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잔치 할인 마케팅 나선 산부인과 개원가 "씁쓸한 현실"

발행날짜: 2015-03-07 05:55:16
  • "소청과 함께 있어 장기적 효과 볼 것"…"업체 제안에 울며 겨자 먹기"

출산율 감소, 경기 불황 등의 위기를 맞고 있는 산부인과의원이 산모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돌잔치 할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기존 사진촬영 스튜디오와 제휴를 통해 50일 촬영비 등을 할인해주는 것에서 더 나아가 생후 1년 뒤에 있을 돌잔치 비용 할인 혜택도 제공하면서 산모 마음 얻기에 나선 것이다.

6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산부인과의원들이 출산 후에도 꾸준히 산모-아기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돌잔치 업체와 제휴를 맺고 비용을 할인해주는 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K산부인과의원은 인근의 돌잔치 전문 업체와 제휴를 맺고 K산부인과와 인연을 맺은 산모들에게 돌잔치 식사비용을 약 20% 할인해주고 있다. K산부인과는 임신부를 위한 출산준비 파티, 100일 파티 등도 해당 업체에서 열고 있다.

천안의 Q산부인과의원도 돌잔치를 다루는 뷔페업체을 이용하는 산모에게 할인 이벤트를 하고 있다. 뷔페식당에 가서 산모수첩만 보여주면 식사비를 비롯해 돌잔치 행사비를 10~30% 싸게 제공받을 수 있다.

K산부인과의원 원장은 "산부인과의원이지만 소아청소년과가 같이 있기 때문에 1년이 넘어서도 꾸준히 관계를 유지하면 장기적인 측면에서 환자 유치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돌잔치 할인 마케팅이 경영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다.

Q산부인과의원 원장은 "산부인과가 할인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선다기보다는 그 반대의 경우가 많다. 뷔페업체나 스튜디오에서 제안이 들어오니까 울며 겨자 먹기로 하는 씁쓸한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서울 H산부인과 원장도 "매출 증대 및 환자 유치를 기대하며 할인 이벤트를 한다기 보다는 산모들의 입소문을 기대하는 서비스의 일환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관계자 역시 "임산부들의 산부인과 평가와 관련된 입소문은 무시할 수 없다. 온라인 커뮤니티도 상당히 발전돼 있기 때문에 산부인과의원들이 돌잔치 이벤트 같은 눈에 띄는 서비스를 계속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분만병원들이 결코 잘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분만 인프라가 이미 많이 무너져서 의사 구하기도 힘들다. 여기에다 국가는 산모 보장성 강화 일환으로 초음파, 1인실을 급여화하면서 산부인과를 옥죄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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