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지역 병의원 몰락 가속화…성남시 "경쟁 불가피"
성남시는 오는 오는 2017년 준공을 목표로, 지난해 11월 성남시의료원 건립 공사를 착수했다.
그러나 공사를 바라보는 인근 개원가의 마음은 불편하기만 하다.
당장은 성남시민의 의료 편의가 증진될 수 있을지 모르나, 장기적으로는 경증외래환자 진료 경쟁 등으로 인해 인근 개원가가 몰락하게 될 것이고 결국 주민의 일차의료기관 접근성도 저하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반면 시민사회단체 등은 성남시의료원이 들어서게 되면 성남 구시가지의 응급의료나 분만 등 미충족 필수의료에 대한 접근성이 개선될 것이라며 적극 반기는 분위기다.
메디칼타임즈는 성남시의료원 공사현장을 찾아가 개원가, 시민단체는 물론 성남시의 입장을 직접 들어봤다.
성남시의료원은 오는 2017년 3월 14일 개원을 목표로 1931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태평동 옛 시청사 부지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수정로 171번길 10에 연면적 2만4952평에 지하 4층, 지상 9층 규모로 건립된다.
성남시의료원은 심혈관·뇌혈관·관절센터 등 특성화센터와 응급의료센터를 비롯해 22개 진료과와 43개 진료실, 501개 병상을 갖추게 되고 전문의 66명이 상주할 예정이다.
기자가 찾은 성남시의료원 건립현장은 현재 공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었다.
턴키(turn key)방식의 공사에서 현재 우선시공만 마무리 지은 상태이며 설계가 마무리 되지 않았기 때문에 다음 시공에 착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사 현장에서 만난 성남시의료원 설립추진단 관계자는 "턴키방식의 공사에서 실시설계적격자가 선정된 상태"라며 "실시설계적격자가 설계하는 동시에 우선 시공할 수 있는 부분에만 계약하고 그 상태까지만 시공을 완료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언제부터 본격적인 공사가 착수할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이 관계자는 "설계가 마무리 안 된 상태이기 때문에 언제부터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할지는 딱히 말하기 어렵다"며 "일각에서는 준공을 2016년으로 보고 있지만 인위적으로 기간을 줄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성남시의료원 공사 현장을 나오는 길에 맞은편 건물의 '의료공백해소를 위한 성남 시립병원 설립 운동본부' 간판이 눈에 띄었다.
▲성남시립병원운동본부 "공공의료 집중…민간 경쟁 없을 것"
성남 시립병원 운동본부는 성남시 공공의료 확충에 주안점을 두고 있었다.
운동본부 오영선 집행위원장은 "의료혜택으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분들과 미충족 필수의료를 대상의 2차 의료기관을 통한 3차 의료기관급 진료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남시의료원의 공익적 적자는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며 단순한 적자가 아닌 시민을 위한 투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오 위원장은 "성남시의료원의 적자는 1년에 100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며 "5~6년 안에 의료원 경영이 정상화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성남시는 아트센터에 연간 180억원을, 분당 중앙공원에는 연간 200억원을, 3군데 보건소에도 개소당 70~80억원을 투입하고 있다"며 "성남시민의 건강을 위해 1년에 100억원 정도는 투자해야 한다고 본다. 단순한 적자가 아니라 시민을 위한 투자다"고 주장했다.
