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병원 아이바람클리닉 산부인과 박종민 교수
최근 국내 난임부부들에게 희소식이 전해졌다. 가천대 길병원 난임클리닉인 아이바람클리닉은 지난해 동결배아이식을 통한 시험관아기 임신성공률이 53.35%였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정부 지원금이 투입된 '난임부부 시술 지원사업' 임신 성공률이 31.1%인 점을 감안할 때 길병원의 53.53%라는 임신성공률은 주목한 만한 성과인 셈. 길병원 아이바람클리닉이 이같은 성과 뒤엔 대한민국 불임 치료 1세대인 산부인과 박종민 교수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메디칼타임즈는 길병원 박종민 교수를 직접 만나 체외수정을 통한 높은 임신성공률의 비결에 대해 들어봤다.
지금까지 체외수정을 통한 임신성공률이 낮았던 이유는.
체외수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수정란과 자궁의 퀄리티다. 임신에서 가장 필요한 요소가 정자와 난자, 자궁이다. 정자와 난자가 만나면 수정란이 되는데 얼마나 좋은 수정란을 얻느냐가 관건이다. 사실 이 조건만 괜찮으면 임신성공률이 70~80% 이상 갈 수도 있다.
수정란을 하나씩만 넣으면 임신성공률이 10%도 채 안 된다. 그래서 과거 수십년 동안 3~4개를 넣어주니 30%까지 올라갔다. 그런데 3~4개 얻기 위해선 생리 2~3일째부터 과배란 주사를 놓는다. 이 때 에스트로젠이 분비되는데 하나만 생길때는 200~300pg/ml의 호르몬이 나온다. 이 호르몬이 자궁 내막을 두껍게 하고 배란이 되면 황체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이 나와 자궁내막을 성숙시킨다. 이 두가지가 적절하게 맞아야 착상하기 좋은 내막상태가 이뤄진다.
문제는 과배란을 시키면 산술적으로 호르몬 레벨도 그만큼 높아진다는 점이다. 자궁내막이 200~300pg/ml에 맞춰져야 하는데 호르몬 레벨이 높아지면 엉뚱하게 환경이 달라지게 된다. 배란이 되고 프로게스테론이 나와야 하는데 배란 전에 나온다. 수정란과 자궁내막이 동기와 시기가 맞춰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착상률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길병원 아이바람클리닉의 체외수정 임신성공률이 높은 이유는.
제일병원에 있을 때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수정란 동결 보관을 시작했다. 예전에는 동결하는 테크놀러지가 안정적이지 못했지만 10년전부터 안정된 동결보존술이 발달됐다. 동결 후 녹일 때 예전에는 수정란 생존률이 70%였다면 지금은 90%가 넘는다.
길병원 아이바람클리닉은 모든 수정란에 동결보존(All freezing policy)을 실시하고 있다. 동결 후 석달째 정상자궁에 호르몬약을 쓰게 되면 적절한 내막상태를 만들 수 있고 착상도 잘 된다. 그러나 아직까지 All freezing policy를 실시하는 센터는 많지 않다.
All freezing policy를 실시하게 된 배경은.
제작년에는 수정란의 절반은 All freezing policy하고 나머지는 신선배아이식(Fresh ET)을 실시했다. 그리고 비교해보니 Fresh ET는 30%대의 임신성공률에 머물렀다. 그래서 작년부터는 모든 수정란에 All freezing policy을 실시했다. 그랬더니 임신성공률이 53.3%를 넘었다. 올해는 아직 4달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73%의 임신성공률을 보이고 있는 상태다.
대학병원에는 다른 데서 불임치료를 받다가 안 된 사람들이 많이 온다. 특히 나이가 많은 사람들도 많다. 나이가 40대 중반이 넘으면 체외수정을 안 하는 병원들도 있다. 길병원에도 젊고 임신가능성이 높은 이들이 오면 성공률이 지금보다 올라갈 것이다.
올해 길병원 아이바람클리닉에서 체외수정을 실시한 여성의 평균 나이는 39.5세이며 가장 나이가 많은 이는 43세였다. 이처럼 나이가 많은 이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임신성공률이 73%라는 것은 어디 내놔도 놀라운 성과다. 이제 우리의 목표는 체외수정 임신성공률을 80% 이상으로 올리는 것이다.
