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구하기도 힘든데 무더기로 빼가다니"

안창욱
발행날짜: 2011-09-02 06:45:05
  • "연봉 300만원 더 줄테니 이직하라"…지역 내 갈등 심화

지방 병원들이 간호사 구하기가 힘들어지자 고액 연봉을 제시하며 인근 병원 인력을 무더기로 빼가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경기도의 A요양병원 원장은 요즘 인근의 B요양병원 때문에 심기가 매우 불편하다. B요양병원은 지난해 개원한 도립병원이며, 현재 C병원이 위탁 운영하고 있다.

A요양병원 원장은 1일 "몇일 전 중환자실 간호사 3명이 돌연 사직하겠다고 해서 알아봤더니 B요양병원으로 옮긴다고 하더라"면서 허탈해 했다.

이어 그는 "현재 연봉보다 300만~400만원 더 줄테니 오라고 제안했다고 들었다"면서 "터무니 없이 높은 연봉을 미끼로 인력을 빼가는 것은 반칙"이라고 꼬집었다.

B요양병원은 A요양병원 뿐만 아니라 M요양병원 간호사도 8명이나 영입해 갔다.

A요양병원 원장은 "도립병원은 어차피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다 보니 적자가 나든 흑자가 나든 상관 없다는 식으로 높은 연봉을 제시해 간호사를 싹쓸이 해 가고 있다"면서 "그러면 돈 없는 민간병원은 다 죽으라는 거냐"고 비판했다.

더 큰 걱정은 앞으로 간호사를 충원하기도 힘들다는 점이다.

그는 "지방이다 보니 간호사를 구하기도 힘들고, 그렇다고 B요양병원만큼 연봉을 올려주고 붙잡을 수도 없다"면서 "일부 간호사만 연봉을 인상하면 다른 직원들이 가만 있겠느냐"고 하소연했다.

특히 그는 "9월말까지 간호사를 구하지 못하면 4분기부터 간호등급이 떨어져 수천만원의 경영손실까지 감수해야 한다"고 걱정했다.

그는 "조만간 지역 요양병원 경영자 모임을 열어 정식으로 따질 생각"이라면서 "이런 식으로 민간병원에 비수를 뽑는 행위를 중단하지 않으면 감사원에 운영실태 감사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역 D요양병원도 B요양병원과 껄끄러운 사이가 된지 오래다.

D요양병원 원장은 "지난해 B요양병원이 우리 병원 간호사를 영입하려고 해서 한 동네에서 남의 직원을 빼가면 되겠느냐고 정중히 항의했더니 알겠다고 하더라"면서 "하지만 그 간호사가 몇일 뒤 사직하고 결국 B요양병원으로 이직해 너무 황당했다"고 말했다.

D요양병원 원장과 B요양병원 원장은 그 뒤부터 사이가 틀어졌다.

이에 대해 B요양병원 관계자는 "지방 병원은 간호사를 뽑기가 힘든 게 사실"이라면서 "그렇다고 연봉을 더 많이 주고 채용한 것도 아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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