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양성체제 토론회서 불만 폭발…"대학 자율성 보장"
의학전문대학원(4+4) 체제에 대한 의대 교수들의 불만과 비판이 폭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과학기술부가 내년에 의사양성체제를 대학 자율에 맡기지 않고 의전원 방식으로 전면 전환할 경우 의대 교수들의 조직적인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이 매우 높아 정책 결정을 앞둔 정부로서는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박영아 의원과 한국의학교육협의회는 23일 ‘의학전문대학원 어떻게 할 것인가-바람직한 의사양성체제 모색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이날 공청회에서 한국의대·의전원협회 임정기(서울의대 학장) 이사장이 포문을 열었다.
임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지난 몇 년간의 의전원 운영 경험이 과대 포장되고, 선진국들이 다양한 학제를 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채 의사양성학제를 결정해선 안될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대학이 의대로 가든, 의전원으로 가든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권한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세의대 안덕선 교수 역시 주제발표에서 “좋은 의사를 양성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2+4, 4+4가 아니라 학생의 선발, 교육 과정, 평가의 적합성”이라며 “특정 의사양성학제를 일률적으로 제시하는 것보다 대학이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고 환기시켰다.
반면 경북대 의전원 정성광 원장은 의전원 전면전환론을 폈다.
정 원장은 “의전원은 나름의 장점이 있고 현실적인 측면이 있어 제도를 계속 유지해야 하며, 이를 위한 법적 뒷받침과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너무 많이 갔기 때문에 되돌리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 원장은 의전원이 교육기간 연장, 여학생 비율 증가, 군의관 수급 악화, 등록금 인상 등을 초래했다고 일부에서 비판하지만 이는 제도 도입 이전부터 예견된 것이며, 침소봉대하는 것도 편견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 원장은 “의전원 전환후 장학금 지급률 확대, 기숙사 입주, 실험실습 내실화, 도서관 및 열람실 확충 등이 되면서 과거(의대)보다 학생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분명 확대됐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 원장은 의전원 학생들이 더 인격적으로 성숙하고, 목적의식이 뚜렷하며, 교수 확충, MD-PhD 과정 신설 등의 긍정적 효과와 장점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원장은 “우리나라처럼 교육열이 높고 41개 의대, 의전원이 있는 상황에서는 의사양성을 위한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며 통일된 한 체제로 가는 것이 좋다”며 의전원 전면전환론을 주장하고 나섰다.
그러자 의전원 반대파들이 맹공을 퍼부었다.
인제의대 이병두 학장은 “지금도 의전원제도의 타당성을 이해할 수 없으며, 대충 평가한 뒤 이미 시작했으니까 의전원으로 가자고 한다면 끝까지 반대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교과부는 의대 교수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BK21, 로스쿨과 연계해 의전원으로 전환시켰는데 국민 세금을 이런 식으로 마음대로 쓰도 되는지 따지고 싶다”면서 “의전원은 의대와 교육과정이 동일한데 왜 두 배의 등록금을 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따졌다.
특히 그는 “백낙환 이사장께서 공청회가 간다고 하니 이 말만은 꼭 하라고 했다”면서 “의전원으로 전환하면 앞으로 개천에서 용이 나올 수 없고, 이는 국민들에게 굉장히 미안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관동의대 연동수 학장은 “의전원은 나름의 장점이 있기 때문에 의료계가 절대 반대하는 게 아니다”면서 “다만 정부가 4+4를 고집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그는 “학부 2년, 3년, 4년 등 다양한 방식을 거쳐 의전원에 입학하도록 하고, 이를 대학 자율에 맡겨야 하는데 4+4만 고수해 의료비 상승만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의대 권용진 교수는 “만약 의전원 등록금을 의대 수준으로 낮추더라도 의전원을 계속할거냐”면서 “교수 입장에서 교육과정이 의대와 동일한데 비싼 등록금을 받는 것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느냐”며 직격탄을 날렸다.
