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설문조사 해놓고 논의 전무…책임질 장관도 없다
10여년에 걸친 논의끝에 급물살을 탔던 인턴제 폐지 등 수련제도 개편안이 사상 초유의 의대생 전수조사라는 극단적 처방에도 불구하고 복지부의 장고로 표류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이같은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올 가능성이 높지만 이에 대해 답변할 장관이 사의를 분명히 하고 있다는 점에서 파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련제도 개편안 표류…설문조사 무용지물
인턴제도 페지를 골자로 하는 수련제도 개편안은 보건복지부가 교육부와 의료계의 의견을 받아들여 지난 2010년 대한의학회에 연구 용역을 맡기면서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이에 맞춰 의학회는 인턴제도를 폐지하고 NR(New Resident)을 운용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수련제도 개편안을 만들어 보고했고, 복지부는 2012년 7월 수련제도 개편 TF팀을 구성해 이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복지부와 의사협회, 의학회, 병원협회, 의대-의전원 학장협의회, 전공의협의회 등이 참여한 이 TF팀은 2015년 인턴 폐지를 목적으로 구체적인 일정을 조율하기 시작했고, 이에 맞춰 복지부는 2015년 인턴 폐지 입법예고를 준비했다.
하지만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터져나왔다. 의대생들이 당사자인 자신들의 의견없이 인턴제도를 폐지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예상외의 반발에 당황한 복지부는 결국 의대생들과 논의를 진행하겠다며 입법예고안을 거둬들였고, 이후 전국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 협회와 의견을 조율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같은 논의는 쉽게 해결이 나지 않았다. 2만명에 달하는 의대생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진로탐색 기능과 지방대 차별 등에 대해 계속해서 의견이 갈리면서 사실상 인턴 폐지안은 복지부와 의대생들간의 줄다리기 양상으로 빠져들었다.
이로 인해 의대협과 복지부는 묘안을 생각해낸다. 바로 인턴 폐지 시기를 놓고 전국 의대생 전수조사를 실시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하지만 설문조사는 결코 답이 되지 못했다. 총 1만 515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에서 2016년 시행을 선택한 학생이 4723명으로 45.2%, 2015년을 선택한 학생이 4321명(41.3%)로 의견이 양분됐기 때문이다.
당초 논의했던 대로 과반수 의견이 되지 않으면 2순위, 3순위 조사를 합산해 결정하기로 한 만큼 이를 적용할 경우 2018년 시행이 유력하지만 이 또한 반발을 피할 수는 없는 모험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복지부는 선뜻 이 결과에 대한 정책 방향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밖으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선택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모양새다.
전수조사를 무조건 수용해 폐지 시기를 입법예고하겠다고 공언했던 것과는 다소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로 인해 인턴제도 폐지안은 또 다시 표류하고 있다. 특히 복지부가 이러한 상황에 대해 답변을 거부하면서 사실상 논의 자체가 중단됐다는 표현이 타당하다.
실제로 지난 7월 초 전수조사 결과가 발표된 이후 복지부는 이에 대한 언급을 꺼리고 있다.
당초 8월 초까지 결론을 내겠다고 시간을 벌었지만 이후 진행된 논의는 없었고 의대생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면담까지 거부하며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과과정은 물론, 수련제도 개편을 진행해야 하는 각 의과대학들과 수련병원들도 사실상 방관에 들어갔다.
복지부가 결론을 내려주지 않는 이상 아무 것도 진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A의대 학장은 "시행 시기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교과과정부터 바꿀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며 "가뜩이나 장관까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인데 우선 지켜보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설상가상' 진영 장관 사의 표명…인턴제 폐지 안개속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이번 국정감사에서 이같은 내용이 지적될 것으로 내다보는 분위기가 강했다.
모든 상황이 정리된 상태에서 아무런 결정도 내지 못해 의대생과 의대, 수련병원까지 방황하게 만든 책임은 비판의 대상으로 충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돌연 진영 복지부 장관이 국감을 앞두고 사의를 표명하면서 인턴제 폐지는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안개속에 빠져버렸다.
의대생 전수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인턴제도 폐지 시기를 결정하고 이를 입법예고해야 할 주체가 돌연 공석이 됐기 때문이다.
의대-의전원 학장협의회 관계자는 "사실 복지부로서도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였던 만큼 외부의 압력을 기대했을 수도 있다"며 "가령 국감에서 빨리 해결하지 못하냐는 지적을 받으면 이를 핑계삼아 서둘러 입법예고를 진행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장관이 돌연 사의를 표했으니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차관이 결정하고 밀어붙일 수 있는 사안이 아니지 않느냐"고 내다봤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인턴제도 폐지안이 또 다시 공염불이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 이를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이 없다는 것이다.
의학회 관계자는 "사실 공직사회 특성상 전임자가 추진하던 일을 이어 받아 하는 경우가 극히 적다"며 "더욱이 이렇게 꼬여버린 문제를 굳이 맡아서 책임지려 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논의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본다"며 "누가 후임 장관으로 오던 최우선 과제가 되기는 힘든 문제"라고 전망했다.
