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과장 광고의 의미와 판단기준

안창욱
발행날짜: 2010-08-19 06:42:17
  • 현두륜 변호사(법무법인 세승)

2006년 이전의 구 의료법 제46조 제3항은 특정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의 기능, 진료방법 등에 대한 광고를 금지하였으나, 2005년 10월 27일 위헌 결정으로 진료방법 등에 대한 광고가 허용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의료법은 허위․과장 광고를 금지하고 있으며(의료법 제56조 제3항), 허위․과장된 내용이 아니라 하더라도, 신의료기술평가를 받지 아니한 광고, 소비자를 현혹할 우려가 있는 광고, 다른 의료기관 또는 의료인과 비교하거나 비방하는 내용의 광고들 역시 금지되어 있다.

그 중 실무에서 가장 문제되는 내용이 ‘허위․과장 광고’와 ‘소비자 현혹 광고’이다.

‘허위·과장 광고’라 함은 진실이 아니거나 실제보다 지나치게 부풀려진 내용을 담고 있어 의료지식이 부족한 일반인으로 하여금 오인·혼동하게 할 염려가 있는 광고를 의미한다.

의료법은 ‘허위ㆍ과장광고’와 별개로 ‘소비자 현혹 광고’를 금지하고 있는데, 그 취지는 의료광고가 그 표현내용의 진실성 여부와 상관없이 일정한 표현방식 내지 표현방법만으로도 의료서비스 소비자의 절박하고 간절한 심리상태에 편승하여 의료기관이나 치료방법의 선택에 관한 판단을 흐리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료광고에 대한 사전심의 과정에서도 위와 같은 광고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심의에서 통과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한, 수많은 의료광고가 ‘허위․과장 광고’ 또는 ‘소비자 현혹 광고’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행정처분 및 형사처벌을 받고 있다.

그런데, 특정 광고가 이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란 매우 어렵다.

판례는 표현방식과 치료효과 보장 등의 연관성, 표현방식 자체가 의료정보 제공에서 불가피한 것인지 여부, 광고가 이루어진 매체의 성격과 그 제작ㆍ배포의 경위, 광고의 표현방식이 의료서비스 소비자의 판단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통의 주의력을 가진 의료서비스 소비자가 당해 광고를 받아들이는 전체적ㆍ궁극적 인상을 기준으로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

구체적인 판례 사안을 검토해 보면, 이해에 도움이 될 것 같다.

2006년 울산지방법원은 지방의 병원이 “국내 최고 수준”이라고 광고한데 대해서, 광고의 전후 문안과 지역여건 등에 비추어 보통의 주의력을 가진 일반 소비자(환자)라면, 그 정도의 문구만으로 최신의 의료기기로 최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사정을 넘어, 해당 병원이 전국의 모든 병원보다 뛰어난 국내 제일의 병원이라고 오인하게 하거나 혼동을 일으킬 염려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하면서, 과장광고가 아니라고 판시하였다.

한편, 2009년 대법원은 한의원 인터넷 홈페이지에 “국내 최초 양·한방 협진의원 개설, 국내 최상품 청정한약재 처방, 우리나라 대표적 **전문 한의원입니다”라고 광고한 것에 대해, ‘국내 최초’, ‘국내 최상품’, ‘대표적’ 등의 문구는 이를 객관적으로 조사하거나 그에 관한 결정기준을 마련하기 곤란하여 그 자체로 진실에 반하거나 실제보다 과장된 것으로 보일 뿐 아니라 위 피고인 스스로도 명확한 근거를 제시한 바 없으므로, 위 광고는 일반인으로 하여금 오인·혼동하게 할 염려가 있는 광고로서, ‘허위 또는 과대한 광고’에 해당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2010년 대법원은, 인터넷 홈페이지에 임플란트 시술과 관련하여 “레이저를 이용하여 치아나 잇몸을 절삭, 절개하여 통증과 출혈이 거의 없습니다”라는 내용의 광고를 한 사안에서, 위 광고는 레이저 치료기에 의한 임플란트 시술이 다른 시술방법에 비해 부작용이 적다는 의료정보를 제공하는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그 표현방식 역시 치료기 제조사에서 만든 책자의 내용을 참고로 레이저 치료기에 의한 임플란트 시술의 장점을 의료서비스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차원에서 사용된 것임을 알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위 광고가 곧바로 ‘치료효과를 보장하는 등 소비자를 현혹할 우려가 있는 내용의 광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또한, 헌법재판소도 2009년 “저희 병원은 세계가 인정한 Straumann Implant(ITI) 시술병원입니다.”라는 표현에 대해서, 이는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한 것이라기보다는 주관적 평가를 필요로 하는 ‘추상적인 용어’만을 사용한 것으로, 이로 인하여 일반인들이 청구인을 세계적인 치과의사로 오인ㆍ혼동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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