연세의대 정남식 학장은 “의대체제가 경쟁력이 떨어지고, 의전원으로 해야 의생명과학을 세계적으로 선도할 수 있다고 하는 근거가 뭐냐”면서 “국가 정책이니 따라오라고 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분명한 입장을 피력했다.
동아의대 서덕준 학장은 교과부가 의전원 의무석사 과정을 거쳐 학술박사 과정을 밟을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하자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의전원은 의무석사과정이어서 학술박사를 할 수 없고, 이는 의학계와 협의되지 않은 사항”이라면서 “교과부가 의대, 의전원을 비교평가할 때 의전원에 MD-PhD 과정을 개설한 것을 기초의과학 활성화로 간주하면 곤란하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교과부 대학원지원과 신재식 과장은 “교과부가 내년에 어떻게 할 지 이미 정책을 가지고 있다고 의심하는데 제도개선위원회에서 의료계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 과장은 “전문성이 필요한 법학, 경영학 등도 전문대학원체제로 전환했고, 의전원이 되면 우수인력이 대학 입학단계에서 의료 이외에 이공계로 진학할 수 있어 국가 정책상 바람직하며, 기초의학자 양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 과장은 서울의대 조광현 교수가 “만약 의전원으로 전환한 대학이 의대로 재전환할 것을 희망하면 수용할 의사가 있느냐”고 질문하자 “지금 답변할 사안이 아니다”며 피해갔다.
한편 이화의전원 이순남 원장은 “대학은 인문학적 소양을 강화하고 전문교육을 대학원 과정으로 전환하는 게 현 추세”라면서 “의대가 장점이 있지만 이는 의전원도 마찬가지”라며 이해를 당부했다.
이날 의전원 반대 여론이 높은 서울의대 교수들은 대형버스까지 동원해 토론회에 참석할 정도로 대단한 관심을 나타냈다.
또 서울의대 교수들은 토론회 뒤 대형버스에 오른 후 연신 박수를 칠 정도로 그간 정부에 하지 못했던 말을 다해 속이 시원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따라 교육과학기술부가 내년에 의사양성체제를 대학 자율에 맡기지 않고 의전원 방식으로 전면 전환할 경우 의대 교수들의 조직적인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이 매우 높아 정책 결정을 앞둔 정부로서는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박영아 의원과 한국의학교육협의회는 23일 ‘의학전문대학원 어떻게 할 것인가-바람직한 의사양성체제 모색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이날 공청회에서 한국의대·의전원협회 임정기(서울의대 학장) 이사장이 포문을 열었다.
임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지난 몇 년간의 의전원 운영 경험이 과대 포장되고, 선진국들이 다양한 학제를 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채 의사양성학제를 결정해선 안될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대학이 의대로 가든, 의전원으로 가든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권한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세의대 안덕선 교수 역시 주제발표에서 “좋은 의사를 양성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2+4, 4+4가 아니라 학생의 선발, 교육 과정, 평가의 적합성”이라며 “특정 의사양성학제를 일률적으로 제시하는 것보다 대학이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고 환기시켰다.
반면 경북대 의전원 정성광 원장은 의전원 전면전환론을 폈다.
정 원장은 “의전원은 나름의 장점이 있고 현실적인 측면이 있어 제도를 계속 유지해야 하며, 이를 위한 법적 뒷받침과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너무 많이 갔기 때문에 되돌리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 원장은 의전원이 교육기간 연장, 여학생 비율 증가, 군의관 수급 악화, 등록금 인상 등을 초래했다고 일부에서 비판하지만 이는 제도 도입 이전부터 예견된 것이며, 침소봉대하는 것도 편견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 원장은 “의전원 전환후 장학금 지급률 확대, 기숙사 입주, 실험실습 내실화, 도서관 및 열람실 확충 등이 되면서 과거(의대)보다 학생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분명 확대됐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 원장은 의전원 학생들이 더 인격적으로 성숙하고, 목적의식이 뚜렷하며, 교수 확충, MD-PhD 과정 신설 등의 긍정적 효과와 장점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원장은 “우리나라처럼 교육열이 높고 41개 의대, 의전원이 있는 상황에서는 의사양성을 위한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며 통일된 한 체제로 가는 것이 좋다”며 의전원 전면전환론을 주장하고 나섰다.
