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재정·보장성 논란 예고…정치권 이슈 선점 나서
|신년기획| 2011년 보건의료 헤게모니의 향방민주당이 무상의료를 표방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방안'을 당론으로 확정, 추진계획을 밝힘에 따라 정치권의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올해는 출범 4년째를 맞은 이명박 정부가 새로운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해다. 번번이 좌절을 맛 봤던 의료선진화를 관철시킬 마지막 기회인 것이다. 2011년 의료선진화 논란이 어떻게 진행될지 분석하고, 대통령 선거 등 새로운 정치구도의 분수령이 될 보건의료의 쟁점과 이슈를 분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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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의료선진화 끝나지 않은 꿈
<2> 2011년 의료선진화 추진 전망
<3> 대선 보건의료 이슈를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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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과 보수진영은 '건강보험 재정의 파탄을 초래할 포퓰리즘'이라며 비판하고 나섰고, 민주당은 당장이라도 실현가능한 정책이라고 재반박하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핵심 브레인 역할을 하고 있는 심재철 정책위의장과 전병헌 정책위의장까지 논쟁에 뛰어든 것을 보면, 이 사안의 중대성을 엿볼 수 있다.
2012년 총선·대선 '복지'가 화두
2011년과 2012년은 선거의 시기다. 올해는 전초전 성격의 재보궐선거가, 내년에는 거대한 정치 이벤트인 총선과 대선이 기다리고 있다.
선거시기에는 시대적 화두가 등장하기 나름이다. 지난 대선 때의 화두는 '경제'였다면 내년도 대선에는 '복지'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전망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무상급식, 무상의료를 포함한 '보편적 복지'를 표방하면서 빠르게 복지 이슈를 선점하고 나섰다.
유력한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도 '맞춤형 복지'라는 개념을 들고 나왔으며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국가미래연구원에 의료, 복지전문가들을 대거 참여시켰다.
결국 '무상의료'를 둔 공방은 선거를 앞두고 복지의 중요한 파트인 의료영역의 이슈를 선점하려는 민주당과 이를 좌시하지 않으려는 한나라당의 기싸움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복지' 논쟁에는 이명박 대통령까지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신년 연설을 통해 "많은 나라의 예가 보여주듯이 복지 포퓰리즘은 재정위기를 초래해 국가 장래는 물론 복지 자체를 위협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고대의대 윤석준 교수는 "다음 대선은 선택적 복지냐, 보편적 복지냐가 쟁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보편적 복지는 무상의료 주장과 연결돼 있지만 국민 부담과 재정 건전성을 고려한 보장성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건의료 영역에서도 '포퓰리즘' 논쟁
복지 분야를 세부적으로 분리해 보건의료영역만 보아도, 이미 치열한 논쟁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 가장 먼저 이슈를 선점하고 나선 쪽은 '건강보험 하나로 운동'. 국민 1인당 평균 1만 1000원의 보험료를 추가 부담해 건강보험 보장성을 획기적으로 확대하자는 이 운동은 2012년 대선을 겨냥한 시민정치운동으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서울의대 이진석 교수는 "보편적 복지가 정치권의 화두와 히트상품이 돼 있는데, 건강보험 하나로가 그 연결고리가 됐다"면서 "건강보험 하나로 운동을 계기로 보장성 강화 요구가 더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뿐 아니라 진보진영의 또 다른 축은 보장성 강화와 지불제도 개편을 연계한 건강보험 대개혁을 주창하고 나섰으며, 민주당이 '무상의료'를 당론으로 내세우기에 이르렀다.
반면 보수진영과 여당은 다소 수세적으로 이들 정책을 '포퓰리즘'이라고 견제하면서 차기 대선을 위한 대응논리를 개발하는데 힘을 모으고 있다. 연세대 이규식 교수는 "진보세력에 대항할 수 있는 보수층의 논리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보건의료 화두, 건강보험 대 건강보험의 대결
그러면 앞으로 선거 시기를 맞이한 보건의료 담론은 무엇이 될 것인가? 의료선진화와 의료공공성의 구도가 재현될 것인가? 전문가들은 건강보험과 건강보험의 대결 구도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건강보험 재정의 강화, 보장성 확대 등을 두고 진보와 보수, 여야가 대립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의료선진화 이슈도 결국 건강보험 발전을 위한 한 측면에서 논의될 것이라는 전망.
이진석 교수는 "현재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주장에 부정적인 분들이 무턱대고 반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면서 "이들은 보장성 강화의 선결 조건을 제시하면서 보험료 부담에 따른 국민들의 거부감을 확산시키는 전략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보험 재정상황을 보아도 화두는 건강보험에 있을 수밖에 없다. 작년 1조 3천억원 적자를 통해 9000여억원의 누적적립금을 보유한 건강보험은 올해 5000억원의 추가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결국 2012년 선거시기에는 건강보험 재정이 바닥 혹은 적자상황에 도래하게 되는 것으로 이는 현 정부에 커다란 악재가 될 수밖에 없는 것. 진수희 복지부장관이 담뱃값 인상을 지속적으로 주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정책위 관계자는 "2012년 대선의 핵심은 지속가능한 건강보험 제도에 있을 것"이라면서 "보수와 진보, 여당과 야당으로 나누어진 역학구도하에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