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가에서 우려한 백내장술의 수가인하가 유보됐다. 그러나 상급종합병원의 일반병실의 70% 확보 방안은 예정대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12일 제3차 회의에서 백내장술 등 7개 질환군 포괄수가(DRG) 개선안 심의를 추후 제도개선소위원회에서 재논의하기로 결정했다.

복지부가 상정한 이날 안건 중 7개 질환군(백내장과 편도, 탈장, 항문, 맹장, 자궁수술 및 제왕절개분만) DRG 개선안에는 백내장술의 근간인 수정체술의 진료비 감소에 따른 20%의 수가인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에 따르면, 7개 질환군 DRG 진료비 추계결과(2008년 기준), 총 진료비 증감률은 0.2%(12억원) 소폭 증가했으나 백내장술에 해당되는 수정체수술의 진료비가 -10.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는 수정체수술의 재정추계 결과 고가 치료재료인 인공수정체 가격 및 평균 입원일수, 입원건당 진료비 등의 하락에 따라 기존에 비해 20% 진료비가 줄어든 것으로 보고 이에 해당하는 수가인하 방안을 제안했다.

하지만 의협과 병협 등은 현행 수가가 하향 조정된 점과 진료행태에 따른 지속적인 삭감은 수가인하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며 비용효과에 대비한 보상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반대입장을 개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과학회도 제출의견을 통해 재료비 일부 하락은 수술장비와 기구 및 시설물 가격 상승이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약제비 및 재원일수 감소도 안과의 노력에 의한 것으로 이에 대한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며 수가인하에 반대했다.

건정심은 의료계의 이같은 주장을 수용해 제도개선소위원회에서 백내장술 등 7개군 포괄수가제 개선을 재논의하기로 하고 복지부의 안건을 유보했다.

반면, 상급종합병원의 기준병상 비율 확대 개정안은 예정대로 이달중 입법예고될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가 이날 건정심에 보고한 '기준병상 비율확대 개정안'은 내년 1월 1일부터 상급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신축 또는 연간 10% 이상 증축하는 병상에 일반병실을 70% 확보하도록 했다. 다만, 외국인 환자를 위한 특례를 적용해 외국인 전용 병실과 병동은 제외된다.

병협은 이를 시행할 경우 수도권 대형병원의 환자쏠림 현살이 더욱 가속화되며 이들 병원은 물론 지방병원의 경영압박이 심화될 것이라면서 반대입장을 개진했다.

복지부는 건정심에서 병원계의 입장을 반영해 시행전 충분한 논의를 갖겠다는 입장을 전달했으나 이달중 개정안 입법예고는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잠정 유보된 백내장술의 수가인하와 입법예고 예정인 상급종합병원 기준병상 확대 등 의료계를 압박하는 의료정책이 가속화되는 형국이다.

한편, 건정심은 보험료조정소위와 수가조정소위, 제도개선소위 등 3개 소위원회를 하나로 통합하는 제도개선소위 방안을 기각하고 소위원회에서 재논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