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사를 힘으로 제압하려는가

메디칼타임즈
발행날짜: 2014-03-03 06:00:49
보건복지부가 의사들의 집단휴진을 힘으로 제압할 태세다. 이미 잘 알려지 바와 같이 의협은 1일 전국의 의사들을 대상으로 총파업 찬반 투표를 한 결과를 발표했다. 21일부터 28일까지 투표한 결과 총파업 찬성 76.69%, 반대 23.28%로 집계됐다.

이는 의사들의 대부분이 의협과 복지부가 의료발전협의회에서 논의해 발표한 의정협의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피력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노환규 회장은 "왜 의사 4명 중 3명 이상이 총파업에 찬성한 것은 원격진료, 의료영리화 정책이 얼마나 위험한 정책인지 잘 알고 있으며, 37년간 계속된 건강보험이 의료왜곡을 낳고 있으며, 의사들은 절실하게 변화를 원한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라고 환기시켰다.

의협은 이미 여러 차례 의료발전협의회에서 논의한 결과를 전체 의사 투표에 붙여 수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지부 권덕철 보건의료정책관은 2일 기자회견에서 "의협이 의료발전협의회 결과를 부정하고 거부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또 권 정책관은 "의협이 집단휴진을 철회하지 않는 한 대화에 응할 이유가 없고, (집단휴진 예정일인) 10일부터 법적 대응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의료계가 총파업을 선언한 상황에서 복지부가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해 우선적으로 할 일은 대화를 통해 절충점을 찾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업에 들어가면 대화를 하지 않겠다거나, 휴진 즉시 주동자와 휴진에 참가한 의사와 의료기관을 모두 사법처리하겠다는 게 박근혜 대통령이 주문한 비정상의 정상화인지 의심스럽다.

의사와 환자간 원격진료는 일부 장점도 있지만 일차의료를 붕괴시킬 수 있는 핵폭탄이다. 투자활성화대책 역시 의료왜곡을 심화시킬 게 뻔하다. 건강보험제도 역시 수술이 시급하다. 복지부는 의사 77%가 총파업에 찬성했다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철도노조 파업사태 때처럼 힘으로 의사들을 제압할 수는 있어도 망가진 의료제도를 정상화시킬 수는 없다.

오피니언 기사

댓글

댓글운영규칙
댓글을 입력해 주세요.
더보기
약관을 동의해주세요.
닫기
댓글운영규칙
댓글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으며 전체 아이디가 노출되지 않습니다.
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