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데인 공포에 엄마들 '벌벌'…개원가 처방 패턴 바뀌나

손의식
발행날짜: 2015-06-01 05:39:44
  • "코데인 자체보단 환자·보호자 우려 영향 커…다른 성분 처방"

12세 미만 소아에 대해 '코데인'과 '디히드로코데인' 함유 의약품 처방 주의를 당부하는 내용의 식품의약품안전처 안전성 서한과 관련해 개원가를 중심으로 관련 의약품 처방 변경 움직임이 일고 있다.

식약처 안전성 서한.
식약처는 안전성 서한을 통해 "코데인 및 디히드로코데인 함유 의약품은 12세 미만 소아의 기침, 감기에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호흡기가 약한 12세 이상 18세 미만의 기침, 감기에 코데인 및 디히드로코데인을 사용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고 권고했다.

그러면서 코푸시럽, 코대원포르테시럽, 코대원정, 코데날정, 코데날액, 코푸정, 코데닝정, 네오메디코푸정, 코푸진시럽 등 디히드로코데인 복합제 28개 품목이 대상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디히드로코데인 복합제들이 다빈도 처방되던 의약품이라는 점이다.

IMS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디히드로코데인 복합제의 총 처방건수는 2433만6673건이며, 안전성 서한에서 명시한 연령대인 12세 미만에 대한 처방건수만 500만 건 가까이 된다.

이런 이유로 식약처의 안전성 서한과 관련해 개원가의 혼란은 커지는 양상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안전성 서한 발표 이후 소아청소년과나 이비인후과 의사들의 고민이 깊다"며 "쓰지 말라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안전성 서한을 아예 무시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인터넷 의사 커뮤니티 내에서도 관련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그는 "안전성 서한 발표 이후 해당 의약품을 처방하려고 하면 DUR 경고창이 뜨기 때문에 혼란이 가중되는 것 같다"며 "의사 커뮤니티에 언제부터 12세 미만에게 코데인을 처방할 수 없느냐,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그냥 안 쓰는 게 좋을 것 같다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국민의 우려가 커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모 인터넷 카페에서 아이디 sophXXX를 쓰는 이는 "요즘 디히드로코데인 감기약이 들어있는 아이들 감기약 때문에 걱정이다"며 "디히드로코데인 성분이 얼마나 나쁜지 알고 싶다. 이게 코XX 약에 들어 있다던데 우리 아이들이 감기로 요즘 감기약을 많이 먹는데 걱정이다"라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이는 "코데인이 아편성분인건 맞지만 흔히 쓰이는 약"이라며 "마약성분이라고 나쁘게만 생각해선 안 된다. 물론 대체할 것이 있다면 굳이 마약성분을 안 쓰는 게 맞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개원가에선 이같은 반응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

모 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은 "지역 내 엄마들의 인터넷 커뮤니티가 형성돼 있어 자칫 안 좋은 소문이라도 퍼지면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된다"며 "지금까지 잘 써온 약이지만 엄마들이 먼저 코데인을 물어보는 상황에서 (약을 바꾸는 것을)고민하지 않을 순 없다"고 토로했다.

심지어 소아청소년과 의사 전용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이같은 고민을 엿볼 수 있다.

네이버 카페 '미래를 생각하는 소청과 의사들 모임'(미소모)에서 한 소청과 의사는 "지역맘 인터넷 카페에 XX시럽 관련 글이 올라왔다. 12세 미만 XX시럽, 코데인 금지라고"라며 "정말 처방할 약이 없다"고 하소연을 남겼다.

이글에 대해 동료 소청과 의사들은 "이런 식으로 쓸 약이 하나씩 없어지나 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개원가 일각에선 안전성 서한과 이과 관련한 엄마들의 우려를 의식해 기존 디히드로코데인 복합제에서 아이비엽 복합제 등으로 처방 패턴을 변경하는 곳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의 모 소청과의원에서 봉직의로 있는 의사도 메디칼타임즈와의 만남에서 "디히드로코데인 계열을 오랫동안 처방했었고 문제라고 생각한 적도 없다"며 "그러나 안전성 서한 배포 이후부터는 쓰지 않고 있다. 엄마들의 시선에 대한 부분도 있지만 반드시 그 약이 아니면 안 되는 상황도 아니기 때문이다. 아이비엽 복합제 등 대체 약품이 있는 상황에서 굳이 엄마들이 걱정하는 성분을 처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또 다른 이비인후과의원 원장도 "치료에서 의사의 전문적 판단이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하지만 환자나 보호자의 걱정과 우려도 배려해야 한다"며 "다른 원장 중에서도 안전성 서한 이후 처방을 변경한 이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대부분 코데인 자체에 대한 문제보단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마음 놓고 약을 복용하게 하기 위한 변경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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