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3대 비급여정책 의료전달체계 붕괴 방점" 우려 증폭
"나한테 진료받으나 종합병원 의사에게 가나 같은 돈 낸다고 하면 다 나한테 오지 누가 거기 가겠어."
국내 암 수술의 대가인 A교수가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3대 비급여 개선안을 두고 가장 먼저 꺼낸 말이다.
보건복지부가 환자 부담 감소를 위해 내놓은 3대 비급여 개선안. 이에 대해 병원계는 의료전달체계 붕괴의 방점을 찍은 제도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형병원-종합병원 가격 장벽 무너졌다"
A교수는 "지금까지 환자가 오면 나 뿐만 아니라 영상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등 모든 의사가 선택진료 의사일 뿐만 아니라 병상도 없어 특실이나 1인실에 들어가야 하니 돈이 많이 든다고 설명해 줬다"면서 "어렵지 않은 수술을 굳이 비싸게 할 필요 없으니 가격을 비교해 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로 인해 선택진료의사가 아닌 후배에게 수술을 받거나 종합병원으로 발길을 돌리는 환자도 꽤 있었다"며 "하지만 이제는 누가 그쪽으로 가겠냐"고 강조했다.
비급여 금액으로 인해 대형병원과 종합병원간에 존재하던 가격 장벽이 붕괴됐다는 말이다.
복지부가 발표한 비급여 제도 개선 방안에 따르면 2014년부터 선택진료비 가산 폭을 조정해 2017년이 되면 현재 금액의 20% 수준으로 비용이 감축된다.
여기에 남은 비용은 건강보험이 50%를 지원한다.
만약 현재 대형병원에서 수술을 받아 100만원의 선택진료비가 들었다면 2017년에는 동일한 수술을 받는다 해도 10만원만 내면 된다는 뜻이다.
선택진료의사 또한 크게 줄어든다. 2016년이 되면 선택진료 대상 의사가 진료과목별 30%로 조정되기 때문. 현재 5700명에 달하는 선택진료의사수가 2000명으로 감소하는 것이다.
병원계가 우려하는 부분은 여기에 있다. 과거 이같은 선택진료비에 부담을 느껴 대형병원 방문을 꺼리던 환자들도 이제는 아무런 부담없이 선택진료 의사를 선택하지 않겠냐는 우려다.
B대학병원의 암 센터장은 "암에 대한 보장성이 90%를 넘어서면서 빅5병원 집중 현상이 가속화 됐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그나마 최소한의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 것이 3대 비급여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사실 암으로 입원하면 병원비의 90%는 의료비가 아닌 선택진료비와 병실료"라며 "이러한 비용 차이가 일정 부분 게이트 키퍼 역할을 해왔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병원내 집중현상도 우려 "수련제도도 망가질 것"
이러한 문제로 인해 대형병원에서도 일정한 의사에게 환자가 몰리는 또 다른 집중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선택진료비 부담이 없는 상황에서 굳이 경험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교수들에게 수술을 받으려는 환자가 있겠냐는 우려다.
A교수는 "나한테 수술 받으나 조교수한테 수술 받으나 금액이 똑 같은데 몇달 기다리는 한이 있어도 나한테 오지 않겠냐"고 털어놨다.
이로 인해 수련제도도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수술 경험을 쌓아야 하는 전임의들이나 조교수들이 집도를 하지 못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B대학병원 암센터장은 "간단한 수술은 전임의나 조교수들이 맡아서 집도하며 경험을 쌓아야 하는데 어느 환자가 이를 원하겠느냐"며 "병원이나 교수들 입장에서도 설득할 명분이 없다"고 토로했다.
병실료 또한 같은 작용…"환자 불만도 우려"
상급병실료도 이런 현상을 부추길 것이라는 의견이다. 특히 상급종합병원들은 일반 병상을 70%까지 늘려야 한다는 점에서 장기입원의 폐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B대학병원 암센터장은 "지금까지는 상급병실료가 워낙 비싸니 퇴원하지 말라고 해도 서둘러 퇴원하지 않았느냐"면서 "선택진료비 없애고, 일반 병상 늘려놓으면 대형병원 병상들이 순식간에 호스피스 병동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복지부가 4, 5인실 기준병상 본인부담금을 큰 폭으로 낮추면서 이같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복지부는 2015년부터 현재 기준병상 환자 본인 부담금인 6만 7천원을 지금의 36% 수준인 2만 4천원으로 낮출 계획이다.
일부에서는 환자 불만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대형병원의 특성상 상급병실을 원하는 환자도 많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미 공간 배치가 끝난 병동들을 어떻게 다시 개조할 수 있겠냐는 목소리도 많다.
C대학병원 기획실장은 "결국 지금 6인 병동을 4인 병동으로 바꿔야 한다는 뜻인데 여기서 빼낸 2개 베드는 어디에 놓느냐"며 "일부 2인실을 4인실로 개조해야 하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공간이 넓고 전망이 좋은 과거 2인실에 입원한 환자들에게 특혜를 준다고 생각하는 환자도 생겨날 것"이라며 "또한 기꺼이 금액을 지불하고 특실이나 1인실을 가겠다는 환자들의 불만은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국내 암 수술의 대가인 A교수가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3대 비급여 개선안을 두고 가장 먼저 꺼낸 말이다.
