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의료기기+화장품 '쌍발 엔진' 갖춘 파마리서치…실적 체력↑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파마리서치가 2026년 1분기 실적을 내놨다. 매출액 1,461억원(전년 대비 +25.0%), 영업이익 573억원(전년 대비 +28.1%), 영업이익률 39.2%.숫자만 보면 나쁘지 않지만 수치에 대한 해석은 엇갈린다. 4개 증권사가 동시에 내놓은 리포트의 목표주가 스펙트럼이 45~62만원까지 벌어진 것이 그 온도차를 보여준다. 왜 같은 실적을 두고 다른 해석이 나온 걸까.■ 컨센서스 부합…강력한 한방은 '글쎄'실적은 무난한 방어에 가깝다. 시장 기대치인 컨센서스 대비 매출은 약 1~1.2% 하회, 영업이익은 약 2.6~3% 하회하는 수준으로 눈높이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파마리서치의 본업인 의료기기 매출은 795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성장했지만, 직전 분기 대비로는 4% 감소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내수와 수출이 각기 다른 이유로 발목이 잡혔다.내수 의료기기(584억원, YoY +20.9%, QoQ -2.2%)는 외국인 의료관광객 흐름과 보조를 맞췄다. 2026년 1분기 방한 외국인 수는 직전 분기 485만 명에서 474만 명으로 2.3% 줄었고, 내수 의료기기 매출도 비슷한 폭인 2.2% 감소했다. 1~2월 인바운드 시술이 줄었지만 한국인 대상 판촉 이벤트가 잘 먹히면서 매출 규모를 지켜냈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다만 뚜렷한 반등 흐름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점은 부담이다.내수 의료기기는 지난 2분기, 3분기, 4분기에 걸쳐 600억원 안팎을 오가는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나의 분기만 놓고 봐서는 추세를 단정짓기 어렵지만, 우상향 기조가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는 점은 사실이다.수출 의료기기(211억원, QoQ -10.2%)도 중국과 일본 양대 시장의 위축에 영향을 받았다. 일본의 경우 재주문이 지연됐고, 중국은 경쟁 심화와 소비 심리 위축이 겹치면서 수출 의료기기 매출이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에 그쳤다.■ 의료기기 원툴 아냐…화장품으로 체력 ↑사업 구조의 변화도 눈에 띈다. 리쥬란 의료기기가 주춤하는 사이 화장품이 그 공백을 채웠다. 화장품 매출이 전체 매출의 29%까지 올라왔고, 수출 비중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이번 분기 실적을 견인한 건 화장품이다. 화장품 매출 422억원은 전년 대비 51.0%, 직전 분기 대비 11.6% 성장했다. 파마리서치가 화장품 사업을 본격화한 이후 가장 가파른 분기 성장세다.성장의 동력은 두 곳에서 왔다. 내수(153억원, YoY +43.3%)는 환율 효과와 연휴 일정이 맞물리며 외국인들의 쇼핑이 급증한 덕을 봤다. 수출(269억원, YoY +55.8%)은 동남아 쇼피 물량 확대와 함께 중국 세포라 약 300개 점포, 미국 세포라 380개 매장 신규 입점이 결정적이었다. 홈쇼핑 채널 비중을 줄이고 판촉 비용 구조를 개선한 것도 마진 개선에 기여했다.화장품 비중 확대가 마진을 갉아먹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이번 분기에서만큼은 기우에 그친 것. 특히 화장품 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은 30% 후반대로 아직 규모의 경제 효과가 발현될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마진 개선 여지가 더 남아 있다는 게 사측의 입장이다. 연간 화장품 매출은 1,958억원(YoY +23.4%)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3월부터 외국인 의료관광 지출액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고, 의료 소비건수는 2026년 3월 역대 최고치를 경신, 피부과·성형외과 합산 비중이 전체 외국인 의료 소비에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우호적인 환경이다.중요한 변곡점은 총이익률(GPM)이 77.3%, 영업이익률(OPM)이 39.2%를 기록하며 4분기 쇼크 이후 시장의 마진 훼손 우려를 덜어냈다는 점이다. 지난 4분기에 영업이익률이 36.2%까지 떨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3%p 가량 회복된 셈이다. 마진 붕괴 우려가 기우였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이번 실적은 시장 불안을 잠재울 소방수 역할을 했다.파마리서치 관계자는 "유럽에서의 초기 반응도 고무적으로 유럽 파트너 VIVACY를 통해 서유럽 시장에 처음 공급한 초도 물량이 빠르게 소진됐다"며 "분기 초 1회 선적하던 패턴이 분기 중간 추가 납품으로 늘어날 만큼 수요가 뜨겁다"고 밝혔다.유럽 매출 비중은 1년 전 20%에서 이번 분기 35%까지 빠르게 올라왔다. 중동도 1분기 일부 행사가 취소되는 등 변수가 있었지만, 사우디아라비아 허가 획득 등 진출 기반은 착실히 쌓이고 있다.'리쥬란' 품목의 해외 인허가 획득 국가는 아시아 13개국, 유럽·오세아니아 38개국, 아메리카 5개국, 중동 7개국으로 확대된 만큼 공격적인 글로벌 허가 확장이 향후 수출 모멘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몸값 낮춘 파마리서치 주가…"성장 지속"실적 발표 이후 증권사 내놓은 리포트들은 모두 매수 의견을 유지했지만 목표 주가는 엇갈렸다. 그 차이는 불확실한 미래에 어떤 가중치를 두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가장 높은 목표주가를 제시한 대신증권(62만원)은 글로벌 제약사인 갈더마의 12개월 선행 PER 1년 평균(41배)에 30%를 할인한 28.4배를 적용했다. 파마리서치가 결국 갈더마와 같은 반열에 오를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반면 유안타증권(45만원)은 PER 25배를 적용하면서도 목표주가를 기존 50만원에서 하향했다. 그 배경으로는 ▲방한 외국인 수의 전분기 대비 2.3% 감소(485만명 → 474만명) ▲내수 의료기기 매출 QoQ -2.2% 감소(596억원 → 584억원) ▲수출 의료기기 부문에서 일본 재주문 지연 및 중국 시장 둔화 영향 지속 ▲공격적인 브랜드 광고 집행에 따라 영업이익률 추가 레버리지 확대 가능성 제한을 꼽았다. 키움증권(44만원)은 PER 20배로 가장 보수적인 멀티플을 적용하되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7% 올렸고, 미래에셋증권(60만원)은 목표주가를 유지하면서도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를 10.5% 하향 조정하며 신중함을 드러냈다.11일자 파마리서치의 종가는 32만 8천원으로 12개월 선행 PER은 약 16배 수준이다. 지난 1년 평균(25배)과 최고점(39배)에 비해 크게 몸값을 낮췄다. 글로벌 기준으로 보면 스위스의 갈더마가 42배, 중국의 자이언트 바이오진이 14배에 거래되는 가운데, 파마리서치의 매출총이익률 77%는 이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당기순이익률도 34%로 갈더마를 앞선다. 수익성 지표만 놓고 보면 현재 밸류에이션은 할인이 과도하다는 논거가 성립한다.파마리서치 관계자는 "1분기 실적은 리쥬란을 중심으로 한 의료기기 내수 수요의 견조한 흐름과 화장품 사업의 고성장, 글로벌 수출 확대가 복합적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수출 매출은 5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0%까지 확대됐다"고 지속 성장 가능성에 방점을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