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증'과 '배제된 상병'은 다른 개념이기 때문에 상병을 기록할 때 주의를 기울이면 삭감을 피할 수 있다.

영등포구의사회 김종률 부회장(김종률내과의원)은 최근 발간한 의사회 회보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삭감을 피하기 위한 팁으로 '배제된 상병'을 활용하는 비법을 공개했다.

환자 진료 후 상병을 기록할 때 주상병 1개를 비롯해 부상병은 29개, 배제된 상병은 10개까지 기록할 수 있다.

김 부회장은 "배제된 상병은 환자의 진단이 의심될 때 붙이는 의증과는 전혀 다르다. 의사들은 의증이라는 진단을 자주 사용하는데, 의증은 의심가는 질병으로 그 병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경우게 붙이게 된다"며 "배제된 상병은 최종상병이 확진된 경우 이전에 고려했지만 배제된 것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즉, 의증은 질병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고 배제된 상병은 그 병은 아니라는 말이다.

김 부회장은 배제된 상병 활용법으로 ▲확진된 진단명과 관계없는 검사들을 청구할 때 사용한다 ▲초재진 산정 불이익 방지에 이용한다 ▲진단명과 관련된 불필요한 민원 방지에 유용하다 등 세 가지를 전했다.

예를 들어 폐결핵인 의심 되는 환자에게 관련 검사를 실시했지만 확진은 '폐렴'으로 났을 때, 주상병은 폐렴이고 배제된 상병으로 폐결핵을 쓰면 된다.

초재진 산정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만성질환상병을 대체할 상병(주로 R코드나 Z코드)으로 대체 청구하거나 만성질환상병을 기록하고 '배제된 상병'으로 처리한 뒤에 청구하는 방법이 있다.

김 부회장은 "청구심사에 필요한 상병을 기록하고, 이를 배제된 상병으로 처리하면 이 병은 아니라고 제외한 상병이라는 내용으로 청구하는 것이므로 90일 이내 재진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배제된 상병으로 처리하지 않고 그냥 만성질환명으로 청구하면 그 환자는 실제로 만성질환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90일이내 내원 시 무조건 재진으로 처리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민원 방지에 유용한 활용법은 뭘까.

일례로 a-FP 등을 검사하기 위해 C229(간암) 등의 상병을 붙일 필요가 있을 때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와서 배제된 상병으로 처리하면 된다. 나중에 민간보험 등에 의한 차트복사 등 기록을 환자가 볼 때 '제외된 간암'으로 나오기 때문에 간암 상병 등을 직접 붙여서 복잡해지는 민원을 피할 수도 있다.

김 부회장은 "청구를 위해 여러가지 진단명을 차트에 썼을 때 환자와의 다툼 해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같은 맥락으로 의증 처리도 잘 활용하면 불필요한 민원방지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