보건복지부가 환자 부담 감소를 위해 내놓은 3대 비급여 개선안. 이에 대해 병원계는 의료전달체계 붕괴의 방점을 찍은 제도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형병원-종합병원 가격 장벽 무너졌다"
A교수는 "지금까지 환자가 오면 나 뿐만 아니라 영상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등 모든 의사가 선택진료 의사일 뿐만 아니라 병상도 없어 특실이나 1인실에 들어가야 하니 돈이 많이 든다고 설명해 줬다"면서 "어렵지 않은 수술을 굳이 비싸게 할 필요 없으니 가격을 비교해 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로 인해 선택진료의사가 아닌 후배에게 수술을 받거나 종합병원으로 발길을 돌리는 환자도 꽤 있었다"며 "하지만 이제는 누가 그쪽으로 가겠냐"고 강조했다.
비급여 금액으로 인해 대형병원과 종합병원간에 존재하던 가격 장벽이 붕괴됐다는 말이다.
복지부가 발표한 비급여 제도 개선 방안에 따르면 2014년부터 선택진료비 가산 폭을 조정해 2017년이 되면 현재 금액의 20% 수준으로 비용이 감축된다.
여기에 남은 비용은 건강보험이 50%를 지원한다.
만약 현재 대형병원에서 수술을 받아 100만원의 선택진료비가 들었다면 2017년에는 동일한 수술을 받는다 해도 10만원만 내면 된다는 뜻이다.
선택진료의사 또한 크게 줄어든다. 2016년이 되면 선택진료 대상 의사가 진료과목별 30%로 조정되기 때문. 현재 5700명에 달하는 선택진료의사수가 2000명으로 감소하는 것이다.
병원계가 우려하는 부분은 여기에 있다. 과거 이같은 선택진료비에 부담을 느껴 대형병원 방문을 꺼리던 환자들도 이제는 아무런 부담없이 선택진료 의사를 선택하지 않겠냐는 우려다.
B대학병원의 암 센터장은 "암에 대한 보장성이 90%를 넘어서면서 빅5병원 집중 현상이 가속화 됐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그나마 최소한의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 것이 3대 비급여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사실 암으로 입원하면 병원비의 90%는 의료비가 아닌 선택진료비와 병실료"라며 "이러한 비용 차이가 일정 부분 게이트 키퍼 역할을 해왔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병원내 집중현상도 우려 "수련제도도 망가질 것"
이러한 문제로 인해 대형병원에서도 일정한 의사에게 환자가 몰리는 또 다른 집중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선택진료비 부담이 없는 상황에서 굳이 경험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교수들에게 수술을 받으려는 환자가 있겠냐는 우려다.
A교수는 "나한테 수술 받으나 조교수한테 수술 받으나 금액이 똑 같은데 몇달 기다리는 한이 있어도 나한테 오지 않겠냐"고 털어놨다.
이로 인해 수련제도도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수술 경험을 쌓아야 하는 전임의들이나 조교수들이 집도를 하지 못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B대학병원 암센터장은 "간단한 수술은 전임의나 조교수들이 맡아서 집도하며 경험을 쌓아야 하는데 어느 환자가 이를 원하겠느냐"며 "병원이나 교수들 입장에서도 설득할 명분이 없다"고 토로했다.
병실료 또한 같은 작용…"환자 불만도 우려"
상급병실료도 이런 현상을 부추길 것이라는 의견이다. 특히 상급종합병원들은 일반 병상을 70%까지 늘려야 한다는 점에서 장기입원의 폐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B대학병원 암센터장은 "지금까지는 상급병실료가 워낙 비싸니 퇴원하지 말라고 해도 서둘러 퇴원하지 않았느냐"면서 "선택진료비 없애고, 일반 병상 늘려놓으면 대형병원 병상들이 순식간에 호스피스 병동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복지부가 4, 5인실 기준병상 본인부담금을 큰 폭으로 낮추면서 이같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복지부는 2015년부터 현재 기준병상 환자 본인 부담금인 6만 7천원을 지금의 36% 수준인 2만 4천원으로 낮출 계획이다.
일부에서는 환자 불만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대형병원의 특성상 상급병실을 원하는 환자도 많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미 공간 배치가 끝난 병동들을 어떻게 다시 개조할 수 있겠냐는 목소리도 많다.
C대학병원 기획실장은 "결국 지금 6인 병동을 4인 병동으로 바꿔야 한다는 뜻인데 여기서 빼낸 2개 베드는 어디에 놓느냐"며 "일부 2인실을 4인실로 개조해야 하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공간이 넓고 전망이 좋은 과거 2인실에 입원한 환자들에게 특혜를 준다고 생각하는 환자도 생겨날 것"이라며 "또한 기꺼이 금액을 지불하고 특실이나 1인실을 가겠다는 환자들의 불만은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