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자질 충분"vs"보건분야 전문성 의구심"

발행날짜: 2010-08-09 12:45:37
  • 진수희 복지부장관 내정자 두고 의료단체 평가 갈려

청와대가 진수희 의원(한나라당)을 보건복지부장관으로 내정하자 의료단체들은 다양한 평가와 함께 일단 환영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전문성에 대해 물음표를 던지고 있으며 특히 시민단체들은 코드인사의 전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보건의료계 "장관에 충분한 인물" 환영 메시지

진수희 복지부장관 내정자
이명박 대통령은 최근 국무총리를 포함한 대대적인 내각 개편을 실시하고 전재희 복지부 장관의 후임으로 진수희 현 한나라당 국회의원을 내정했다.

진수희 내정자는 여의도연구소 연구소장을 재임한 한나라당의 실세로 현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부분의 보건의료단체들은 환영과 축하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신임 장관과 원만한 관계를 가져가고 싶은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의협은 논평을 통해 "진 내정자가 그간 펼쳐온 폭넓은 의정활동과 특유의 적극성, 추진력, 그리고 앞선 마인드 등을 미뤄볼 때 우리나라 보건복지를 책임질 만한 자질과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진수희 의원의 복지부장관 내정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타 직능단체들도 마찬가지 반응이다. 복지부 장관으로 손색없는 적임자라는 것이 공식적인 입장이다.

대한병원협회 이상석 부회장은 9일 "진수희 내정자가 사회복지분야 전문가니만큼 광역의 복지에 해당되는 보건의료로 잘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했다.

대한한의사협회 김정곤 회장은 "복지분야에 상당한 식견을 갖춘 전문가로 알고 있는 만큼 장관으로서 충분히 복지부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며 "적합한 인사며 새로운 복지부장관에 내정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환영한다"고 전했다.

대한약사회 박인춘 부회장은 "진 내정자는 폭넓은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한 의정 전문가"라면서 "복지부의 수장으로서 좋은 사업들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우리 사업이 더 시급" 직능 현안 조속추진 당부

이러한 환영의 메시지와 더불어 이들 단체들은 각 분야의 현안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하고 있다.

의사협회는 "현재 복지부와 논의중인 일차의료 회생 대책과 의료전달체계의 확립은 지체할 겨를이 없는 시급하고 중요한 최대 현안"이라며 "진 내정자가 이같은 보건의료계의 현 상황과 배경을 충분히 인식하고 합리적으로 접근해주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병원협회 이상석 부회장은 "현재 의료계의 화두는 의료전달체계 개편"이라며 "이 문제가 합리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의사협회 김정곤 회장은 "BT의 발전을 위해서는 한의학을 국가성장동력산업으로 지정해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며 "한의학을 둘러싼 규제를 완화해 이를 적극적으로 밀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보건분야 알기는 하나" 전문성 의구심 제기

그러나 일각에서는 진수희 내정자가 보건분야에서 활동한 경험이 없는 것을 지적하며 장관으로서의 전문성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보건과 복지를 아우르는 부서가 자칫 복지에만 매몰될 수 있으며 여론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며 일관성 없는 정책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다.

의료계 고위 관계자는 "진 내정자가 복지에는 전문가일지 몰라도 보건의료분야에서는 전문성이 많이 떨어진다"며 "이명박 정부의 첫 복지부 장관인 김성이 전 장관과 비슷한 유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김성이 장관도 취임 당시 보건의료계의 자문을 구해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결국 일관성 없는 보건의료정책을 추진하다 실패한 장관으로 남았다"며 "진수희 내정자도 전문가들의 의견을 폭넓게 듣지 못한다면 비슷한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의계 고위 관계자도 "보건의료와 복지는 분명한 차이가 있는 만큼 의료현실에 대한 열린 눈과 귀가 필요할 것"이라며 "특히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의료민영화에 대한 부분은 청와대와 여론몰이에 휘둘리지 말고 환자들의 피해를 생각해 신중하고 또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료민영화 위한 코드인사" 시민단체 반발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결국 이명박 대통령이 측근을 장관에 앉혀 의료민영화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보건노조는 논평을 통해 "지불제도 개편과 보장성 강화 등 굵직한 의료현안을 앞둔 상황에서 보건복지분야에 대한 경험과 전문성이 없는 인사가 장관에 내정된 것은 수긍하기 힘든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진 내정자는 이 대통령의 선거캠프 대변인과 인수위원회 간사를 역임한 최측근 인사"라며 "결국 하반기에 영리병원 도입 등 의료민영화 정책을 단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밖에는 평가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건강세상네트워크도 성명서를 내고 "진 내정자는 부자감세를 옹호했던 인물로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의료서비스산업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과연 한 국가의 보건복지정책을 수행할 수 있는 기본적인 철학을 갖춘 인물인지 의문"이라고 혹평했다.

이에 따라 건강세상네트워크와 보건노조는 진수희 의원의 장관 내정을 철회하고 비전과 전문성을 갖춘 참신한 인물을 내정하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성 증명 과제로 남아…취임 후 갈등 봉합도 숙제

따라서 진수희 내정자가 과연 인사청문회에서 이같은 우려를 씻어낼 수 있을지가 최대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여당은 몰라도 일부 야당에서는 이같은 문제를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가지 않겠냐는 것. 결국 진 내정자의 청문회가 보건의료계의 지지를 받기 위한 시험대가 되지 않겠냐는 의견이다.

의료계 고위 관계자는 "청문회가 결국 분수령이 되지 않겠냐"며 "자신의 전문성을 증명하고 보건의료분야의 발전에 대한 청사진을 내보일 수 있느냐가 과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특히 의료민영화 문제 등은 여론이 팽팽한 민감한 이슈"라며 "이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하지 못하면 보건의료계와도 큰 마찰을 빚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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