길병원 아이바람클리닉은 질 높은 수정란을 얻기 위해 어떤 방법은 택하고 있나.
PRIMO vision system(배아모니터링시스템)을 통해 실시간으로 배아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길병원이 도입한 프리모비전은 2세대로, 1세대인 엠브리오 스콥(EmbryoScope)은 단점이 많아 2세대로 선택했다. 프리모비전을 이용하면 배양기 안에서 일정한 간격으로 계속 배아의 사진을 찍어 모니터링 할 수 있다.
프리모비전이 이게 없는 곳은 하루에 한두번씩 수정란을 꺼내서 현미경으로 모니터링하다보니 그 중간에 배아가 어떻게 성장하는지 알 수가 없다. 특히 배양실 내의 온도와 공기의 농도는 배양기 안과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모니터링을 위해 배아를 배양기 바깥으로 꺼내면 배아의 성장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프리모비전은 여러개의 배아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데 각각의 배아는 성장과 분열 속도가 일정하지 않다. 그 중에 가장 적절한 속도로 분할하는 배아를 1등급으로 친다. 수정란 선별과 배아동결을 통해 아주 좋은 수정란을 좋은 상태에서 넣어주면 임신성공률이 안 올라갈 수가 없다.
난임치료에 있어 체외수정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나.
예를 들어 막혀있는 나팔관을 수술하는 등 문제가 있는 부분을 먼저 정상으로 돌리고 자연적인 임신을 유도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게 안 되는 사람이면 바로 체외수정을 해야겠지만 반드시 체외수정이 원칙은 아니다.
요즘 환자들은 물론 젊은 후배의사들도 어려운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쉽고 돈이 되는 체외수정을 선호하고 자신없는 수술은 피하려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보니 체외수정술이 늘어났다. 물론 환자의 나이와 사정에 따라 방법은 선택해야겠지만 개인적으로 원칙은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상당수 지자체에서는 난임 부부들을 위해 한방난임치료를 지원하고 있다. 한방 난임치료에 대한 생각은.
한방난임치료에 있어 수술적 방법은 없다고 봐야 한다. 초음파나 CT를 못하다보니 배란을 모니터링할 수도 없다. 결국 할 수 있는게 실질적으로 없다고 본다. 과연 보약이 불임을 치료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침을 통해 자궁에 가는 혈류를 북돋아 준다도 해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실제로 한방 불임치료로 유명한 한의사도 자궁에 문제가 있는 환자들은 나에게 보내고 있다. 그 한의사가 얼마큼 evidence based로 난임환자 임신에 성공했을지 모르겠다.
의학적 발전과 함께 난임치료도 함께 발전하고 있다. 향후 미래에서 각광을 받게 될 기술이 있다면.
일단 젊은 암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가임력 보존술을 꼽을 수 있다. 최근 암환자들의 생존률이 높아지고 있다. 유방암이나 고환암 환자들도 치료를 잘하면 생존률이 높다. 그런데 이들이 나중에 결혼해서 아이를 갖을 때 부정적 요소를 안고 출발할 수 밖에 없다. 가임력과 관련해 암 자체에서 오는 나쁜 영향도 있겠지만 문제는 치료다.
암환자들은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를 받는데 이 치료들은 고환이나 난소에 치명적이다. 항암치료라는게 세포를 죽이는 것이고 방사선치료도 세포 죽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세포 중에 제일 민감한 것이 고환과 난소에 있는 세포다.
그래서 고환이나 난소에서 난자 및 정자, 조직 등을 동결보존했다가 나중에 병이 나은 후 이것으로 임신을 하는 가임력 보존술이 앞으로 각광을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작년에 관련 학회가 만들어졌다.
자궁이식술도 뻬놓을 수 없다. 자궁이식은 지난해 9월 란셋지에 발표됐는데 스웨덴 예테보리대 마츠 브란스트롬 산부인과 교수가 19년간 동물실험 등을 통해 결국 선천적으로 자궁없이 태어난 여성에게 폐경 여성의 자궁을 이식해 체외수정술을 출산하는데 선공했다.
지난해 10월 미국 생식의학회에서 학술대회를 했는데 2주만에 브란스트롬 교수가 급하게 초청돼 자궁이식에 대해 강연을 진행했다. 그의 강연을 들은 참가자들은 기립박수를 칠 정도 였다.
