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때쯤되면 독감 예방접종과 관련한 논란으로 의료계가 시끄럽다. 특히 접종비와 관련한 논란이 주를 이룬다.
지난해까지 9900원 접종을 하던 서울의 모 의원은 사입가 인상으로 올해는 1만5000원으로 인상했다는 소문이다. 육아카페 등에 따르면 요즘 의원에서 2~3만원을 다 내고 독감 예방접종을 하는 엄마는 바보 소리 듣기 딱 좋다. 포털 검색만 해보면 1만5000원으로 독감 예방접종을 할 수 있는 곳들을 금새 찾을 수 있다
.
대표적인 곳이 보건소나 인구보건복지협회 산하 가족보건의원 및 건강관리협회다. 이곳을 찾아가보면 적지 않은 대기자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긴 하지만 일반 의원보다 반값 정도에 접종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리 고된 수고도 아닐 것이다.
접종비가 낮은 것 자체가 문제일까? 그렇지 않다. 문제는 해당 의료기관이 낮은 접종비를 찾아 몰린 수많은 접종자들에게 수칙에 맞게 접종을 하고 있느냐는 점이다.
안타깝게도 현장을 찾아본 이들이라면 누구든지 수칙을 지킬 수 없는 환경이라는 점을 알게 될 것이다. 하루 천명을 접종하려면 일일이 예방접종과 관련한 주의사항을 전달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독감 예방접종비 1만5000원을 받던 K의료기관 관계자는 하루에 천명을 접종하는데 접종 후 예후관리는 어렵다고 털어놨다.
예방접종 관리수칙에 따르면 접종후 20~30분간은 접종기관에 머물며 상태를 관찰해야 한다. 이 밖에 ▲귀가 후 적어도 3시간 이상 주의깊게 관찰 ▲접종당일과 다음날 과격한 운동 삼가 ▲접종당일 목욕을 자제 ▲접종부위 청결 유지 ▲접종 후 최소 3일 주의 관찰 등도 설명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기자가 1만5000원에 독감예방접종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방문한 의료기관의 간호사에게 들은 설명은 "오늘은 목욕하지 마세요"가 전부였다.
또 한가지 백신의 보관상태였다. 수없이 밀려드는 접종자들을 상대하려면 일일이 백신을 냉장고에서 꺼내기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이 저가 접종의 현실이다. 그러다보니 책상에 수북히 쌓아놓고 기계적으로 10~30초 사이에 한명씩 접종을 끝내고 있는 것이다. 마리 컨베이어 벨트 위의 공산품과 같이 말이다.
보건의료는 다른 영역에 비해 종사자와 이용자 간 정보비대칭 격차가 큰 분야다.
예진도 제대로 못 받고 컨베이어 벨트 위의 제품처럼 기계적인 접종을 마치고 주의사항마저 제대로 못 들은 채 예후관찰은 커녕 뒷사람에게 밀려 꾸역꾸역 밀려나와야 하는 접종시스템의 문제와 불안요소를 국민은 모르고 있다. 그저 싸니까 찾는 것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보건소나 인구보건복지협회 및 건강관리협회로 몰리던 접종자들을 각 동네의원으로 분산시켜 수칙대로 접종케 하는 것이다.
이 때 접종비가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다. 여기서 정부의 역할이 필요한 것이다.
정부는 예방접종이 가진 공공성의 의미를 이미 잘 알고 있다. 이런 이유로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도 실시하고 있는 것이고 끊임없이 국가필수예방접종 항목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예방접종이 가지고 있는 공공성이야말로 접종비라는 걸림돌을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독감예방접종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고 가정해보자. 이미 평균적인 접종비를 대부분 국민이 알고 있는 상황에서 세금이 부과되지 않을 경우 의원들이 기존의 접종비를 고수하긴 어렵다. 당연히 접종비 인하로 이어질 것이다.
의원에서의 접종비가 인하되면 덤핑 접종 의료기관이나 인구보건복지협회 및 건강관리협회로 몰리던 접종자들이 분산이 될 것이고 1000명씩 접종함으로 인해 전혀 지켜지지 않던 접종 수칙 준수도 가능해질 것이다. 백신 보관의 관리적 측면도 향상될 것이다.
1만5000원 접종보다는 조금 높더라도 지리적 접근성을 넘지 못할 정도의 수준이라면 동네의원에서 접종하려는 이들도 늘어날 것이다.
이때 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접종수칙이 준수되는지, 백신은 제대로 보관하고 있는지 등에 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고 그게 관리당국의 본 역할이다.
그러나 현실은 여전히 진흙탕이다. 덤핑 접종 의료기관은 몰려드는 접종자에 관리는 뒷전인 채 공장식 접종에 정신이 없고, 접종자들은 자신들이 제대로 접종을 받았는지, 접종 후 뭘 지켜야 하는지도 모르고 그저 싸게 맞았다는 이유로 기뻐한다.
반대로 백신을 제대로 보관하고 있고 접종수칙도 준수하는 의료기관에는 접종자가 감소하고 있다. 정상적인 시스템으로 보기 어렵다.
누구를 위한 독감예방접종인지 알 수가 없다. 정부는 독감예방접종을 단순히 의료기관의 돈벌이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것이 아니라면 제대로 된 예방접종이 가능한 여건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하루 빨리 진흙탕같은 예방접종 현실의 개선에 나서야 할 것이다.
