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CS·전자차트업체 구조조정설 '무성'

정희석
발행날짜: 2013-09-24 06:15:56
  • "수익 악화로 감원" VS "사실과 다른 소문일 뿐"

국내외 의료IT업체들이 참여해 매년 개최하는 '헬스케어코리아포럼'.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국내 의료정보화업계에 나돌고 있는 인력 구조조정 소문이 심상치 않다.

특히 소문의 중심에는 국내 의원급 전자차트와 PACS(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ㆍ대형병원 EMR(전자의무기록)을 대표하는 굴지의 업체들이 모두 포함돼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PACS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인피니트헬스케어'(이하 인피니트)가 최근 직원 80명을 감원했다는 뒷말이 무성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의료 IT업체 담당자 약 20명이 모인 자리에서 인피니트 직원들의 연이은 퇴사가 화제가 됐다"면서 "인피니트 직원 80명이 이미 퇴사한데 이어 100명까지 직원을 감원한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고 전했다.

특히 업계는 인피니트가 국내사업 부진과 수익성이 떨어지는 해외사업으로 경영의 어려움을 겪자 인력 감축을 단행한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인피니트 직원 수가 크게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인피니트가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밝힌 반기보고서를 살펴보면, 2013년 3월 31일 기준 332명이었던 직원 수가 지난 6월 30일 기준 285명으로 보고돼 있다.

약 3개월 동안 47명의 직원이 줄어든 셈이다.

하지만 인피니트는 인력 감원 소문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일축했다.

인피니트 관계자는 "국내 사업은 (인피니트 PACS를 도입한 병원들의) 유지보수만으로도 먹고 살만큼 점유율이 높기 때문에 어려움이 없다"며 "사업보고서를 보면 알겠지만 실적도 괜찮고, 지난 4월 자회사 티아이메디칼시스템즈를 매각하면서 영업이익도 잘 나오고 있다"고 해명했다.

최근 인피니트를 퇴사한 직원 역시 업계 소문이 오해에서 불거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근래 인피니트의 공동대표가 바뀌면서 기존 임원진들이 퇴사하는 과정에서 직원 감원설이 나온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영업 및 서비스직 일부 직원들이 퇴사한 건 맞다"며 "지난 6월 인피니트가 신제품 개발을 위한 R&D 중심으로 조직개편을 하면서 생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전자차트시장 점유율 1위 '유비케어' 역시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다는 전언이다.

의료정보화업체 한 관계자는 "의원급 전자차트를 통한 수익사업은 이미 한계에 도달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어 "전자차트 이용료 인상도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수익성이 악화된 유비케어가 직원들을 상대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고, 일부 직원들이 실제로 퇴사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유비케어 직원의 명예퇴직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나왔던 이야기"라며 "올해 상반기만 하더라도 12~13명이 퇴사한데 이어 최근까지 약 20명의 과장급 핵심개발 인력이 타 회사로 이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소문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여러차례 유비케어 홍보팀과 연락을 취했으나 끝내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대학병원 EMR(전자의무기록)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이지케어텍' 또한 조만간 인력 구조조정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지케어텍이 최근 분당서울대병원 차세대 EMR 개발을 완료하면서 프로젝트에 투입된 대규모 인력의 향후 활용방안을 고심하고 있다는 것.

업계에 따르면, 이지케어텍은 분당서울대병원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최근 2년간 100명이 넘는 인력을 충원했다.

하지만 대형 프로젝트가 끝난 상황에서 대규모 후속사업이 없다보니 많은 인력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고 있다는 소문이다.

이에 대해 이지케어텍 홍보팀 관계자는 아무런 근거 없는 소문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최근 2년 동안 60~70명의 직원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도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분당서울대병원 사업이 끝나긴 했지만 매년 진행해야 할 정부 국책과제가 꾸준히 30~40건에 달하고 연구개발사업도 여전히 많다"며 "더욱이 사우디아라비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 조만간 대규모 해외사업을 준비하고 있어 오히려 15~20명의 직원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이지케어텍과 서울대병원이 함께 들어가는 해외사업은 3~4년이 소요되는 분당서울대병원급 대규모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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