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우려 팽배 "의료전달체계 붕괴될 것"
정부가 전문가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계획을 발표하자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통령 공약 사항을 지키기 위해 급조한 정책을 내면서 가뜩이나 비합리적인 건강보험체계마저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다.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강행…선시행 후보완
보건복지부는 26일 개최된 사회보장위원회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4대 중증질환 보장 강화 계획을 보고하고 이를 확정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올해 10월 초음파 검사 급여화를 시작으로 2014년에는 고가항암제 등 약제와 MRI, PET 등 영상검사가 급여로 전환되며 2015년에는 각종 수술과 수술재료가, 2016년에는 유전자 검사 등이 순차적으로 급여화된다.
또한 현재 급여에 포함돼 있지 않은 일부 비급여 항목을 본인부담률 차등화를 통해 급여항목에 포함시키는 선별급여 방식으로 보장성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결국 비용효과성이 있는 항목은 필수의료로 분류해 급여를 확대하고 비용효과성이 미흡하지만 환자의 부담이 높은 고가 의료나 최신 술기 등은 선별급여에 포함시켜 보장성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급여원칙 훼손…도대체 기준이 뭐냐"
하지만 이러한 방안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동안 토론회나 공청회 등을 통해 지적됐던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은 채 정책을 강행하고 있다는 비판인 것.
우선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급여기준에 대한 문제다. 선별급여라는 항목 자체가 급여기준의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현재 복지부가 예시로 제시한 선별급여 항목을 보면 카메라 내장형 캡슐 내시경 등이 포함돼 있다.
일반 내시경도 급여로 보장하고 캡슐 내시경도 급여로 보장하겠다는 셈이다.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문제는 바로 이 부분이다. 대체가 가능한 항목을 복수로 급여에 포함시킨다면 치료에 대한 효과와 대체 불가능한 방법이라는 급여기준의 필요충분조건이 무너진다는 지적이다.
연세대 정형선 교수(보건행정학)는 "4대 중증질환에 대한 본인부담금을 무리하게 줄이려다 보니 결국 급여기준의 원칙이 무너지게 된 것"이라며 "과연 수많은 대체 가능한 방법들 중 어느 것을 선별급여에 포함시킬 것인가에 대한 끝없는 논란을 피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또한 과연 4대 중증질환에 대한 선별급여 항목이 아직 급여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질병의 치료법보다 시급한 것인가에 대한 것도 생각해볼 문제"라며 "굳이 4대 중증질환에 매몰되기보다는 우선순위를 정해 급여 항목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필수 의료에 포함돼 급여가 결정된 항목들도 논란이 되기는 마찬가지다. 2014년에 급여화가 시작되는 고가 항암제가 대표적인 사례.
단순히 4대 중증질환에 포함되고 치료비용이 높다는 이유로 고가약을 급여화 하는 것이 타당하느냐는 반문이다.
이 또한 앞서 지적한 급여 우선순위와 원칙, 형평성에 대한 부분과 맞물려 있다. 과연 고가항암제 급여화에 대한 잣대를 다른 질병에도 가져갈 수 있느냐는 의문이다.
울산의대 이상일 교수(예방의학)는 "과연 고가 항암제에 적용하는 급여기준을 다른 약제에 적용할 수 있느냐가 문제"라며 "기준은 형평성과 보편타당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4대 중증질환에 적용되는 급여기준이 다른 질환에 적용되지 못한다면 급여 원칙 자체가 무너지는 것"이라며 강조했다.
"의료전달체계 붕괴 우려…대안이 먼저다"
보장성 강화에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의료전달체계 붕괴에 대해서도 우려가 높다.
이미 4대 중증질환 환자들이 대형병원에 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보장성을 확대하면 쏠림 현상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서울의대 김진현 교수는 "지금까지 대다수 보장성 강화 정책이 대형병원 쏠림을 부채질 했다는데 이의를 제기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근본적으로 이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역 의료에 대한 지원책 없이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가 이뤄지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과거 복지부가 소아 환자에 대한 보장성을 강화하자 전국 소아 환자들이 대형병원 어린이병원에 몰려 혼란이 벌어진 것과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올해중 대형병원 환자 집중을 막기 위한 의료전달체계 개선 방안을 만들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지만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지 의문이다.
보건복지부 이동욱 건강보험정책국장은 "이런 우려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며 "예상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올해 안에 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시 '보장성강화 따로, 보완대책 따로' 식의 행정을 하겠다는 것이다.
병원계 관계자는 "우선 시행하고 보완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며 "지금까지 이러한 방법으로 추진한 정책중에 제대로 대안이 나온 것이 있기는 하냐"고 되물었다.
