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까지 C-arm 88대 생산…부품자재 달려 ‘행복한 고민’
“숨만 쉬고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오히려 남는 장사다.”
최근 기자와 만난 의료기기업체 대표가 늘어놓은 하소연이다.
병의원에 불어 닥친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의료기기업계 또한 여전히 한파에 시달리고 있다.
매달 직원 월급 줄 걱정에 밤잠을 설치는 업체 대표들이 한 둘이 아닐 정도로 업계 상황은 최악이다.
구조조정으로 직원 수를 줄이고, 월 임대료라도 아끼고자 회사를 이전하는 등 생존을 위한 처절한 사투가 벌어지고 있다.
업계가 긴 불황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고 있는 요즘 역설적으로 쏟아지는 제품 주문량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는 의료기기업체가 있다.
국내 대표적인 디지털 X-ray 전문기업 ‘젬스메디컬’ 이야기다.
젬스메디컬은 내달 말까지 국내외에 납품할 이동형 X-선 투시촬영장비 ‘C-arm’(SPINEL 12HD·SPINEL 3G·KMC-650·KMC-950) 총 88대를 생산해야 한다.
올해 1월 말 참가했던 두바이국제의료기기전시회(Arab Health)를 기점으로 해외시장에서부터 대거 주문량이 쏟아지기 시작해 5월 말까지 생산 확정 주문량이 88대(해외 63대·국내 25대)에 달했다.
지금 분위기라면 주문량이 최대 100대에 이를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젬스메디컬 혁신팀 최규문 이사는 “도시바에서 C-arm 12대 생산오더가 떨어진 3월부터 분위기를 타기 시작했다”며 “2개월도 채 안 된 현재 5월 말까지 확정 주문량이 88대에 달하고, 지금도 추가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도시바 생산주문은 그렇다 치더라도 국내 병원들로부터 납품 주문이 증가한 점은 기대 이상으로 고무적인 일”이라고 덧붙였다.
일이 없어 숨만 쉬고 있는 남들과 달리 밀려든 제품 생산에 숨 쉴 시간조차 없는 젬스메디컬도 한 가지 고민이 있다.
C-arm 88대 생산을 위해 부품자재가 필요한데 정작 ‘부품자재’ 조달이 달린다는 것.
예상치를 웃도는 주문량이거니와 이 정도로 많은 물량을 한꺼번에 생산할 일도 없었기 때문에 사전에 준비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그야말로 ‘행복한 고민’이 아닐 수 없다.
C-arm은 사양에 따른 판매가 기준으로 대략 5000만 원에서 1억 원이 넘는 의료기기로, 장비가격의 50~60%가 원자재 비용.
최 이사는 “대략 계산을 해보니 C-arm 88대에 들어가는 부품자재비는 약 30억 원으로 추산된다”며 “다행히 미리 확보한 자재 물량이 있어 향후 추가로 필요한 자재만 조달하면 부품수급에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C-arm 한 대에 들어가는 부품자재는 약 400개, 이를 공급하는 젬스메디컬 주요 협력사만 적어도 40~50개 업체.
이들 협력사들은 이례적인 대량주문에 부품을 납품해야 할지, 또 나중에 대금을 받을 수 있을지 미심쩍어하다 일단 부품을 공급해주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는 게 최 이사의 전언.
부품수급은 문제없다 치더라도 C-arm 88대를 5월 말까지 남은 5주 동안 생산이 가능할까?
단순 계산으로 일주일에 평균 17.6대를 생산해야 C-arm 88대 납기일을 마칠 수 있다.
자동화 공정이 아닌 사람의 손으로 조립하는 만큼 결코 만만한 일정이 아니다.
최규문 이사는 “4월 14일부터 ‘88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 프로젝트는 5월 말까지 C-arm 88대를 반드시 생산하고자 회사가 벌이고 있는 전사적인 운동”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공장 생산팀에 따르면 부품수급만 원활하다면 야간 및 휴일근무를 통해 5월 말까지 C-arm 88대 생산이 가능하다”며 “회사와 직원 모두 전사적으로 88 프로젝트 수행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강조했다.
젬스메디컬은 예상치 못한 주문량에 마냥 즐거울 법도 하지만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글로벌 수준의 ‘품질관리’만이 살길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이번 C-arm 주문량 폭주 역시 도시바와 국내 의사들이 젬스메디컬 제품 품질관리를 그만큼 신뢰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즉, 3년 가까이 진행된 까다롭기로 유명한 도시바 OEM 품질관리 테스트를 최종 통과하면서 도시바 글로벌 영업부에서 본격적인 납품 요청이 쇄도했고, 국내 의사들 또한 KIMES와 같은 전시회를 통해 글로벌 수준의 품질관리로 생산한 C-arm 장비를 보고 구입을 결정한 것이다.
따라서 높아질 만큼 높아진 고객들의 품질관리 눈높이에 맞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젬스메디컬 이선주 회장은 지난달 사내 비상조직으로 ‘품질혁신위원회’를 구성, 본인이 직접 위원장을 맡아 매주 회의를 주관하며 그 어느 때보다 품질관리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부서개편을 통해 연구소 ‘품질 대응팀’ 인력 7명을 아예 생산팀으로 돌려 생산품질 강화에도 나섰다.
결국 품질혁신위원회 구성과 생산팀 인력 강화는 제품 조립생산 단계부터 출고 직전 최종테스트까지 ‘꼼꼼하고 깐깐하게’ 품질관리를 하겠다는 젬스메디컬의 강력한 의지와 다름 아니다.