앞으로 가임력 보존술과 자궁이식술 이 두가지가 큰 각광을 받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지원금이 투입된 '난임부부 시술 지원사업' 임신 성공률이 31.1%인 점을 감안할 때 길병원의 53.53%라는 임신성공률은 주목한 만한 성과인 셈. 길병원 아이바람클리닉이 이같은 성과 뒤엔 대한민국 불임 치료 1세대인 산부인과 박종민 교수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메디칼타임즈는 길병원 박종민 교수를 직접 만나 체외수정을 통한 높은 임신성공률의 비결에 대해 들어봤다.
지금까지 체외수정을 통한 임신성공률이 낮았던 이유는.
체외수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수정란과 자궁의 퀄리티다. 임신에서 가장 필요한 요소가 정자와 난자, 자궁이다. 정자와 난자가 만나면 수정란이 되는데 얼마나 좋은 수정란을 얻느냐가 관건이다. 사실 이 조건만 괜찮으면 임신성공률이 70~80% 이상 갈 수도 있다.
수정란을 하나씩만 넣으면 임신성공률이 10%도 채 안 된다. 그래서 과거 수십년 동안 3~4개를 넣어주니 30%까지 올라갔다. 그런데 3~4개 얻기 위해선 생리 2~3일째부터 과배란 주사를 놓는다. 이 때 에스트로젠이 분비되는데 하나만 생길때는 200~300pg/ml의 호르몬이 나온다. 이 호르몬이 자궁 내막을 두껍게 하고 배란이 되면 황체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이 나와 자궁내막을 성숙시킨다. 이 두가지가 적절하게 맞아야 착상하기 좋은 내막상태가 이뤄진다.
문제는 과배란을 시키면 산술적으로 호르몬 레벨도 그만큼 높아진다는 점이다. 자궁내막이 200~300pg/ml에 맞춰져야 하는데 호르몬 레벨이 높아지면 엉뚱하게 환경이 달라지게 된다. 배란이 되고 프로게스테론이 나와야 하는데 배란 전에 나온다. 수정란과 자궁내막이 동기와 시기가 맞춰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착상률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길병원 아이바람클리닉의 체외수정 임신성공률이 높은 이유는.
제일병원에 있을 때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수정란 동결 보관을 시작했다. 예전에는 동결하는 테크놀러지가 안정적이지 못했지만 10년전부터 안정된 동결보존술이 발달됐다. 동결 후 녹일 때 예전에는 수정란 생존률이 70%였다면 지금은 90%가 넘는다.
길병원 아이바람클리닉은 모든 수정란에 동결보존(All freezing policy)을 실시하고 있다. 동결 후 석달째 정상자궁에 호르몬약을 쓰게 되면 적절한 내막상태를 만들 수 있고 착상도 잘 된다. 그러나 아직까지 All freezing policy를 실시하는 센터는 많지 않다.
All freezing policy를 실시하게 된 배경은.
제작년에는 수정란의 절반은 All freezing policy하고 나머지는 신선배아이식(Fresh ET)을 실시했다. 그리고 비교해보니 Fresh ET는 30%대의 임신성공률에 머물렀다. 그래서 작년부터는 모든 수정란에 All freezing policy을 실시했다. 그랬더니 임신성공률이 53.3%를 넘었다. 올해는 아직 4달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73%의 임신성공률을 보이고 있는 상태다.
대학병원에는 다른 데서 불임치료를 받다가 안 된 사람들이 많이 온다. 특히 나이가 많은 사람들도 많다. 나이가 40대 중반이 넘으면 체외수정을 안 하는 병원들도 있다. 길병원에도 젊고 임신가능성이 높은 이들이 오면 성공률이 지금보다 올라갈 것이다.
올해 길병원 아이바람클리닉에서 체외수정을 실시한 여성의 평균 나이는 39.5세이며 가장 나이가 많은 이는 43세였다. 이처럼 나이가 많은 이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임신성공률이 73%라는 것은 어디 내놔도 놀라운 성과다. 이제 우리의 목표는 체외수정 임신성공률을 80% 이상으로 올리는 것이다.
길병원 아이바람클리닉은 질 높은 수정란을 얻기 위해 어떤 방법은 택하고 있나.
