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국제사업본부장 "품질과 타협 없다…중국도 겨냥"
일본은 곧잘 '가깝고도 먼 나라'로 표현된다. 의약품 시장은 더 그렇다. 손에 닿을 듯 하지만 진출하기가 여간 까다로운게 아니다.
국내 제약사는 누구나 의약품 선진국 일본 진출을 꿈꾼다. 하지만 이들은 일본의 현미경 수출 심사에 번번히 뒷목을 잡는다. 포장지에 점 하나만 찍혀 있어도 불합격 판정 내린다니 말 다했다.
그만큼 일본 수출은 소수 제약사에게만 허락된 영역이다.
영진약품은 소위 '수출 좀 할 줄 아는 제약사'다.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 '일본 수출 비중이 높은 회사'다. 전체 매출에서 수출 비중이 40%인데 이중 일본 수출이 70% 이상이다.
그렇다고 영진약품이 국내 상위제약사는 아니다. 매출액 기준 20위 언저리다.
영진약품은 어떻게 상위제약사도 힘들어하는 일본에 의약품을 수출할 수 있었을까.
김성수 국제사업본부장은 '품질 때문'이라고 자신한다.
30년 영진맨으로 살아오면서 회사 수출 부문의 중심축을 맡고 있는 김성수 본부장. 퇴직 후배들이 '막걸리 한 잔 대접하겠다'고 온다면 100% 성공한 삶이라고 말하는 그를 지난 2일 영진약품 본사에서 만나봤다.
영진은 수출 비중이 높다.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내수보다는 해외 시장을 택한 거 같다. 류병환 사장도 적극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 전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한국은 2%에 불과한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 좁은 시장에서 수많은 제약사들이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더 넓은 시장으로 나가야한다는 것이 사장님을 비롯한 임직원들의 생각이다.
류병환 사장님이 부임한지 4년이 다 됐다. 전 직원의 세계화가 사장님의 마인드였다. 부임하시자마자 교육도 많이 하셨다. 지금은 직원들 인식이 많이 바꼈다.
최근 영진약품은 수출 비중이 급격히 늘고 있다. 구체적인 수치를 들을 수 있나.
사장님이 부임한 2009년 당시 수출 부문은 200억원이 채 안됐는데 작년은 700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800억원이 목표다.
2020년에는 총 매출액 5000억원 중 3000억원이 수출에서 발생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전체 매출의 60% 수준이다. 그동안 여러가지 사업 구상한 것들이 100% 성공된다면 무리한 숫자도 아니라고 본다. 전 직원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최종적으로는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수출로 달성할 계획이다.
대부분 직장을 다니면서 목표를 리즈너블하게 잡고 맞쳐가는데 영진약품은 일단 상향 조정을 한다. 여기서 90%만 해도 리즈너블한 목표를 넘을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컨셉이다.
까다롭다는 일본 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던 배경을 알고 싶다.
영진약품은 국내에서 합성 공장을 최초 설립했다. 당시 페니실린 제제를 의약품 원료로 생산해 소량이지만 일본에 수출했다. 그것이 일본 진출의 씨앗이 됐다. 현재 일본에서는 영진약품 하면 항생제하면 잘 하는 회사로 알려졌다.
이후 2007년 세파계 항생제 전용 시설을 짓고 품질 경쟁력을 높였다. 세파계 항생제를 개발했고 특허 문제를 극복해 퍼스트제네릭의 특허가 끝나기 전에 일본 제네릭 회사에 공급했다. 경구용 세프카펜이라는 원료는 세파계 항생제 1, 2위를 다투는 제제가 됐다.
특히 일본 1위 제네릭 회사가 자국내 세파계 항생제 공장을 크로스했는데, 그 기계를 우리에게 무상으로 공급했다. 영진약품은 새 건물을 짓고 기계를 받아 그 회사에 제제 공급을 하고 있다.
일본 거래처들과 신뢰는 어떻게 형성했나.
