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김명성 보험자문위원
2015년 봄, 이 나라에 전쟁이 났다. 평소에는 전쟁이 없으니 정부의 관계 장차관은 물론 실무국장과 과장까지 전투지식이나 경험이 없는 일반인이다. 중앙정부의 정규군은 행정병밖에 없고 전투병은 34명으로 그나마 정규직 전투병은 단 2명으로 나머지 32명은 비정규직 전투병이다. 심지어 지역방위군의 책임자자리마저 일반직 지방공무원들의 보직 자리로 60%를 배정하고, 단지 40%의 지역방위군 부대장만 전투병 출신이다.
다행히 다양한 전투경험을 갖춘 많은 민병대가 전국에 있어 즉각 전투에 투입되었다. 이번 전투를 대비해 평소 전국의 민병대에 연간 6억3000만 원의 예산이 주어졌다. 유례없이 큰 전쟁으로 치열한 전투를 벌이느라 민병대는 '피해를 모두 보상해주겠다'는 말만 믿고 전쟁을 치를 수밖에 없었다. 2개월에 걸친 전투에서 186명이 부상을 당했고, 36명이 사망했다. 민병대도 39명부상과 5500억 원의 직접피해를 입었다.
전쟁초기 행정병 일색인 정부군은 전국적인 전투조직을 갖춘 민병대본부와의 유기적인 협조 대신 생소한 적에 대한 지식과 전투물자 부족으로 전투에 나서지 못한 일부 민병대원들에게 제대로 된 전투지침이나 장비 지원 없이 맨몸으로 나서지 않으면 법에 따라 처벌하겠다는 엄포를 놓았다. 그리고 마땅히 정부군이 책임져야할 전투결과에 대한 책임까지 빈약한 지원에도 목숨까지 걸고 전투에 나선 민병대원의 전투준비 미비 탓으로 돌리고 있다.
예상보다 전쟁이 길어지자 정부는 민병대의 전투병에게 일지작성을 의무화하고, 위반 시 처벌하는 규정을 만들었다. 물자지원에 관한 예산 없이 민병대의 진지를 모두 콘크리트로 보강하도록 하는 법안까지 발의되었다.
이상은 이번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생긴 일련의 사태를 전쟁에 비유한 글이며, 다음은 메르스 사태 전후의 일부 사건과 자료에 관해 알아보기로 한다.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여야 당장 내일 다시 신종 전염병이 상륙한다면 과연 보건당국이 어느 정도 막을 준비가 되어있는 지 가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하루 입국자 7만 명인 인천공항 검역소장에 서울대 사회복지과 출신 공무원을 임명했다. 같은 날 질병관리본부 생명의과학센터장에도 행정고시 출신을 임명했다. 전국 보건소에서 주민의 건강증진과 질병관리 업무를 맡는 의사의 92%가 비정규직이며 정규직은 8%에 불과하다.(2013년 기준)
메르스 확산의 주요 원인이었던 병원 내 감염을 막기 위해 건강보험공단에서 병원에 지급하는 '감염관리료'의 내역을 살펴보면 메르스로 전 국민이 공포에 떨고 전국으로 확산된 상황이 하나도 이상하지 않다.
'감염관리료'는 200병상이상 종합병원에서 의료법에 규정된 감염관리위원회 및 감염관리실을 갖추고 감염내과 혹은 감염소아과 전문의의 협의진찰 등의 감염전문관리를 실시한 경우에 한하여 입원기간이 30일에 1회 단돈 만원 산정한다.
간단히 요약하면 큰 병원에 한 달이상 입원하는 경우에만 한 달에 한번 감염관리료를 지불한다는 것이다. 입원기간 29일 이하인 환자는 병원 내 감염위험이 없다는 의학적 근거가 없다면, 입원기간 30일 이상 환자에게 지급되는 만원으로 나머지 환자까지 알아서 다 감염관리해라는 식이다. 게다가 200병상이하의 병의원은 감염관리료가 한푼도 지급되지 않는다. 천 원짜리 한 장 주고 빵5개와 음료수 5개 사오라고 시키는 빵셔틀과 같다.
30일 입원에 한번 청구하는 금액이 만원 정도로 한 해동안 건강보험공단이 지불하는 '감염관리료'는 총6억3000만원이다. 메르스같은 질환의 병원내 감염을 막기위해 전국의 병원에 한 해 6억3000만원을 지급하는 건강보험공단이 600억들여 새로 지은 연수원의 식대로 연간 7억원을 쓴다.
지난 6월말 메르스 피해 병원의 직접피해보상으로 예비비 160억원을 지원하겠다던 정부가 8월14일 임시공휴일에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금액 180억원을 내년 국토교통부 예산으로 보전해 주겠다고 하니 이 나라 행정당국의 예산에서 국민건강은 사치품인 것 같다.
