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감시모니터 '제살 깍아먹기' 영업 그만하자"

정희석
발행날짜: 2013-05-21 06:22:01
  • 보템 강문석 대표 "저가경쟁으로 이중고…외국에서는 좋은 평가"

국내 환자감시모니터(Patient Monitor) 전문업체 '보템'은 총 매출액 중 해외시장 비중이 90%에 달한다.

이는 다국적기업 제품 대비 97%의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장에서 국산 환자감시모니터가 병원으로부터 여전히 외면당하고 있는 현실의 반증이다.

보템 강문석 대표이사는 "국산 환자감시모니터 기술력은 GE 헬스케어ㆍ필립스 등 다국적기업들의 약 97% 수준까지 따라잡았지만 나머지 3% 격차를 극복하지 못해 저평가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의 기술격차를 좁히지 못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병원에서의 임상케이스가 부족하기 때문.

강 대표는 "다국적기업과의 기술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환자 임상시험을 통해 축적된 임상데이터와 경험이 기술개발로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업체들이 병원에서 접할 수 있는 임상케이스 자체가 제한적이고, 임상시험 또한 많게는 1억원까지 드는 비용부담 때문에 3%의 문턱을 극복하지 못한 채 중도에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보템이 해외시장에 눈을 돌린 배경에는 국산 의료기기에 대한 의사들의 인식과 병원에서의 대금 지불 관행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강 대표는 "사업 초기부터 국내 판매비중을 낮춘 것은 내수시장이 작기도 했지만 의사들이 국산 환자감시모니터를 신뢰하지 않은 것이 더 큰 이유였다"고 환기시켰다.

이어 "국산 의료기기 선호도가 많이 떨어져 판매 자체가 힘들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더욱이 병원에 제품을 판매하고도 물품 대금 회수가 쉽지 않아 유동자금 확보에도 어려움이 컸다.

그는 "국내업체들의 매출 중 절반은 외상이 차지하고, 보통 병원으로부터의 대금 회수가 짧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에서 1년까지 걸린다"고 밝혔다.

이어 "대금 회수가 늦다보니 업체들이 축적된 자금으로 기술개발을 하고 임상시험에도 투자할 수 있는 여건조성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강 대표는 국내 환자감시모니터업체들의 제살 깍아먹기식 영업에도 쓴 소리를 했다.

강 대표에 따르면 국내 환자감시모니터시장은 필립스가 50%를 장악하고 있고, GE 헬스케어ㆍ니혼코덴과 국산 제품이 각각 25%를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25%의 시장을 놓고 국내 업체들이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저가경쟁을 펼치고 있다는 것.

그는 "다국적기업들은 종합병원과 대학병원에 MRIㆍCTㆍ초음파진단기 등 의료장비를 패키지 형태로 공급할 때 마진이 높은 고가 장비에서 제 값을 받는 대신 환자감시모니터를 원가에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병원에서는 마진을 최소화한 다국적기업 환자감시모니터 가격을 기준으로 삼아 더 낮은 제품 가격을 국내업체에 제시한다"고 덧붙였다.

가뜩이나 원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심지어 2~3개 국내업체들이 저가경쟁을 하면서 국산 환자감시모니터 가격은 더 떨어졌다는 비판이다.

이 같은 현실에서 보템은 일찌감치 해외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아 현재 브라질, 러시아, 터키, 이집트,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특히 브라질, 러시아, 터키, 이집트에서는 대학병원에서 보템의 환자감시모니터를 사용할 정도로 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는 "보템의 환자감시모니터에는 기존 장비와 달리 풀 옵션으로 한 화면에서 최대 20개의 웨이브를 보여줘 마취과, 응급실 의사들이 필요로 하는 환자의 각종 생체신호 데이터를 제공해 주기 때문에 외국 대학병원에서 선호도가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보템은 해외시장에서 하이엔드급 스펙과 가격경쟁력의 강점을 내세워 다국적기업 및 중국 환자감시모니터와 경쟁하고 있다.

환자감시모니터는 고가일수록 생체신호의 측정 범위가 넓고 작은 신호도 잡을 수 있는 정확도가 높다.

또 다양한 생체신호를 측정ㆍ모니터링 할 수 있는지 여부와 옵션으로 얼마나 많은 웨이브를 보여주는가에 따라 하이스펙으로 평가받는다.

보템의 환자감시모니터는 이 같은 고기능을 모두 갖추면서도 다국적기업 제품보다 가격경쟁력에서 앞서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강문석 대표는 "다국적기업 제품뿐만 아니라 가격은 저렴하지만 제품 품질이 떨어지는 기존 중국산 장비보다 가격 대비 뛰어난 성능을 갖춘 보템의 환자감시모니터를 찾는 해외바이어들도 점차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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