그러자 의전원 반대파들이 맹공을 퍼부었다.
인제의대 이병두 학장은 “지금도 의전원제도의 타당성을 이해할 수 없으며, 대충 평가한 뒤 이미 시작했으니까 의전원으로 가자고 한다면 끝까지 반대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교과부는 의대 교수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BK21, 로스쿨과 연계해 의전원으로 전환시켰는데 국민 세금을 이런 식으로 마음대로 쓰도 되는지 따지고 싶다”면서 “의전원은 의대와 교육과정이 동일한데 왜 두 배의 등록금을 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따졌다.
특히 그는 “백낙환 이사장께서 공청회가 간다고 하니 이 말만은 꼭 하라고 했다”면서 “의전원으로 전환하면 앞으로 개천에서 용이 나올 수 없고, 이는 국민들에게 굉장히 미안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관동의대 연동수 학장은 “의전원은 나름의 장점이 있기 때문에 의료계가 절대 반대하는 게 아니다”면서 “다만 정부가 4+4를 고집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그는 “학부 2년, 3년, 4년 등 다양한 방식을 거쳐 의전원에 입학하도록 하고, 이를 대학 자율에 맡겨야 하는데 4+4만 고수해 의료비 상승만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의대 권용진 교수는 “만약 의전원 등록금을 의대 수준으로 낮추더라도 의전원을 계속할거냐”면서 “교수 입장에서 교육과정이 의대와 동일한데 비싼 등록금을 받는 것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느냐”며 직격탄을 날렸다.
연세의대 정남식 학장은 “의대체제가 경쟁력이 떨어지고, 의전원으로 해야 의생명과학을 세계적으로 선도할 수 있다고 하는 근거가 뭐냐”면서 “국가 정책이니 따라오라고 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분명한 입장을 피력했다.
동아의대 서덕준 학장은 교과부가 의전원 의무석사 과정을 거쳐 학술박사 과정을 밟을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하자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의전원은 의무석사과정이어서 학술박사를 할 수 없고, 이는 의학계와 협의되지 않은 사항”이라면서 “교과부가 의대, 의전원을 비교평가할 때 의전원에 MD-PhD 과정을 개설한 것을 기초의과학 활성화로 간주하면 곤란하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교과부 대학원지원과 신재식 과장은 “교과부가 내년에 어떻게 할 지 이미 정책을 가지고 있다고 의심하는데 제도개선위원회에서 의료계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 과장은 “전문성이 필요한 법학, 경영학 등도 전문대학원체제로 전환했고, 의전원이 되면 우수인력이 대학 입학단계에서 의료 이외에 이공계로 진학할 수 있어 국가 정책상 바람직하며, 기초의학자 양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 과장은 서울의대 조광현 교수가 “만약 의전원으로 전환한 대학이 의대로 재전환할 것을 희망하면 수용할 의사가 있느냐”고 질문하자 “지금 답변할 사안이 아니다”며 피해갔다.
한편 이화의전원 이순남 원장은 “대학은 인문학적 소양을 강화하고 전문교육을 대학원 과정으로 전환하는 게 현 추세”라면서 “의대가 장점이 있지만 이는 의전원도 마찬가지”라며 이해를 당부했다.
이날 의전원 반대 여론이 높은 서울의대 교수들은 대형버스까지 동원해 토론회에 참석할 정도로 대단한 관심을 나타냈다.
또 서울의대 교수들은 토론회 뒤 대형버스에 오른 후 연신 박수를 칠 정도로 그간 정부에 하지 못했던 말을 다해 속이 시원하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