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사후 피임약 둘 다 내놔" 의사-약사 충돌

이석준
발행날짜: 2012-06-05 06:12:33
  • 7일 식약청 의약품 재분류 발표 앞두고 설전…종교계도 가세

의약계가 오는 7일 식약청 의약품 재분류 발표를 목전에 두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사전·사후피임약 재분류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종류에 상관없이 피임약은 모두 우리가 맡아야 한다'는 것이 이들 핵심의 주장이다.

먼저 의료계는 산부인과 의사들을 중심으로 응급피임약 일반약 전환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산부인과학회는 조만간 식약청장 면담까지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산과 관계자는 "응급피임약은 일반피임약의 10~30배에 달하는 고용량 호르몬 제재여서 오남용에 따른 부작용이 심각하다. 산부인과 전문의로서 응급피임약을 처방약에서 제외하는 것은 편리성만 내세운 아주 위험한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또 "장기적으로 볼 때 사전피임약도 전문약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약사회의 주장은 다르다. 이들은 오히려 사후피임약이 안전한 약이라고 못박았다.

약사회 관계자는 "응급피임약은 병의원보다 약국이 적당하다. 복약 설명 아래 빠른 시간 안에 투여하는 게 필요하다. 병의원은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또 이들은 사전피임약 처방약 전환시 환자 부담금이 폭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예민한 가격 문제를 들고 나온 것이다.

약사회에 따르면, 사전피임약을 구매한 환자수는 연간 105만명 정도로 현행처럼 약국에서 구매하면 5000원으로 가능하다.

하지만 전문약 전환시 환자 부담금은 의원 초진료 등을 포함 2만 1910원에서 최대 2만 6300원으로 급등한다. 기존보다 5배 이상 가격이 뛴다는 것.

약사회는 "사전피임제는 지난 50여년간 전세계에서 사용해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처럼 의약계의 엇갈린 주장은 오는 7일 의약품 재분류 결과가 어떻게 나든 큰 갈등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한편, 천주교청주교구 등 종교계는 "응급의약품을 의사의 처방 없이 약국에서 구입하는 것은 생명윤리를 거스르는 죄악을 방조하는 '낙태약'을 파는 것"이라며 "사후피얌약 일반약 전환시 생명 존중 문화를 퇴보시키고 있는 식약청장 퇴진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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