이로 인해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이같은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올 가능성이 높지만 이에 대해 답변할 장관이 사의를 분명히 하고 있다는 점에서 파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련제도 개편안 표류…설문조사 무용지물
인턴제도 페지를 골자로 하는 수련제도 개편안은 보건복지부가 교육부와 의료계의 의견을 받아들여 지난 2010년 대한의학회에 연구 용역을 맡기면서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이에 맞춰 의학회는 인턴제도를 폐지하고 NR(New Resident)을 운용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수련제도 개편안을 만들어 보고했고, 복지부는 2012년 7월 수련제도 개편 TF팀을 구성해 이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복지부와 의사협회, 의학회, 병원협회, 의대-의전원 학장협의회, 전공의협의회 등이 참여한 이 TF팀은 2015년 인턴 폐지를 목적으로 구체적인 일정을 조율하기 시작했고, 이에 맞춰 복지부는 2015년 인턴 폐지 입법예고를 준비했다.
하지만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터져나왔다. 의대생들이 당사자인 자신들의 의견없이 인턴제도를 폐지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예상외의 반발에 당황한 복지부는 결국 의대생들과 논의를 진행하겠다며 입법예고안을 거둬들였고, 이후 전국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 협회와 의견을 조율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같은 논의는 쉽게 해결이 나지 않았다. 2만명에 달하는 의대생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진로탐색 기능과 지방대 차별 등에 대해 계속해서 의견이 갈리면서 사실상 인턴 폐지안은 복지부와 의대생들간의 줄다리기 양상으로 빠져들었다.
이로 인해 의대협과 복지부는 묘안을 생각해낸다. 바로 인턴 폐지 시기를 놓고 전국 의대생 전수조사를 실시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하지만 설문조사는 결코 답이 되지 못했다. 총 1만 515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에서 2016년 시행을 선택한 학생이 4723명으로 45.2%, 2015년을 선택한 학생이 4321명(41.3%)로 의견이 양분됐기 때문이다.
당초 논의했던 대로 과반수 의견이 되지 않으면 2순위, 3순위 조사를 합산해 결정하기로 한 만큼 이를 적용할 경우 2018년 시행이 유력하지만 이 또한 반발을 피할 수는 없는 모험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복지부는 선뜻 이 결과에 대한 정책 방향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밖으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선택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모양새다.
전수조사를 무조건 수용해 폐지 시기를 입법예고하겠다고 공언했던 것과는 다소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로 인해 인턴제도 폐지안은 또 다시 표류하고 있다. 특히 복지부가 이러한 상황에 대해 답변을 거부하면서 사실상 논의 자체가 중단됐다는 표현이 타당하다.
실제로 지난 7월 초 전수조사 결과가 발표된 이후 복지부는 이에 대한 언급을 꺼리고 있다.
당초 8월 초까지 결론을 내겠다고 시간을 벌었지만 이후 진행된 논의는 없었고 의대생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면담까지 거부하며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과과정은 물론, 수련제도 개편을 진행해야 하는 각 의과대학들과 수련병원들도 사실상 방관에 들어갔다.
복지부가 결론을 내려주지 않는 이상 아무 것도 진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A의대 학장은 "시행 시기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교과과정부터 바꿀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며 "가뜩이나 장관까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인데 우선 지켜보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설상가상' 진영 장관 사의 표명…인턴제 폐지 안개속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이번 국정감사에서 이같은 내용이 지적될 것으로 내다보는 분위기가 강했다.
모든 상황이 정리된 상태에서 아무런 결정도 내지 못해 의대생과 의대, 수련병원까지 방황하게 만든 책임은 비판의 대상으로 충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돌연 진영 복지부 장관이 국감을 앞두고 사의를 표명하면서 인턴제 폐지는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안개속에 빠져버렸다.
의대생 전수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인턴제도 폐지 시기를 결정하고 이를 입법예고해야 할 주체가 돌연 공석이 됐기 때문이다.
의대-의전원 학장협의회 관계자는 "사실 복지부로서도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였던 만큼 외부의 압력을 기대했을 수도 있다"며 "가령 국감에서 빨리 해결하지 못하냐는 지적을 받으면 이를 핑계삼아 서둘러 입법예고를 진행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장관이 돌연 사의를 표했으니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차관이 결정하고 밀어붙일 수 있는 사안이 아니지 않느냐"고 내다봤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인턴제도 폐지안이 또 다시 공염불이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 이를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이 없다는 것이다.
의학회 관계자는 "사실 공직사회 특성상 전임자가 추진하던 일을 이어 받아 하는 경우가 극히 적다"며 "더욱이 이렇게 꼬여버린 문제를 굳이 맡아서 책임지려 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논의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본다"며 "누가 후임 장관으로 오던 최우선 과제가 되기는 힘든 문제"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