성남시의료원이 인근 개원가와 경쟁하는 구도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오 위원장은 "개원가와 경쟁하려는 생각은 없다. 의료원 설립은 인근 개원가와 경쟁하려는 목적이 아니다"며 "오히려 일차 의료기관에서 진료받을 수 있는 환자는 의료원에서 받지 않고 개원가로 연결해 주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통해 지역내 공공의료벨트를 만들 계획"이라며 "성남시 모든 의료계와 상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민들 "성남의료원 환영…큰 병원 들어서면 좋아"
성남시의료원 공사 현장 인근에서 만난 시민들은 성남시의료원 건립을 기다리는 눈치였다.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에 거주한다는 지영자 씨(사진 오른쪽. 가명. 여 71)는 "무릎이 안 좋아 인근 통증의학과의원을 다니고 있다"며 "자식들은 수술을 받으려고 하는데도 집 근처에 수술을 받을만한 병원이 없었는데 성남시의료원이 들어서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수정구 태평동에 거주하는 허종욱 씨(사진 왼쪽. 가명. 남 68)는 "아무래도 큰 병원에 다니는 게 마음이 편하다"며 "성남시의료원이 들어서면 굳이 큰 병원 찾아서 다른 동네까지 가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근 개원가는 성남시의료원이 들어서게 되면 개원가의 몰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성남시의료원 부지 500m 내에만 20개소에 가까운 동네의원들이 밀집해 있는 상황이다.
진료과도 마취통증의학과, 재활의학과, 내과, 소아청소녀과, 비뇨기과, 피부과 등 다양하다.
개원가 "성남의료원 들어서면 개원가 초토화"
인근 A의원 원장은 "바로 앞에 500병상 이상의 성남시의료원이 들어서면 기존 환자들이 거기로 몰릴 것은 뻔한 사실"이라며 "2017년 이후 인근 개원가의 폐업율이 상당할 것"으로 우려했다.
특히 노인 인구가 많은 지역적 특성과 오래된 개원가의 현실에 비쳐볼 때 의료원 건립에 따른 개원가의 몰락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성남시 구시가지는 노인 인구가 많아 재활이나 통증 치료 비율이 높다"며 "이 지역 개원가는 대부분 개원한지 오래됐기 때문에 새로운 시설과 장비를 앞세운 성남시의료원이 들어서면 기존 노인 환자들 역시 성남시의료원으로 몰리게 되고 개원가는 초토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명성 원장 "성남 구시가지 의료접근성 열악하지 않아"
성남 시민사회단체와의 주장과 달리 현재 성남 구시가지의 의료접근성은 열악하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성남시의료원 부지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김안과의원 김명성 원장은 "불과 10년전만 해도 환자 수요에 비해 대형병원이 없었기 때문에 의료접근성에 상당히 문제가 있었고 대형병원의 공급이 절실한 상황이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분당서울대병원만 해도 병상이 넘치는 상황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성남 구시가지에서 분당서울대병원이나 분당차병원, 분당제생병원과 거리가 멀다는 것은 납득이 안 간다"며 "응급차로 달리면 5~10분이면 도착한다. 의료접근성이 열악하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민간의료인 개원가를 포기하고 공공병원인 성남시의료원을 세웠을 때 기존 의료의 질과 동일한 효과는 보장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김 원장은 "우리나라는 전국민건강보험을 통해 제도상으로 민간의료기관이 공공의료 역할을 하고 있고, 공공의료는 현재 의료급여 환자 등 제도적으로 어쩔 수 없이 의료혜택을 충분히 못받는 부분에 대해 접근해야 마땅하다"며 "극단적으로 성남시의료원 설립으로 인해 인근 개원가의 10%만 몰락해도 환자들이 의료원으로 쏠리게 돼 의료의 질이 떨어지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성남시 "무작정 적자 감내 힘들어…민간 경쟁 불가피"
한편 성남시립병원 운동본부의 주장과 달리 성남시 측은 성남시의료원을 개원할 경우 인근 개원가와의 경쟁을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성남시의료원 설립추진단 관계자는 "성남시의료원은 지방의료원과 개념이 다르다"며 "복지부의 지원을 받으려는 당초 계획 때문에 의료원이라는 말이 붙었지만 지원을 못받게 돼 시비로 운영할 것이기 때문에 시립병원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성남시의료원이 공공병원인만큼 공공의료의 일정부분을 커버하는 것은 맞지만 미충족 의료나 의료급여 환자 진료 등에만 너무 치우치면서 무작정 적자를 감내할 수는 없다"며 "불가피한 부분은 인근 개원가와 경쟁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사를 바라보는 인근 개원가의 마음은 불편하기만 하다.