품질 밖에 없다. 일본 회사들은 품질 증명이 되지 않으면 거래를 트지 않는다. 일단 작은 것부터 맡기고 괜찮다 싶으면 큰 것을 주문하는 식이다. 예를 들어 완제품 포장 박스에 점 하나라도 있으면 거래가 중지된다. 우리는 직원 하나하나가 품질 경쟁력에 대한 마인드를 갖고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2년전에는 직원 10여명을 일본에 보내 현지 품질관리 체계 등을 배우기도 했다.
수출에 관련된 회사 철학이 있나.
사장님은 품질은 일본, 가격은 중국이라고 표현하신다.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불가능하다고는 생각 안한다.
물론 일본이나 중국이나 품질은 같다. 가격이 달라서 쉽지는 않지만 품질은 물러설 계획이 없다. 그래야 롱런할 수 있다. 중국에 나간다고 절대 싼 원료 쓰지 않는다.
앞으로 공장은 2부제, 3부제를 돌리면 가능성 있다고 본다. 공장 사람들이 개선하려고 하는 새 프로세스나 이런 마인드를 갖고 접근하면 어렵지만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중국도 수준이 올라가고 있어 갭은 점점 좁혀질 것이다. 당장 어렵지만 미래를 보고 있다.
최근 중국 진출 등 해외 시장 개척에 활발한 모습이다. 글로벌에서 보는 한국 의약품은 어떤가.
불과 10년전만 해도 한국 의약품을 선호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우수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공장 수준만 봐도 글로벌 수준에 뒤쳐지지 않는다.
수출 업무를 진행하면서 내부적으로 어려움이 있었을거 같다.
처음에는 내수만 해도 잘 먹고 살았는데 굳이 해외로 가야하느냐는 분위기였다. 한국 제약업계의 폐착이라고 본다. 잘 나갔을 당시에 안주했던 것이다. 이런 직원들의 인식을 바꾸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영진약품의 일본 수출에 대한 국내 의료진의 반응은
영진약품이 일본에 원료 완제품을 수출한다고 하면 놀란다.
일본에 수출한다는 자체가 일단 품질은 믿고 넘어갈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도 마찬가지다. 영진약품 입사 후 공장에 있을 때 일본에 수출하다가 머리가 다 하얘졌다. 그만큼 일본은 까다로운 곳이다. 이런 부분을 아는 의사들에게 영진약품은 높은 평가를 받는다.
국내 제약사는 누구나 의약품 선진국 일본 진출을 꿈꾼다. 하지만 이들은 일본의 현미경 수출 심사에 번번히 뒷목을 잡는다. 포장지에 점 하나만 찍혀 있어도 불합격 판정 내린다니 말 다했다.
그만큼 일본 수출은 소수 제약사에게만 허락된 영역이다.
영진약품은 소위 '수출 좀 할 줄 아는 제약사'다.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 '일본 수출 비중이 높은 회사'다. 전체 매출에서 수출 비중이 40%인데 이중 일본 수출이 70% 이상이다.
그렇다고 영진약품이 국내 상위제약사는 아니다. 매출액 기준 20위 언저리다.
영진약품은 어떻게 상위제약사도 힘들어하는 일본에 의약품을 수출할 수 있었을까.
김성수 국제사업본부장은 '품질 때문'이라고 자신한다.
30년 영진맨으로 살아오면서 회사 수출 부문의 중심축을 맡고 있는 김성수 본부장. 퇴직 후배들이 '막걸리 한 잔 대접하겠다'고 온다면 100% 성공한 삶이라고 말하는 그를 지난 2일 영진약품 본사에서 만나봤다.
영진은 수출 비중이 높다.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내수보다는 해외 시장을 택한 거 같다. 류병환 사장도 적극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 전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한국은 2%에 불과한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 좁은 시장에서 수많은 제약사들이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더 넓은 시장으로 나가야한다는 것이 사장님을 비롯한 임직원들의 생각이다.
류병환 사장님이 부임한지 4년이 다 됐다. 전 직원의 세계화가 사장님의 마인드였다. 부임하시자마자 교육도 많이 하셨다. 지금은 직원들 인식이 많이 바꼈다.
최근 영진약품은 수출 비중이 급격히 늘고 있다. 구체적인 수치를 들을 수 있나.