지난해까지 9900원 접종을 하던 서울의 모 의원은 사입가 인상으로 올해는 1만5000원으로 인상했다는 소문이다. 육아카페 등에 따르면 요즘 의원에서 2~3만원을 다 내고 독감 예방접종을 하는 엄마는 바보 소리 듣기 딱 좋다. 포털 검색만 해보면 1만5000원으로 독감 예방접종을 할 수 있는 곳들을 금새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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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곳이 보건소나 인구보건복지협회 산하 가족보건의원 및 건강관리협회다. 이곳을 찾아가보면 적지 않은 대기자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긴 하지만 일반 의원보다 반값 정도에 접종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리 고된 수고도 아닐 것이다.
접종비가 낮은 것 자체가 문제일까? 그렇지 않다. 문제는 해당 의료기관이 낮은 접종비를 찾아 몰린 수많은 접종자들에게 수칙에 맞게 접종을 하고 있느냐는 점이다.
안타깝게도 현장을 찾아본 이들이라면 누구든지 수칙을 지킬 수 없는 환경이라는 점을 알게 될 것이다. 하루 천명을 접종하려면 일일이 예방접종과 관련한 주의사항을 전달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독감 예방접종비 1만5000원을 받던 K의료기관 관계자는 하루에 천명을 접종하는데 접종 후 예후관리는 어렵다고 털어놨다.
예방접종 관리수칙에 따르면 접종후 20~30분간은 접종기관에 머물며 상태를 관찰해야 한다. 이 밖에 ▲귀가 후 적어도 3시간 이상 주의깊게 관찰 ▲접종당일과 다음날 과격한 운동 삼가 ▲접종당일 목욕을 자제 ▲접종부위 청결 유지 ▲접종 후 최소 3일 주의 관찰 등도 설명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기자가 1만5000원에 독감예방접종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방문한 의료기관의 간호사에게 들은 설명은 "오늘은 목욕하지 마세요"가 전부였다.
또 한가지 백신의 보관상태였다. 수없이 밀려드는 접종자들을 상대하려면 일일이 백신을 냉장고에서 꺼내기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이 저가 접종의 현실이다. 그러다보니 책상에 수북히 쌓아놓고 기계적으로 10~30초 사이에 한명씩 접종을 끝내고 있는 것이다. 마리 컨베이어 벨트 위의 공산품과 같이 말이다.
보건의료는 다른 영역에 비해 종사자와 이용자 간 정보비대칭 격차가 큰 분야다.
예진도 제대로 못 받고 컨베이어 벨트 위의 제품처럼 기계적인 접종을 마치고 주의사항마저 제대로 못 들은 채 예후관찰은 커녕 뒷사람에게 밀려 꾸역꾸역 밀려나와야 하는 접종시스템의 문제와 불안요소를 국민은 모르고 있다. 그저 싸니까 찾는 것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보건소나 인구보건복지협회 및 건강관리협회로 몰리던 접종자들을 각 동네의원으로 분산시켜 수칙대로 접종케 하는 것이다.
이 때 접종비가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다. 여기서 정부의 역할이 필요한 것이다.
정부는 예방접종이 가진 공공성의 의미를 이미 잘 알고 있다. 이런 이유로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도 실시하고 있는 것이고 끊임없이 국가필수예방접종 항목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예방접종이 가지고 있는 공공성이야말로 접종비라는 걸림돌을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독감예방접종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고 가정해보자. 이미 평균적인 접종비를 대부분 국민이 알고 있는 상황에서 세금이 부과되지 않을 경우 의원들이 기존의 접종비를 고수하긴 어렵다. 당연히 접종비 인하로 이어질 것이다.
의원에서의 접종비가 인하되면 덤핑 접종 의료기관이나 인구보건복지협회 및 건강관리협회로 몰리던 접종자들이 분산이 될 것이고 1000명씩 접종함으로 인해 전혀 지켜지지 않던 접종 수칙 준수도 가능해질 것이다. 백신 보관의 관리적 측면도 향상될 것이다.
1만5000원 접종보다는 조금 높더라도 지리적 접근성을 넘지 못할 정도의 수준이라면 동네의원에서 접종하려는 이들도 늘어날 것이다.
이때 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접종수칙이 준수되는지, 백신은 제대로 보관하고 있는지 등에 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고 그게 관리당국의 본 역할이다.
그러나 현실은 여전히 진흙탕이다. 덤핑 접종 의료기관은 몰려드는 접종자에 관리는 뒷전인 채 공장식 접종에 정신이 없고, 접종자들은 자신들이 제대로 접종을 받았는지, 접종 후 뭘 지켜야 하는지도 모르고 그저 싸게 맞았다는 이유로 기뻐한다.
반대로 백신을 제대로 보관하고 있고 접종수칙도 준수하는 의료기관에는 접종자가 감소하고 있다. 정상적인 시스템으로 보기 어렵다.
누구를 위한 독감예방접종인지 알 수가 없다. 정부는 독감예방접종을 단순히 의료기관의 돈벌이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것이 아니라면 제대로 된 예방접종이 가능한 여건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하루 빨리 진흙탕같은 예방접종 현실의 개선에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