당장은 성남시민의 의료 편의가 증진될 수 있을지 모르나, 장기적으로는 경증외래환자 진료 경쟁 등으로 인해 인근 개원가가 몰락하게 될 것이고 결국 주민의 일차의료기관 접근성도 저하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반면 시민사회단체 등은 성남시의료원이 들어서게 되면 성남 구시가지의 응급의료나 분만 등 미충족 필수의료에 대한 접근성이 개선될 것이라며 적극 반기는 분위기다.
메디칼타임즈는 성남시의료원 공사현장을 찾아가 개원가, 시민단체는 물론 성남시의 입장을 직접 들어봤다.
성남시의료원은 오는 2017년 3월 14일 개원을 목표로 1931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태평동 옛 시청사 부지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수정로 171번길 10에 연면적 2만4952평에 지하 4층, 지상 9층 규모로 건립된다.
성남시의료원은 심혈관·뇌혈관·관절센터 등 특성화센터와 응급의료센터를 비롯해 22개 진료과와 43개 진료실, 501개 병상을 갖추게 되고 전문의 66명이 상주할 예정이다.
기자가 찾은 성남시의료원 건립현장은 현재 공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었다.
턴키(turn key)방식의 공사에서 현재 우선시공만 마무리 지은 상태이며 설계가 마무리 되지 않았기 때문에 다음 시공에 착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사 현장에서 만난 성남시의료원 설립추진단 관계자는 "턴키방식의 공사에서 실시설계적격자가 선정된 상태"라며 "실시설계적격자가 설계하는 동시에 우선 시공할 수 있는 부분에만 계약하고 그 상태까지만 시공을 완료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언제부터 본격적인 공사가 착수할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이 관계자는 "설계가 마무리 안 된 상태이기 때문에 언제부터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할지는 딱히 말하기 어렵다"며 "일각에서는 준공을 2016년으로 보고 있지만 인위적으로 기간을 줄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성남시의료원 공사 현장을 나오는 길에 맞은편 건물의 '의료공백해소를 위한 성남 시립병원 설립 운동본부' 간판이 눈에 띄었다.
▲성남시립병원운동본부 "공공의료 집중…민간 경쟁 없을 것"
성남 시립병원 운동본부는 성남시 공공의료 확충에 주안점을 두고 있었다.
운동본부 오영선 집행위원장은 "의료혜택으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분들과 미충족 필수의료를 대상의 2차 의료기관을 통한 3차 의료기관급 진료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남시의료원의 공익적 적자는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며 단순한 적자가 아닌 시민을 위한 투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오 위원장은 "성남시의료원의 적자는 1년에 100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며 "5~6년 안에 의료원 경영이 정상화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성남시는 아트센터에 연간 180억원을, 분당 중앙공원에는 연간 200억원을, 3군데 보건소에도 개소당 70~80억원을 투입하고 있다"며 "성남시민의 건강을 위해 1년에 100억원 정도는 투자해야 한다고 본다. 단순한 적자가 아니라 시민을 위한 투자다"고 주장했다.