대통령 공약 사항을 지키기 위해 급조한 정책을 내면서 가뜩이나 비합리적인 건강보험체계마저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다.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강행…선시행 후보완
보건복지부는 26일 개최된 사회보장위원회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4대 중증질환 보장 강화 계획을 보고하고 이를 확정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올해 10월 초음파 검사 급여화를 시작으로 2014년에는 고가항암제 등 약제와 MRI, PET 등 영상검사가 급여로 전환되며 2015년에는 각종 수술과 수술재료가, 2016년에는 유전자 검사 등이 순차적으로 급여화된다.
또한 현재 급여에 포함돼 있지 않은 일부 비급여 항목을 본인부담률 차등화를 통해 급여항목에 포함시키는 선별급여 방식으로 보장성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결국 비용효과성이 있는 항목은 필수의료로 분류해 급여를 확대하고 비용효과성이 미흡하지만 환자의 부담이 높은 고가 의료나 최신 술기 등은 선별급여에 포함시켜 보장성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급여원칙 훼손…도대체 기준이 뭐냐"
하지만 이러한 방안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동안 토론회나 공청회 등을 통해 지적됐던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은 채 정책을 강행하고 있다는 비판인 것.
우선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급여기준에 대한 문제다. 선별급여라는 항목 자체가 급여기준의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현재 복지부가 예시로 제시한 선별급여 항목을 보면 카메라 내장형 캡슐 내시경 등이 포함돼 있다.
일반 내시경도 급여로 보장하고 캡슐 내시경도 급여로 보장하겠다는 셈이다.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문제는 바로 이 부분이다. 대체가 가능한 항목을 복수로 급여에 포함시킨다면 치료에 대한 효과와 대체 불가능한 방법이라는 급여기준의 필요충분조건이 무너진다는 지적이다.
연세대 정형선 교수(보건행정학)는 "4대 중증질환에 대한 본인부담금을 무리하게 줄이려다 보니 결국 급여기준의 원칙이 무너지게 된 것"이라며 "과연 수많은 대체 가능한 방법들 중 어느 것을 선별급여에 포함시킬 것인가에 대한 끝없는 논란을 피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또한 과연 4대 중증질환에 대한 선별급여 항목이 아직 급여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질병의 치료법보다 시급한 것인가에 대한 것도 생각해볼 문제"라며 "굳이 4대 중증질환에 매몰되기보다는 우선순위를 정해 급여 항목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필수 의료에 포함돼 급여가 결정된 항목들도 논란이 되기는 마찬가지다. 2014년에 급여화가 시작되는 고가 항암제가 대표적인 사례.
단순히 4대 중증질환에 포함되고 치료비용이 높다는 이유로 고가약을 급여화 하는 것이 타당하느냐는 반문이다.
이 또한 앞서 지적한 급여 우선순위와 원칙, 형평성에 대한 부분과 맞물려 있다. 과연 고가항암제 급여화에 대한 잣대를 다른 질병에도 가져갈 수 있느냐는 의문이다.
울산의대 이상일 교수(예방의학)는 "과연 고가 항암제에 적용하는 급여기준을 다른 약제에 적용할 수 있느냐가 문제"라며 "기준은 형평성과 보편타당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4대 중증질환에 적용되는 급여기준이 다른 질환에 적용되지 못한다면 급여 원칙 자체가 무너지는 것"이라며 강조했다.
"의료전달체계 붕괴 우려…대안이 먼저다"
보장성 강화에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의료전달체계 붕괴에 대해서도 우려가 높다.
이미 4대 중증질환 환자들이 대형병원에 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보장성을 확대하면 쏠림 현상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서울의대 김진현 교수는 "지금까지 대다수 보장성 강화 정책이 대형병원 쏠림을 부채질 했다는데 이의를 제기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근본적으로 이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역 의료에 대한 지원책 없이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가 이뤄지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과거 복지부가 소아 환자에 대한 보장성을 강화하자 전국 소아 환자들이 대형병원 어린이병원에 몰려 혼란이 벌어진 것과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올해중 대형병원 환자 집중을 막기 위한 의료전달체계 개선 방안을 만들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지만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지 의문이다.
보건복지부 이동욱 건강보험정책국장은 "이런 우려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며 "예상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올해 안에 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시 '보장성강화 따로, 보완대책 따로' 식의 행정을 하겠다는 것이다.
병원계 관계자는 "우선 시행하고 보완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며 "지금까지 이러한 방법으로 추진한 정책중에 제대로 대안이 나온 것이 있기는 하냐"고 되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