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왜 진료불성실 상담을?" 심기 불편한 의료계

박양명
발행날짜: 2015-01-10 05:55:15
  • "이미 보건소에서 하는데 왜 나서나…의사 옭아매려는 새 규제책"

서울시가 의료기관의 서비스 감시 목적으로 비급여 진료비 기획조사, 진료 불성실 같은 환자 민원 상담에 나섰다.

의료계는 의사와 환자의 신뢰를 오히려 깨뜨리는 정책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서울시는 환자권리 옴부즈만 사업의 하나라 환자고충상담 서비스를 신설하고, 비급여진료비 기획조사를 한다고 9일 밝혔다.

서울시는 전문지식과 정보의 비대칭성이 강한 보건의료 영역에서 환자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환자권리 옴부즈만 사업을 이끌 전문가 19명을 지난해 10월 위촉했다.

서울시는 2013년 7월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환자권리 옴부즈만 사업 설명회 및 위원회 위원 위촉식을 가졌다.
서울시는 2월부터 ▲시립병원과 보건소 의료민원에 대한 자문·재심의 ▲비급여 진료비 기획조사 ▲환자권리 교실 '토마토' 등을 본격적으로 할 예정이다.

이 중 비급여 진료비 기획조사는 의료기관이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라 비급여 진료비 고지매체, 장소, 방법 등을 준수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선택진료비나 제 증명수수료 등 비교가 쉬운 주요항목에 대해서는 가격비교 정보도 제공할 계획이다.

의료계는 서울시가 환자권리를 앞세워 실시하는 정책들이 모두 정부 기관에서 담당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한 시도의사회 관계자는 "지금도 보건소를 통해서 민원 업무를 할 수 있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비급여 진료비 정보를 공개하는데 서울시까지 나서서 의료기관을 감시하는 것은 행정낭비"라고 꼬집었다.

이어 "결국에는 의사들을 옭아매려는 새로운 규제책"이라며 "환자와의 신뢰만 깨뜨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자권리 옴부즈만 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도 "실제 임상 현장에는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는 모르면서 함부로 얘기해서는 안 된다. 왜 모든 잘못이 의사에게 있다는 것처럼 하나"라며 "회의에서 실제 현장을 얘기하려고 노력한다"고 토로했다.

서울시는 타 기관과의 업무 중복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서울시 보건정책팀 관계자는 "보건소나 시립병원에도 많은 의료민원이 있다. 해결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옴부즈만 전문가들이 객관적인 입장에서 보고 해결방향에 대해 지원을 해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사라는 어감에서 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지만 말 그대로 현황을 파악해서 개선해 나가겠다는 의미"라며 "의료기관마다 비급여 진료비 게시 현황이 제각각이다. 병원마다 현황을 파악, 비교해서 환자들이 알기 쉽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방법을 찾기 위한 첫 단계"라고 말했다.

'환자권리'라는 단어에 더 집중해달라는 당부도 더했다.

이 관계자는 "시민들이 의료인을 대할 때 권리와 의무 관계를 알고 서로 똑똑하게 관계를 맺어야 한다"며 "환자권리의식 차원에서 문제 제기하고 관심 갖고 보고 환자 중심의 의료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것이 옴부즈만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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