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도 협회도 못 믿겠다

발행날짜: 2013-09-30 06:20:48
"실망감이 크다. 기대할 게 있어야 참석하지 않겠나."

몇일 전 만난 한 전문병원 관계자의 말이다.

지난 27일 열린 대한전문병원협의회 제2회 학술세미나에는 지난해 대비 회원 병원의 참석이 줄었다.

행사에 참석한 모 병원 관계자는 "작년에는 다른 병원 직원들과 인사도 나눴는데 올해는 참석률이 저조한 것 같아 아쉽다"고 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일까.

이날 복지부 권덕철 국장은 지난 2년간 전문병원들은 높은 의료의 질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이고 우수한 의료진과 친절한 서비스로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며 높게 평가했다.

실제로 이날 권 국장은 전문병원의 진료실적이 다른 의료기관에 비해 우수하다고도 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전문병원의 효율성이 입증된 만큼 앞으로 정부가 적극 나서 홍보전략을 세우고 이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복지부 국장의 호언장담에 전문병원들의 반응은 영 미지근하다.

그도 그럴 것이 복지부는 전문병원 지정 이전부터 수차례 전문성을 유지하는 만큼의 수가가산 등 핑크빛 미래를 제시했지만 2년이 지난 현재까지 달라진 것은 없다.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전문병원 관계자는 "정부가 준 것은 간판 뿐이다. 혜택은 없고 지켜야할 규제만 늘어 1년 후 재지정에 응해야할 지 고민"이라고 했다.

게다가 최근 일부 전문병원과 전문병원을 표방하는 의료기관이 과대광고 및 과잉진료로 부정적인 인식까지 생겨나면서 전문병원에 대해 회의감에 빠지고 있다.

복지부에 대한 실망감은 이제 전문병원협의회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올해 학술세미나에 참석이 저조한 원인은 회원 병원의 이같은 정서가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복지부는 1년 후 실시할 전문병원에 대한 재평가에선 새로운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분주하다. 하지만 그전에 정부에 등돌린 전문병원들의 마음부터 잡는 게 우선이지 않을까 싶다.

오피니언 기사

댓글

댓글운영규칙
댓글을 입력해 주세요.
더보기
약관을 동의해주세요.
닫기
댓글운영규칙
댓글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으며 전체 아이디가 노출되지 않습니다.
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