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토론회 마무리…복지부 "비급여 문제 해결 가능" 장담
|분석|'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관련 토론회
"정책 의지가 있는 집단이 (보장성 강화를 위한 각종 문제에) 들여다 보기 시작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우리는 굉장히 중요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고려의대 윤석준 교수가 정부가 최근 정부가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한 말이다.
이는 정부가 약 한 달에 걸쳐 주최한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관련 5번의 토론회를 총정리해주는 말이라고도 할 수 있다.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는 못했지만 정부가 전면에 나서서 정책을 추진해 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는 것.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건강보험공단,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등 산하기관과 함께 총 5회에 걸쳐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관련 토론회를 진행했다.
토론회 주제는 ▲항암제 보장성 강화 ▲필수의료서비스 ▲MRI 검사 또는 고가치료재료 급여기준 확대범위 ▲대형병원 쏠림 심화 등 보장성 강화 영향의 대응 ▲3대 비급여 등이다.
지난 2일부터 시작된 토론회는 23일을 끝으로 약 한달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5번의 토론회는 결론없이 겉돌기만 했고, 매번 학계에서 나오는 원론적인 이야기 수준에서 끝났다.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구체적인 대안보다는 4대 중증질환에 국한된 보장성 강화 정책과 재원 마련 방안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꼭 한 번씩 짚고 넘어갔다.
울산의대 이상일 교수는 "보장성 강화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4대 중증질환에 국한해서 들어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4대 중증질환 '만이냐', '부터냐' 중 후자의 방향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북부병원 권용진 원장도 "보장성이 강화 된다라는 전제로 그 영향에 대한 이야기를 하라고 하는데 보장성 강화가 될지도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재원 마련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대한심장학회 이문형 정책이사는 "근거에 의해서 필요성이 인정된 부분을 급여 인정해주는 것은 당연하다. 재정적인 역량은 얼마나 되는지 우선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오창완 교수도 "급여기준 확대를 위해서는 재정 확보가 관건이다. 이 부분에 대한 해결없이 논의하는 것은 탁상공론"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손영래 행복의료총괄팀장은 "2010년 의료비 실태조사를 분석해보면 의학적 비급여 분야는 7800억원 선에서 왔다갔다 한다. 40조의 건보재정 속에서 8000억원 정도의 비급여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는 문제는 해결 가능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위험분담계약제·급여우선순위 설정 등 제안
이런 와중에서도 나온 대안들을 살펴보면 항암제 등 고가약의 보장성 강화를 위해서는 위험분담계약제(리스크 쉐어링)을 도입하고, 환자본인부담을 차등화 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위험분담계약제는 정부와 제약사가 약값을 함께 부담하는 방안이다.
또 필수의료의 의미를 찾아 정리하기 보다는 급여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눈에 띄었다.
연세대 정형선 교수는 "정부가 본인부담금을 100% 보장해주겠다는 약속보다는 급여 항목을 확대하는 쪽으로 가야한다. 급여우선순위를 정해 항목을 확대하고 본인부담률을 차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 비급여 해법은 의견이 분분했다. 의사와 병원의 질 평가로 보상을 해줘야 한다는 방안이 있는가 하면 3대 비급여를 폐지하고 그에 따른 손실을 병원이 감수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주장도 있었다.
꼭 3대 비급여 보장성이 지금 논의할 급한 문제인가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다. 문제는 또 '돈' 때문이었다.
연세대 박은철 교수는 "3대 비급여 급여화에 따른 원가 보전과 환자본인부담 추가비용을 정부가 감당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준비는 해야 하지만 지금 해야 할 만큼 급하지 않다"고 말했다.
"정책의 창 넘을 수 있는 유일한 시즌"
정부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고는 하지만, 너무 듣기만 했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었다.
일반적으로 토론회에서 정부 관계자는 가장 마지막에 발언기회를 얻는다.
전문가들이 어떤 정책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거나 대안을 제시했을 때 정부가 현재 상황을 설명해주는 식이다.
이번 정책토론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5번의 토론회에서 복지부 측 관계자도 5명이 모두 다른 사람이 나왔지만 "오늘 정부는 들으러 나온 자리다. 현재 대안을 만들고 있다"는 같은 말만 반복했다.
이에 정부가 어떤 안들이 나오고 있다는 것을 조금이라도 언급했으면 방향을 추측해 더 실직적인 대안을 내놓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결국 다섯차례에 걸친 토론회는 앞부분에서도 언급했듯이 고려의대 윤석준 교수의 말로 정리될 수 있다.
윤 교수는 "의약분업 이후 우리나라에는 의약정책이 없었다. 건강보험정책만 있고 종합적, 가시적인 플랜없이 의료제도 정책은 없어서 건강보험 보장률 60% 초반에 머무는 사태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 선거 전후 시점을 기준으로 1년 정도의 시간이 정부와 문제를 같이 들여다 보면서 정책의 창을 넘볼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고 평가했다.
