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원장, 자보사와 진료비 전쟁…"황당한 삭감 기준 개선해야"
"민사 소송과 관련해 탄원하오니 선처를 부탁드립니다."
최근 대한개원영상의학과의사회의 총회 겸 학술대회장에서는 난데없는 탄원서 용지가 회원들의 눈길을 끌었다.
지난 해부터 모 자동차보험회사와 진료비 지급 분쟁을 겪던 A회원이 민사에서 승소했지만 자보사가 항소해 분쟁의 소용돌이에 다시 휩싸였다는 소식이었다.
의사회까지 나서 자보사와의 분쟁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회원의 심정을 헤아려 달라고 나서게 된 사연은 무엇일까. 자보사와 9건의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원장을 만나 전말을 들었다.
황당한 기준…"촬영만 했는데 삭감이라니"
A원장과 모 자보사와의 악연이 시작된 것은 지난 해 초.
갑자기 해당 자보사가 사전 동의도 없이 "CT와 MRI는 보존적 치료없이는 지급 보증을 해 줄 수 없다"는 방침을 들고 나왔다.
자보사는 여러 건의 머리 CT 검사에 대해 불필요하고 과잉 검사라는 취지로 분쟁심의회에 심사를 청구했고 분쟁심의회 역시 삭감 결정을 내렸다.
A원장은 황당했다.
다른 주치의로부터 머리 CT 검사가 필요하다는 진료의뢰소견서를 받고 온 환자를 촬영했을 뿐인데 삭감 대상이 검사를 결정한 주치의가 아니라 자신의 책임이 됐기 때문이다.
분쟁심의위원회도 환자의 검사 필요 여부를 결정한 주치의에겐 아무런 책임을 묻지 않는 대신 촬영을 진행한 A원장에게만 '검사 과잉'의 굴레를 씌웠다.
교통 사고를 당한 환자의 정상 여부를 알 수있는 방법은 검사밖에 없는데 검사 결과가 정상으로 나왔다고 삭감을 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아 보였다.
삭감된 금액은 총 9건으로 180만원에 달했다. 소송을 벌이기에 적지도 많지도 않은 금액이었지만 A원장은 결국 법적 다툼을 결정했다.
"고작 180만원 받으려고 변호사 비용 1천만 썼겠나"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은 자보사가 지급의사를 철회하거나 보험회사의 보상 범위를 벗어난 비용은 병의원이 직접 교통사고 환자에게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A원장은 각 환자들에게 삭감된 CT 비용을 청구하는 소송을 벌이면 문제가 쉽게 끝날 걸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번엔 경우가 좀 달랐다.
삭감된 CT 촬영비용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자 자보사가 교통사고 환자를 대신해 소송 비용을 부담하고 직접 대리인의 자격을 자처하고 나선 것.
A원장은 자보사가 대기업의 지위를 이용해 개원가 길들이기에 나섰다는 생각에 끝까지 가보자는 각오로 변호사까지 선임했다.
적게는 10만원에 불과한 CT 검사에 대해서도 분쟁심의위원회 심사를 요청하는 등 횡포가 극에 달했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A원장은 "자보사가 분심위로 넘어가면 보통 결과가 나오는데 6개월이 걸린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많은 원장들이 몇개월에 걸친 진료비 분쟁만으로도 지쳐 '차라리 안 받고 만다'는 식으로 포기하게 된다"고 전했다.
그는 "고작 삭감된 180만원을 받으려고 소송을 하는 게 아니라 불합리한 제도와 관행을 고치려고 싸움을 벌이는 것"이라면서 "변호사 선임 비용만 1천만원 가까이 썼지만 돈이 더 들더라도 대법원까지 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 해부터 올해까지 이어진 9건의 소송 중 A원장의 전적은 4승 5패. 4승에 대해선 자보사 측이 항소를, 5패에 대해선 A원장이 항소한 상태다.
