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억 환수 위기 여의사 "사무장병원이 뭔지 몰랐다"

장종원
발행날짜: 2012-07-05 06:30:23
  • 무작정 믿고 면허 대여했다가 낭패 "파산하는 수밖에 없다"

[메디칼타임즈=]
여의사 A씨가 근무했던 병원 홈페이지
"의료법을 배우고 시험을 보긴 했지만, 의사가 의료행위를 하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인지는 몰랐습니다."

사무장 병원의 꾐에 넘어가 55억을 환수 당할 처지에 놓인 여의사의 사연이 알려져, 의료계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4일 오후 목동의 한 커피숍에서 기자가 만난 여의사 A씨는 그저 열심히 공부해서 의대에 들어갔고 의사가 된 이후에는 묵묵히 진료만 해온 그런 사람이었다.

사무장병원에 대해서도 제대로 알지 못했고, 속고 속이는 세상의 이치에도 그리 밝지 못해 보였다.

그는 "의사가 아닌 사람이 진료를 하는 것이 문제가 되는 줄로만 알았다"면서 "사무장병원이라는 뜻을 이해 못했다. 적정한 진료를 해서 받은 급여비까지 다 토해내야 한다는 걸 알았을 때 황당했다"고 말했다.

주위 동료 의사들도 자격정지 처분만 받으면 되는 걸로 조언해줬다고 했다.

그에게 먼저 접근한 것은 사무장이었다. 구직광고를 낸 A씨에게 사무장은 법인병원을 개원하려 한다고 소개하고 먼저 원장 자리를 제안했다.

"진료만 하면 되고 세무관계 경영은 다 알아서 한다고 했다. 오히려 의사가 진료만 신경쓰면 되는 환경이라 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시작했다."

병원 개원일이 다가오자 사무장이 요청했다. 법인병원으로 보건소에 승인이 나지 않아 잠시만 면허를 빌려줄 수 없냐는 부탁이었다.

A씨는 순수하게 그 말을 믿고 면허를 빌려줬다. 그러나 그것은 불행의 시작이었다.

3개월이 지났지만 법인화되지 않았고 직원만 80여명에 이르는 병원의 운영자금은 빚으로 메웠는데, 그것은 면허를 빌려준 A원장의 부담으로 다가왔다.

병원에서 발을 빼고 싶었으나 A씨 명의의 병원이 진 대출 때문에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 그러다 1년 반만에 심평원의 실사에 걸렸고 사무장병원으로 판명이 나게 된 것이다.

2008년 10월부터 2010년 5월까지의 1년 7개월 동안의 일이다. 잠시 동안의 선택은 너무나 가혹했다.

A씨는 병원의 요양급여비 55억원에다 병원의 부채 1억원까지 물어줘야 할 상황에 처했다. 자격정지 3개월 처분을 받아 현재 봉직의로 근무하는 병원도 쉬어야 하는 처지다.

1심에서는 패소했고 2심 결과도 그리 밝지 않은 상황. 법원은 사무장과 A씨에게 요양급여비 55억원을 공동으로 갚으라고 했지만, 현재 연락 두절 상태다.

A씨는 "맘 고생이 심해 잠도 못잤고 탈모도 생겼다. 매일 수면제를 먹지 않으면 잠을 못잤다"고 호소했다.

55억 환수 결정이 확정된다면 A씨는 파산할 수밖에 없는 참담한 상황이다.

사무장병원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병원 개설 등록할 때 보건소에서라도 알려줬더라면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A씨는 "돈도 빽도 없다. 큰 것을 바라지도 않았다. 그저 열심히 의사 역할을 하려고만 했다"면서 감당하기 쉽지 않은 세상을 향해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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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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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피모 2012.07.07 20:20:48

    사무장보다 더 한 놈은 바로 국가입니다.
    의사를 착취하여 어거지 건강보험을 유지할려는 노력이 눈물겹다.
    부당이득을 취하는 진정한 악당은 건보공단이요 국가다.

  • 실 주인이 2012.07.05 20:22:55

    토해내라
    사기 등 형사상 책임이 없는 명의 원장에게 국민건강보험법 상 독소조항인 요양기관대표에 무조건 환수하도록 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다분한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을 담고 있다. 사무장이나 실 주인이 허위청구로 인한 형사책임을 갖는 다면 이에 따른 민사상 배상도 당연히 그들에게 묻는 것이 법 상식이요. 민법의 정신이다. 철저한 세법에도 실질과세의 원칙이 적용되어 바지 사장을 구제하고 있다.이것이 법 정신인 것이다. 즉 실질적으로 금전적 이득을 취한자가 토해내야 한다.

  • 바모아줌마 2012.07.05 11:34:21

    나는 바보예요
    나같은 사람도 뉴스만봐도 사무장병원이 뭔지 알겠더만.
    너무한거 아녀요? 차라리 낫놓고 기억자도 모른다고 하세요

  • 다알면서 2012.07.05 10:54:10

    웃긴다
    사무장병원 다알면서 하지 않았겠나.
    문제되지 않으면 잘살았을텐데
    이제와 문제되니 양심을 속이고
    동정에 호소하네 .....

  • 참나 2012.07.05 10:15:17

    본떼를 보여야 한다
    이 개x은 나라는 대한 민국인가? 당연히 저런 개세x들을 잡아 족쳐서 3대를 망하게 해야 사무장 병원이 안나오는거지. 왜 열심히 진료하는 의사를 등쳐 먹고 지x이야...개x은 씨x놈의 대한민국아.

  • 안되겠다 2012.07.05 10:06:14

    현상금을 걸어서라도
    사무장병원을 색출해야한다

  • .. 2012.07.05 09:19:13

    백번 말해봐야 입만 아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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