사장님이 부임한 2009년 당시 수출 부문은 200억원이 채 안됐는데 작년은 700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800억원이 목표다.
2020년에는 총 매출액 5000억원 중 3000억원이 수출에서 발생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전체 매출의 60% 수준이다. 그동안 여러가지 사업 구상한 것들이 100% 성공된다면 무리한 숫자도 아니라고 본다. 전 직원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최종적으로는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수출로 달성할 계획이다.
대부분 직장을 다니면서 목표를 리즈너블하게 잡고 맞쳐가는데 영진약품은 일단 상향 조정을 한다. 여기서 90%만 해도 리즈너블한 목표를 넘을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컨셉이다.
까다롭다는 일본 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던 배경을 알고 싶다.
영진약품은 국내에서 합성 공장을 최초 설립했다. 당시 페니실린 제제를 의약품 원료로 생산해 소량이지만 일본에 수출했다. 그것이 일본 진출의 씨앗이 됐다. 현재 일본에서는 영진약품 하면 항생제하면 잘 하는 회사로 알려졌다.
이후 2007년 세파계 항생제 전용 시설을 짓고 품질 경쟁력을 높였다. 세파계 항생제를 개발했고 특허 문제를 극복해 퍼스트제네릭의 특허가 끝나기 전에 일본 제네릭 회사에 공급했다. 경구용 세프카펜이라는 원료는 세파계 항생제 1, 2위를 다투는 제제가 됐다.
특히 일본 1위 제네릭 회사가 자국내 세파계 항생제 공장을 크로스했는데, 그 기계를 우리에게 무상으로 공급했다. 영진약품은 새 건물을 짓고 기계를 받아 그 회사에 제제 공급을 하고 있다.
일본 거래처들과 신뢰는 어떻게 형성했나.
품질 밖에 없다. 일본 회사들은 품질 증명이 되지 않으면 거래를 트지 않는다. 일단 작은 것부터 맡기고 괜찮다 싶으면 큰 것을 주문하는 식이다. 예를 들어 완제품 포장 박스에 점 하나라도 있으면 거래가 중지된다. 우리는 직원 하나하나가 품질 경쟁력에 대한 마인드를 갖고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2년전에는 직원 10여명을 일본에 보내 현지 품질관리 체계 등을 배우기도 했다.
수출에 관련된 회사 철학이 있나.
사장님은 품질은 일본, 가격은 중국이라고 표현하신다.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불가능하다고는 생각 안한다.
물론 일본이나 중국이나 품질은 같다. 가격이 달라서 쉽지는 않지만 품질은 물러설 계획이 없다. 그래야 롱런할 수 있다. 중국에 나간다고 절대 싼 원료 쓰지 않는다.
앞으로 공장은 2부제, 3부제를 돌리면 가능성 있다고 본다. 공장 사람들이 개선하려고 하는 새 프로세스나 이런 마인드를 갖고 접근하면 어렵지만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중국도 수준이 올라가고 있어 갭은 점점 좁혀질 것이다. 당장 어렵지만 미래를 보고 있다.
최근 중국 진출 등 해외 시장 개척에 활발한 모습이다. 글로벌에서 보는 한국 의약품은 어떤가.
불과 10년전만 해도 한국 의약품을 선호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우수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공장 수준만 봐도 글로벌 수준에 뒤쳐지지 않는다.
수출 업무를 진행하면서 내부적으로 어려움이 있었을거 같다.
처음에는 내수만 해도 잘 먹고 살았는데 굳이 해외로 가야하느냐는 분위기였다. 한국 제약업계의 폐착이라고 본다. 잘 나갔을 당시에 안주했던 것이다. 이런 직원들의 인식을 바꾸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영진약품의 일본 수출에 대한 국내 의료진의 반응은
영진약품이 일본에 원료 완제품을 수출한다고 하면 놀란다.
일본에 수출한다는 자체가 일단 품질은 믿고 넘어갈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도 마찬가지다. 영진약품 입사 후 공장에 있을 때 일본에 수출하다가 머리가 다 하얘졌다. 그만큼 일본은 까다로운 곳이다. 이런 부분을 아는 의사들에게 영진약품은 높은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