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지방병원 기피 더 심화…복지부 호언장담 무색

발행날짜: 2013-01-29 06:42:33
  • 전공의 정원 감축후 무더기 미달사태 "예고된 재앙 못 피했다"

올해도 대부분의 지방 수련병원들이 인턴 정원을 채우지 못하면서 복지부의 정원 감축 정책의 실효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권 대형병원의 인턴 정원을 감축하면 지방 수련병원들의 지원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복지부의 전망이 보기 좋게 빗나갔기 때문이다.

극명해진 인턴 지원 양극화…지방 병원들 한숨

메디칼타임즈가 2013년도 인턴 모집 마감일인 28일 일부 수련병원들을 대상으로 지원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해도 양극화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올해 인턴 모집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인 곳은 전공의 총정원제를 시행중인 가톨릭중앙의료원으로, 273명 정원에 352명이 지원해 1.28대 1을 기록했다.

세브란스병원도 214명 모집에 231명이 지원해 1.07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187명을 뽑은 서울대병원과 107명을 모집한 삼성서울병원도 정원을 훌쩍 넘겼다.

그외 서울권 수련병원들도 대부분 정원을 채우는데 성공했다.

고대의료원은 104명 모집에 110명이 지원해 정원을 넘겼고 98명을 뽑은 경희대병원과 30명 정원의 강남성심병원, 29명을 모집한 원자력의학원 등도 모두 정원을 채웠다.

하지만 지방 병원들의 성적표는 처참했다. 특히 지방 국립대병원들조차 정원에 크게 미달되며 한숨을 자아냈다.

부산대병원은 58명 정원에 46명이 오는데 그쳤고 경북대병원도 94명 중 73명 밖에 채우지 못했다.

또한 전남대병원, 경상대병원, 제주대병원 등도 모두 정원을 채우지 못한 채 모집을 마감했다.

중소 수련병원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굿모닝병원은 지원자가 전무했고, 안양샘병원, 메리놀병원, 광주보훈병원 역시 정원을 채우는데 실패했다.

전공의 정원감축 효과 의구심 대두 "특단 대책 필요하다"

이처럼 올해도 지역별로 인턴 지원에 큰 편차가 벌어지면서 복지부의 정원 감축 정책이 실패로 돌아간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새어나오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의사 국시 합격자와 인턴 정원간 괴리를 좁힌다는 목표 아래 올해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올해 인턴 정원을 358명 감축했다.

이렇게 되면 대형병원에 몰리는 인턴 지원자들이 자연스레 지방 수련병원들로 발길을 돌릴 것이라는 것이 복지부의 기대였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성적은 그리 좋지 못하다. 올해도 대형병원들은 대부분 높은 경쟁률을 보였지만 지방 수련병원들은 정원을 채운 곳을 찾는 것이 더 어려웠기 때문이다.

A수련병원 관계자는 "인턴 정원 감축으로 혹시나 하는 기대를 해 봤지만 역시나 였다"며 "차라리 내년부터는 대형병원의 자병원으로 들어갈까 생각중"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양극화가 이미 예견된 재앙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도 국시합격자와 인턴 정원간에 괴리가 상당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국시합격자는 3037명이지만 인턴 정원은 3444명이다. 정원외 모집까지 합치면 3530명에 달한다.

결국 국시합격자 전원이 인턴에 합격한다해도 400명 이상 미달을 피할 수 없었다는 뜻이다. 이로 인한 직격탄은 결국 지방 수련병원이 맞았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단순한 정원 감축 정책으로는 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다.

B병원 교육수련부장은 "서울대 입학정원을 자르면 연·고대 지원자가 늘어날 수는 있겠지만 지방대 응시자가 늘지는 않는다"며 "단순히 정원에 괴리가 있으니 싹뚝 잘라 버리는 단순한 정책으로는 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어 그는 "수련병원에 대한 투명한 평가와 지원책을 통해 수련환경을 일정 수준으로 평준화 하는 것이 효율적인 해결책"이라며 "아울러 수련병원들도 지원자가 오지 않는다고 투정하기 보다는 스스로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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