최근 기자와 만난 의료기기업체 대표가 늘어놓은 하소연이다.
병의원에 불어 닥친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의료기기업계 또한 여전히 한파에 시달리고 있다.
매달 직원 월급 줄 걱정에 밤잠을 설치는 업체 대표들이 한 둘이 아닐 정도로 업계 상황은 최악이다.
구조조정으로 직원 수를 줄이고, 월 임대료라도 아끼고자 회사를 이전하는 등 생존을 위한 처절한 사투가 벌어지고 있다.
업계가 긴 불황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고 있는 요즘 역설적으로 쏟아지는 제품 주문량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는 의료기기업체가 있다.
국내 대표적인 디지털 X-ray 전문기업 ‘젬스메디컬’ 이야기다.
젬스메디컬은 내달 말까지 국내외에 납품할 이동형 X-선 투시촬영장비 ‘C-arm’(SPINEL 12HD·SPINEL 3G·KMC-650·KMC-950) 총 88대를 생산해야 한다.
올해 1월 말 참가했던 두바이국제의료기기전시회(Arab Health)를 기점으로 해외시장에서부터 대거 주문량이 쏟아지기 시작해 5월 말까지 생산 확정 주문량이 88대(해외 63대·국내 25대)에 달했다.
지금 분위기라면 주문량이 최대 100대에 이를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젬스메디컬 혁신팀 최규문 이사는 “도시바에서 C-arm 12대 생산오더가 떨어진 3월부터 분위기를 타기 시작했다”며 “2개월도 채 안 된 현재 5월 말까지 확정 주문량이 88대에 달하고, 지금도 추가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도시바 생산주문은 그렇다 치더라도 국내 병원들로부터 납품 주문이 증가한 점은 기대 이상으로 고무적인 일”이라고 덧붙였다.
일이 없어 숨만 쉬고 있는 남들과 달리 밀려든 제품 생산에 숨 쉴 시간조차 없는 젬스메디컬도 한 가지 고민이 있다.
C-arm 88대 생산을 위해 부품자재가 필요한데 정작 ‘부품자재’ 조달이 달린다는 것.
예상치를 웃도는 주문량이거니와 이 정도로 많은 물량을 한꺼번에 생산할 일도 없었기 때문에 사전에 준비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그야말로 ‘행복한 고민’이 아닐 수 없다.
C-arm은 사양에 따른 판매가 기준으로 대략 5000만 원에서 1억 원이 넘는 의료기기로, 장비가격의 50~60%가 원자재 비용.
최 이사는 “대략 계산을 해보니 C-arm 88대에 들어가는 부품자재비는 약 30억 원으로 추산된다”며 “다행히 미리 확보한 자재 물량이 있어 향후 추가로 필요한 자재만 조달하면 부품수급에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C-arm 한 대에 들어가는 부품자재는 약 400개, 이를 공급하는 젬스메디컬 주요 협력사만 적어도 40~50개 업체.
이들 협력사들은 이례적인 대량주문에 부품을 납품해야 할지, 또 나중에 대금을 받을 수 있을지 미심쩍어하다 일단 부품을 공급해주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는 게 최 이사의 전언.
부품수급은 문제없다 치더라도 C-arm 88대를 5월 말까지 남은 5주 동안 생산이 가능할까?
단순 계산으로 일주일에 평균 17.6대를 생산해야 C-arm 88대 납기일을 마칠 수 있다.
자동화 공정이 아닌 사람의 손으로 조립하는 만큼 결코 만만한 일정이 아니다.
최규문 이사는 “4월 14일부터 ‘88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 프로젝트는 5월 말까지 C-arm 88대를 반드시 생산하고자 회사가 벌이고 있는 전사적인 운동”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공장 생산팀에 따르면 부품수급만 원활하다면 야간 및 휴일근무를 통해 5월 말까지 C-arm 88대 생산이 가능하다”며 “회사와 직원 모두 전사적으로 88 프로젝트 수행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강조했다.
젬스메디컬은 예상치 못한 주문량에 마냥 즐거울 법도 하지만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글로벌 수준의 ‘품질관리’만이 살길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이번 C-arm 주문량 폭주 역시 도시바와 국내 의사들이 젬스메디컬 제품 품질관리를 그만큼 신뢰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즉, 3년 가까이 진행된 까다롭기로 유명한 도시바 OEM 품질관리 테스트를 최종 통과하면서 도시바 글로벌 영업부에서 본격적인 납품 요청이 쇄도했고, 국내 의사들 또한 KIMES와 같은 전시회를 통해 글로벌 수준의 품질관리로 생산한 C-arm 장비를 보고 구입을 결정한 것이다.
따라서 높아질 만큼 높아진 고객들의 품질관리 눈높이에 맞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젬스메디컬 이선주 회장은 지난달 사내 비상조직으로 ‘품질혁신위원회’를 구성, 본인이 직접 위원장을 맡아 매주 회의를 주관하며 그 어느 때보다 품질관리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부서개편을 통해 연구소 ‘품질 대응팀’ 인력 7명을 아예 생산팀으로 돌려 생산품질 강화에도 나섰다.
결국 품질혁신위원회 구성과 생산팀 인력 강화는 제품 조립생산 단계부터 출고 직전 최종테스트까지 ‘꼼꼼하고 깐깐하게’ 품질관리를 하겠다는 젬스메디컬의 강력한 의지와 다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