그는 "자보 심사가 심평원으로 위탁이 되면서 변화를 기대했지만 오히려 삭감률이 증가한 것 같아 실망했다"면서 "타 임상의의 촬영 의뢰에 대한 삭감 처분을 영상의학과가 지는 관행을 이제라도 고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대한개원영상의학과의사회의 총회 겸 학술대회장에서는 난데없는 탄원서 용지가 회원들의 눈길을 끌었다.
지난 해부터 모 자동차보험회사와 진료비 지급 분쟁을 겪던 A회원이 민사에서 승소했지만 자보사가 항소해 분쟁의 소용돌이에 다시 휩싸였다는 소식이었다.
의사회까지 나서 자보사와의 분쟁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회원의 심정을 헤아려 달라고 나서게 된 사연은 무엇일까. 자보사와 9건의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원장을 만나 전말을 들었다.
황당한 기준…"촬영만 했는데 삭감이라니"
A원장과 모 자보사와의 악연이 시작된 것은 지난 해 초.
갑자기 해당 자보사가 사전 동의도 없이 "CT와 MRI는 보존적 치료없이는 지급 보증을 해 줄 수 없다"는 방침을 들고 나왔다.
자보사는 여러 건의 머리 CT 검사에 대해 불필요하고 과잉 검사라는 취지로 분쟁심의회에 심사를 청구했고 분쟁심의회 역시 삭감 결정을 내렸다.
A원장은 황당했다.
다른 주치의로부터 머리 CT 검사가 필요하다는 진료의뢰소견서를 받고 온 환자를 촬영했을 뿐인데 삭감 대상이 검사를 결정한 주치의가 아니라 자신의 책임이 됐기 때문이다.
분쟁심의위원회도 환자의 검사 필요 여부를 결정한 주치의에겐 아무런 책임을 묻지 않는 대신 촬영을 진행한 A원장에게만 '검사 과잉'의 굴레를 씌웠다.
교통 사고를 당한 환자의 정상 여부를 알 수있는 방법은 검사밖에 없는데 검사 결과가 정상으로 나왔다고 삭감을 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아 보였다.
삭감된 금액은 총 9건으로 180만원에 달했다. 소송을 벌이기에 적지도 많지도 않은 금액이었지만 A원장은 결국 법적 다툼을 결정했다.
"고작 180만원 받으려고 변호사 비용 1천만 썼겠나"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은 자보사가 지급의사를 철회하거나 보험회사의 보상 범위를 벗어난 비용은 병의원이 직접 교통사고 환자에게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A원장은 각 환자들에게 삭감된 CT 비용을 청구하는 소송을 벌이면 문제가 쉽게 끝날 걸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번엔 경우가 좀 달랐다.
삭감된 CT 촬영비용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자 자보사가 교통사고 환자를 대신해 소송 비용을 부담하고 직접 대리인의 자격을 자처하고 나선 것.
A원장은 자보사가 대기업의 지위를 이용해 개원가 길들이기에 나섰다는 생각에 끝까지 가보자는 각오로 변호사까지 선임했다.
적게는 10만원에 불과한 CT 검사에 대해서도 분쟁심의위원회 심사를 요청하는 등 횡포가 극에 달했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A원장은 "자보사가 분심위로 넘어가면 보통 결과가 나오는데 6개월이 걸린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많은 원장들이 몇개월에 걸친 진료비 분쟁만으로도 지쳐 '차라리 안 받고 만다'는 식으로 포기하게 된다"고 전했다.
그는 "고작 삭감된 180만원을 받으려고 소송을 하는 게 아니라 불합리한 제도와 관행을 고치려고 싸움을 벌이는 것"이라면서 "변호사 선임 비용만 1천만원 가까이 썼지만 돈이 더 들더라도 대법원까지 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 해부터 올해까지 이어진 9건의 소송 중 A원장의 전적은 4승 5패. 4승에 대해선 자보사 측이 항소를, 5패에 대해선 A원장이 항소한 상태다.
그는 "자보 심사가 심평원으로 위탁이 되면서 변화를 기대했지만 오히려 삭감률이 증가한 것 같아 실망했다"면서 "타 임상의의 촬영 의뢰에 대한 삭감 처분을 영상의학과가 지는 관행을 이제라도 고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