성남시의료원이 인근 개원가와 경쟁하는 구도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오 위원장은 "개원가와 경쟁하려는 생각은 없다. 의료원 설립은 인근 개원가와 경쟁하려는 목적이 아니다"며 "오히려 일차 의료기관에서 진료받을 수 있는 환자는 의료원에서 받지 않고 개원가로 연결해 주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통해 지역내 공공의료벨트를 만들 계획"이라며 "성남시 모든 의료계와 상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민들 "성남의료원 환영…큰 병원 들어서면 좋아"
성남시의료원 공사 현장 인근에서 만난 시민들은 성남시의료원 건립을 기다리는 눈치였다.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에 거주한다는 지영자 씨(사진 오른쪽. 가명. 여 71)는 "무릎이 안 좋아 인근 통증의학과의원을 다니고 있다"며 "자식들은 수술을 받으려고 하는데도 집 근처에 수술을 받을만한 병원이 없었는데 성남시의료원이 들어서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수정구 태평동에 거주하는 허종욱 씨(사진 왼쪽. 가명. 남 68)는 "아무래도 큰 병원에 다니는 게 마음이 편하다"며 "성남시의료원이 들어서면 굳이 큰 병원 찾아서 다른 동네까지 가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근 개원가는 성남시의료원이 들어서게 되면 개원가의 몰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성남시의료원 부지 500m 내에만 20개소에 가까운 동네의원들이 밀집해 있는 상황이다.
진료과도 마취통증의학과, 재활의학과, 내과, 소아청소녀과, 비뇨기과, 피부과 등 다양하다.
개원가 "성남의료원 들어서면 개원가 초토화"
인근 A의원 원장은 "바로 앞에 500병상 이상의 성남시의료원이 들어서면 기존 환자들이 거기로 몰릴 것은 뻔한 사실"이라며 "2017년 이후 인근 개원가의 폐업율이 상당할 것"으로 우려했다.
특히 노인 인구가 많은 지역적 특성과 오래된 개원가의 현실에 비쳐볼 때 의료원 건립에 따른 개원가의 몰락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성남시 구시가지는 노인 인구가 많아 재활이나 통증 치료 비율이 높다"며 "이 지역 개원가는 대부분 개원한지 오래됐기 때문에 새로운 시설과 장비를 앞세운 성남시의료원이 들어서면 기존 노인 환자들 역시 성남시의료원으로 몰리게 되고 개원가는 초토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명성 원장 "성남 구시가지 의료접근성 열악하지 않아"
성남 시민사회단체와의 주장과 달리 현재 성남 구시가지의 의료접근성은 열악하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성남시의료원 부지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김안과의원 김명성 원장은 "불과 10년전만 해도 환자 수요에 비해 대형병원이 없었기 때문에 의료접근성에 상당히 문제가 있었고 대형병원의 공급이 절실한 상황이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분당서울대병원만 해도 병상이 넘치는 상황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성남 구시가지에서 분당서울대병원이나 분당차병원, 분당제생병원과 거리가 멀다는 것은 납득이 안 간다"며 "응급차로 달리면 5~10분이면 도착한다. 의료접근성이 열악하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민간의료인 개원가를 포기하고 공공병원인 성남시의료원을 세웠을 때 기존 의료의 질과 동일한 효과는 보장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김 원장은 "우리나라는 전국민건강보험을 통해 제도상으로 민간의료기관이 공공의료 역할을 하고 있고, 공공의료는 현재 의료급여 환자 등 제도적으로 어쩔 수 없이 의료혜택을 충분히 못받는 부분에 대해 접근해야 마땅하다"며 "극단적으로 성남시의료원 설립으로 인해 인근 개원가의 10%만 몰락해도 환자들이 의료원으로 쏠리게 돼 의료의 질이 떨어지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성남시 "무작정 적자 감내 힘들어…민간 경쟁 불가피"
한편 성남시립병원 운동본부의 주장과 달리 성남시 측은 성남시의료원을 개원할 경우 인근 개원가와의 경쟁을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성남시의료원 설립추진단 관계자는 "성남시의료원은 지방의료원과 개념이 다르다"며 "복지부의 지원을 받으려는 당초 계획 때문에 의료원이라는 말이 붙었지만 지원을 못받게 돼 시비로 운영할 것이기 때문에 시립병원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성남시의료원이 공공병원인만큼 공공의료의 일정부분을 커버하는 것은 맞지만 미충족 의료나 의료급여 환자 진료 등에만 너무 치우치면서 무작정 적자를 감내할 수는 없다"며 "불가피한 부분은 인근 개원가와 경쟁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