"정책 의지가 있는 집단이 (보장성 강화를 위한 각종 문제에) 들여다 보기 시작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우리는 굉장히 중요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고려의대 윤석준 교수가 정부가 최근 정부가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한 말이다.
이는 정부가 약 한 달에 걸쳐 주최한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관련 5번의 토론회를 총정리해주는 말이라고도 할 수 있다.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는 못했지만 정부가 전면에 나서서 정책을 추진해 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는 것.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건강보험공단,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등 산하기관과 함께 총 5회에 걸쳐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관련 토론회를 진행했다.
토론회 주제는 ▲항암제 보장성 강화 ▲필수의료서비스 ▲MRI 검사 또는 고가치료재료 급여기준 확대범위 ▲대형병원 쏠림 심화 등 보장성 강화 영향의 대응 ▲3대 비급여 등이다.
지난 2일부터 시작된 토론회는 23일을 끝으로 약 한달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5번의 토론회는 결론없이 겉돌기만 했고, 매번 학계에서 나오는 원론적인 이야기 수준에서 끝났다.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구체적인 대안보다는 4대 중증질환에 국한된 보장성 강화 정책과 재원 마련 방안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꼭 한 번씩 짚고 넘어갔다.
울산의대 이상일 교수는 "보장성 강화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4대 중증질환에 국한해서 들어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4대 중증질환 '만이냐', '부터냐' 중 후자의 방향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북부병원 권용진 원장도 "보장성이 강화 된다라는 전제로 그 영향에 대한 이야기를 하라고 하는데 보장성 강화가 될지도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재원 마련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대한심장학회 이문형 정책이사는 "근거에 의해서 필요성이 인정된 부분을 급여 인정해주는 것은 당연하다. 재정적인 역량은 얼마나 되는지 우선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오창완 교수도 "급여기준 확대를 위해서는 재정 확보가 관건이다. 이 부분에 대한 해결없이 논의하는 것은 탁상공론"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손영래 행복의료총괄팀장은 "2010년 의료비 실태조사를 분석해보면 의학적 비급여 분야는 7800억원 선에서 왔다갔다 한다. 40조의 건보재정 속에서 8000억원 정도의 비급여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는 문제는 해결 가능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위험분담계약제·급여우선순위 설정 등 제안
이런 와중에서도 나온 대안들을 살펴보면 항암제 등 고가약의 보장성 강화를 위해서는 위험분담계약제(리스크 쉐어링)을 도입하고, 환자본인부담을 차등화 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위험분담계약제는 정부와 제약사가 약값을 함께 부담하는 방안이다.
또 필수의료의 의미를 찾아 정리하기 보다는 급여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눈에 띄었다.
연세대 정형선 교수는 "정부가 본인부담금을 100% 보장해주겠다는 약속보다는 급여 항목을 확대하는 쪽으로 가야한다. 급여우선순위를 정해 항목을 확대하고 본인부담률을 차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 비급여 해법은 의견이 분분했다. 의사와 병원의 질 평가로 보상을 해줘야 한다는 방안이 있는가 하면 3대 비급여를 폐지하고 그에 따른 손실을 병원이 감수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주장도 있었다.
꼭 3대 비급여 보장성이 지금 논의할 급한 문제인가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다. 문제는 또 '돈' 때문이었다.
연세대 박은철 교수는 "3대 비급여 급여화에 따른 원가 보전과 환자본인부담 추가비용을 정부가 감당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준비는 해야 하지만 지금 해야 할 만큼 급하지 않다"고 말했다.
"정책의 창 넘을 수 있는 유일한 시즌"
정부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고는 하지만, 너무 듣기만 했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었다.
일반적으로 토론회에서 정부 관계자는 가장 마지막에 발언기회를 얻는다.
전문가들이 어떤 정책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거나 대안을 제시했을 때 정부가 현재 상황을 설명해주는 식이다.
이번 정책토론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5번의 토론회에서 복지부 측 관계자도 5명이 모두 다른 사람이 나왔지만 "오늘 정부는 들으러 나온 자리다. 현재 대안을 만들고 있다"는 같은 말만 반복했다.
이에 정부가 어떤 안들이 나오고 있다는 것을 조금이라도 언급했으면 방향을 추측해 더 실직적인 대안을 내놓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결국 다섯차례에 걸친 토론회는 앞부분에서도 언급했듯이 고려의대 윤석준 교수의 말로 정리될 수 있다.
윤 교수는 "의약분업 이후 우리나라에는 의약정책이 없었다. 건강보험정책만 있고 종합적, 가시적인 플랜없이 의료제도 정책은 없어서 건강보험 보장률 60% 초반에 머무는 사태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 선거 전후 시점을 기준으로 1년 정도의 시간이 정부와 문제를 같이 들여다 보면서 정책의 창을 넘볼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