PRIMO vision system(배아모니터링시스템)을 통해 실시간으로 배아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길병원이 도입한 프리모비전은 2세대로, 1세대인 엠브리오 스콥(EmbryoScope)은 단점이 많아 2세대로 선택했다. 프리모비전을 이용하면 배양기 안에서 일정한 간격으로 계속 배아의 사진을 찍어 모니터링 할 수 있다.
프리모비전이 이게 없는 곳은 하루에 한두번씩 수정란을 꺼내서 현미경으로 모니터링하다보니 그 중간에 배아가 어떻게 성장하는지 알 수가 없다. 특히 배양실 내의 온도와 공기의 농도는 배양기 안과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모니터링을 위해 배아를 배양기 바깥으로 꺼내면 배아의 성장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프리모비전은 여러개의 배아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데 각각의 배아는 성장과 분열 속도가 일정하지 않다. 그 중에 가장 적절한 속도로 분할하는 배아를 1등급으로 친다. 수정란 선별과 배아동결을 통해 아주 좋은 수정란을 좋은 상태에서 넣어주면 임신성공률이 안 올라갈 수가 없다.
난임치료에 있어 체외수정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나.
예를 들어 막혀있는 나팔관을 수술하는 등 문제가 있는 부분을 먼저 정상으로 돌리고 자연적인 임신을 유도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게 안 되는 사람이면 바로 체외수정을 해야겠지만 반드시 체외수정이 원칙은 아니다.
요즘 환자들은 물론 젊은 후배의사들도 어려운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쉽고 돈이 되는 체외수정을 선호하고 자신없는 수술은 피하려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보니 체외수정술이 늘어났다. 물론 환자의 나이와 사정에 따라 방법은 선택해야겠지만 개인적으로 원칙은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상당수 지자체에서는 난임 부부들을 위해 한방난임치료를 지원하고 있다. 한방 난임치료에 대한 생각은.
한방난임치료에 있어 수술적 방법은 없다고 봐야 한다. 초음파나 CT를 못하다보니 배란을 모니터링할 수도 없다. 결국 할 수 있는게 실질적으로 없다고 본다. 과연 보약이 불임을 치료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침을 통해 자궁에 가는 혈류를 북돋아 준다도 해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실제로 한방 불임치료로 유명한 한의사도 자궁에 문제가 있는 환자들은 나에게 보내고 있다. 그 한의사가 얼마큼 evidence based로 난임환자 임신에 성공했을지 모르겠다.
의학적 발전과 함께 난임치료도 함께 발전하고 있다. 향후 미래에서 각광을 받게 될 기술이 있다면.
일단 젊은 암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가임력 보존술을 꼽을 수 있다. 최근 암환자들의 생존률이 높아지고 있다. 유방암이나 고환암 환자들도 치료를 잘하면 생존률이 높다. 그런데 이들이 나중에 결혼해서 아이를 갖을 때 부정적 요소를 안고 출발할 수 밖에 없다. 가임력과 관련해 암 자체에서 오는 나쁜 영향도 있겠지만 문제는 치료다.
암환자들은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를 받는데 이 치료들은 고환이나 난소에 치명적이다. 항암치료라는게 세포를 죽이는 것이고 방사선치료도 세포 죽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세포 중에 제일 민감한 것이 고환과 난소에 있는 세포다.
그래서 고환이나 난소에서 난자 및 정자, 조직 등을 동결보존했다가 나중에 병이 나은 후 이것으로 임신을 하는 가임력 보존술이 앞으로 각광을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작년에 관련 학회가 만들어졌다.
자궁이식술도 뻬놓을 수 없다. 자궁이식은 지난해 9월 란셋지에 발표됐는데 스웨덴 예테보리대 마츠 브란스트롬 산부인과 교수가 19년간 동물실험 등을 통해 결국 선천적으로 자궁없이 태어난 여성에게 폐경 여성의 자궁을 이식해 체외수정술을 출산하는데 선공했다.
지난해 10월 미국 생식의학회에서 학술대회를 했는데 2주만에 브란스트롬 교수가 급하게 초청돼 자궁이식에 대해 강연을 진행했다. 그의 강연을 들은 참가자들은 기립박수를 칠 정도 였다.
앞으로 가임력 보존술과 자궁이식술 이 두가지가 큰 각광을 받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