메르스환자 발생 병원 폐쇄 시 병원의 피해보상에 대한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해 단 한곳의 병원에도 폐쇄명령을 공문으로 보내지 않고 유선으로 통보한 행정당국이 제2의 메르스사태를 막기 위해 무엇보다 투자와 전문가와의 긴밀한 협조가 중요하다는 김용 세계은행 총재의 조언에 귀 기울이기를 바라는 것이 착각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 외부 칼럼은 메디칼타임즈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다행히 다양한 전투경험을 갖춘 많은 민병대가 전국에 있어 즉각 전투에 투입되었다. 이번 전투를 대비해 평소 전국의 민병대에 연간 6억3000만 원의 예산이 주어졌다. 유례없이 큰 전쟁으로 치열한 전투를 벌이느라 민병대는 '피해를 모두 보상해주겠다'는 말만 믿고 전쟁을 치를 수밖에 없었다. 2개월에 걸친 전투에서 186명이 부상을 당했고, 36명이 사망했다. 민병대도 39명부상과 5500억 원의 직접피해를 입었다.
전쟁초기 행정병 일색인 정부군은 전국적인 전투조직을 갖춘 민병대본부와의 유기적인 협조 대신 생소한 적에 대한 지식과 전투물자 부족으로 전투에 나서지 못한 일부 민병대원들에게 제대로 된 전투지침이나 장비 지원 없이 맨몸으로 나서지 않으면 법에 따라 처벌하겠다는 엄포를 놓았다. 그리고 마땅히 정부군이 책임져야할 전투결과에 대한 책임까지 빈약한 지원에도 목숨까지 걸고 전투에 나선 민병대원의 전투준비 미비 탓으로 돌리고 있다.
예상보다 전쟁이 길어지자 정부는 민병대의 전투병에게 일지작성을 의무화하고, 위반 시 처벌하는 규정을 만들었다. 물자지원에 관한 예산 없이 민병대의 진지를 모두 콘크리트로 보강하도록 하는 법안까지 발의되었다.
이상은 이번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생긴 일련의 사태를 전쟁에 비유한 글이며, 다음은 메르스 사태 전후의 일부 사건과 자료에 관해 알아보기로 한다.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여야 당장 내일 다시 신종 전염병이 상륙한다면 과연 보건당국이 어느 정도 막을 준비가 되어있는 지 가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하루 입국자 7만 명인 인천공항 검역소장에 서울대 사회복지과 출신 공무원을 임명했다. 같은 날 질병관리본부 생명의과학센터장에도 행정고시 출신을 임명했다. 전국 보건소에서 주민의 건강증진과 질병관리 업무를 맡는 의사의 92%가 비정규직이며 정규직은 8%에 불과하다.(2013년 기준)
메르스 확산의 주요 원인이었던 병원 내 감염을 막기 위해 건강보험공단에서 병원에 지급하는 '감염관리료'의 내역을 살펴보면 메르스로 전 국민이 공포에 떨고 전국으로 확산된 상황이 하나도 이상하지 않다.
'감염관리료'는 200병상이상 종합병원에서 의료법에 규정된 감염관리위원회 및 감염관리실을 갖추고 감염내과 혹은 감염소아과 전문의의 협의진찰 등의 감염전문관리를 실시한 경우에 한하여 입원기간이 30일에 1회 단돈 만원 산정한다.
간단히 요약하면 큰 병원에 한 달이상 입원하는 경우에만 한 달에 한번 감염관리료를 지불한다는 것이다. 입원기간 29일 이하인 환자는 병원 내 감염위험이 없다는 의학적 근거가 없다면, 입원기간 30일 이상 환자에게 지급되는 만원으로 나머지 환자까지 알아서 다 감염관리해라는 식이다. 게다가 200병상이하의 병의원은 감염관리료가 한푼도 지급되지 않는다. 천 원짜리 한 장 주고 빵5개와 음료수 5개 사오라고 시키는 빵셔틀과 같다.
30일 입원에 한번 청구하는 금액이 만원 정도로 한 해동안 건강보험공단이 지불하는 '감염관리료'는 총6억3000만원이다. 메르스같은 질환의 병원내 감염을 막기위해 전국의 병원에 한 해 6억3000만원을 지급하는 건강보험공단이 600억들여 새로 지은 연수원의 식대로 연간 7억원을 쓴다.
지난 6월말 메르스 피해 병원의 직접피해보상으로 예비비 160억원을 지원하겠다던 정부가 8월14일 임시공휴일에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금액 180억원을 내년 국토교통부 예산으로 보전해 주겠다고 하니 이 나라 행정당국의 예산에서 국민건강은 사치품인 것 같다.
메르스환자 발생 병원 폐쇄 시 병원의 피해보상에 대한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해 단 한곳의 병원에도 폐쇄명령을 공문으로 보내지 않고 유선으로 통보한 행정당국이 제2의 메르스사태를 막기 위해 무엇보다 투자와 전문가와의 긴밀한 협조가 중요하다는 김용 세계은행 총재의 조언에 귀 기울이기를 바라는 것이 착각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 외부 칼럼은 메디칼타임즈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