도기·영양공급튜브·약물주입튜브, 환자의 상태를 보여주는 바이털 사인 감시기 등 각종 생명 유지 장치를 사전에 완벽하게 세팅했다.

중환자 한 명 이동에 3∼4분 가량의 시간이 소요됐고, 12~15분 간격으로 환자가 옮겨지기 시작했다. 응급상황에 대비해 강남성모병원 MRI실 입구, 구름다리, 서울성모병원 1층과 2층 등 수송경로 네 지점에 교수가 포함된 전문의 2명, 전공의 1명, 간호사 1명으로 구성된 4인 1조 응급팀이 심폐소생장비를 갖추고 대기했음은 물론이다.

뿐만 아니라 병원 외부에서 응급환자가 들어올 것에 대비해 구 병원과 신축병원 양쪽에 응급실과 수술실을 운영했다.

특별한 만남…서울성모병원의 '첫 환자와 첫 아기'

서울성모병원에 첫발을 내딛은 환자는 19층 암병동 111호에 문창섭(남, 15세) 환아였다. 이송작업이 시작된 18일 처음으로 서울성모병원에 들어선 것.

특히 지난 19일에는 서울성모병원 분만실에서 오영화 산모가 자연분만으로 3.43kg의 건강한 여자 아기가 탄생해 새병원과의 특별한 인연을 맺었다.

서울성모병원도 이같은 일을 함께 축하했다.소아과 전정식 교수를 비롯, 성인경 교수, 차정희 외래간호부장, 원목팀 안향신 수녀 등 10여명이 참석해 산모에게 케이크와 선물을 전달한 것.

오영화 산모는 "건강한 딸 아이를 얻은 것만으로도 행복한 일인데 이렇게 많은 분들의 축하를 받으니 무척 기쁘다"며 "서울성모병원의 첫 아이로 태어난 만큼 아이의 미래가 밝을 것 같은 기대감이 든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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