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과·산부인과 착한 수입원 'PCR 검사', 삭감 적신호

발행날짜: 2015-10-26 05:13:04
  • 심평원 청구자료 분석 결과, 올해 들어 청구건 및 액수 급증

|분석|PCR 검사 청구현황

"의심 증상이 확실한 사람만 검사하고 건강검진 등 단순 검진은 비급여로 해야 한다."

최근 한 전문과목 의사회 임원이 회원을 대상으로 한 강의에서 무분별한 '다중 종합효소연쇄반응 검사'(이하 PCR 검사) 청구를 자제하기 위해 한 말이다.

메디칼타임즈가 2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하부요로생식기 및 성매매감염인균' 진료에 따른 PCR 검사 건수를 분석한 결과, 의사회 차원에서의 경계령에도 불구하고 올해부터 수가가 인상됨에 따라 급여 청구가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상반기 하부요로생식기 및 성매매감염인균(PCR 검사) 진료 현황(단위 : 명, 건)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말 다중 종합효소연쇄반응법(Multiplex PCR)과 실시간 다중 종합효소연쇄반응법(Multiplex Real-time PCR)의 수가를 상향 조정해 고시한 바 있다.

Multiplex PCR 상대가치 점수는 679.9점으로 의원급 수가는 약 5만원이다. Multiplex Real-time PCR 상대가치 점수는 1187.53으로 수가는 8만8000원이다. 비급여로는 8만~10만원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비뇨기과, 산부인과 개원가 사이에서는 요로 성병을 일으키는 6가지 균 검사를 위해 PCR 검사를 활발하게 하는 상황.

실제로 올해부터 수가가 인상된 이후 급여청구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료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4년 11월부터 12월까지 두 달간 총 7587건이 시행돼 청구된 진료비 총액은 4717만원에 불과했지만, 2015년 상반기 총 11만2639건이 시행돼 진료비 총액만 110억5093만원으로 급증했다.

구체적으로 2015년 1월 PCR 검사가 8337건 시행돼 8억2805만원 청구됐으며, 2월에는 1만548건, 10억3819만원, 3월에는 1만9040건, 18억6941만원이 각각 시행 및 청구됐다.

2015년 상반기 하부요로생식기 및 성매매감염인균(PCR 검사) 청구현황(단위 : 천원)
이어 4월에는 2만2484건, 22억506만원, 5월 2만5362건, 24억8472만원, 6월 2만6869건, 26억2548만원이 가각 실시 및 청구한 것으로 집계돼 달이 갈수록 청구건 및 액수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자 심평원은 관련 심사사례를 공개하고 확실한 임상소견을 기재하지 않은 PCR 검사 관련 급여청구는 심사 조정될 수 있다며 무분별한 급여청구에 제동을 걸었다.

다만, 심평원은 강화된 세부 심사기준 마련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심평원 관계자는 "수가가 올해부터 3배 가까이 인상됐는데 이후 PCR 검사에 대한 급여청구가 상당히 늘어났다"며 "심사사례 공개를 통해 무분별한 급여청구에 대한 문제를 개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심사사례 공개로 급여청구를 안내하고 있다”며 “충분히 심사사례 공개와 더불어 현재의 지침으로 급여청구를 안내할 수 있다고 본다. 현재 세부 심사기준을 마련하는 것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청구 급증을 우려하는 비뇨·산부인과

비뇨기과와 산부인과에서도 착한 수입원으로 여겨졌던 PCR 검사의 급여청구 건수가 급증하자, 무분별한 급여청구의 경계령을 내리는 모습이다.

서울의 A산부인과 원장은 "건강 검진이 목적이라든지 환자가 원해서 검사를 하면 비급여로 받는 것이 맞다"라면서도 "PCR 검사를 주로 하는 과로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병은 자각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서 여성 성인은 일상적으로 검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청구가 많이 들어온다고 해서 횟수나 기간을 제한한다는 등의 기준을 만드는 것은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다중 실시간종합효소연쇄반응법 상대가치점수 고시
다만, 초진 진료 환자부터 고가인 실시간 다중 종합효소연쇄반응법(Multiplex Real-time PCR)을 실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관계자는 "PCR 검사는 일반 검사인 다중 종합효소연쇄반응법(Multiplex PCR)과 고가인 실시간 다중 종합효소연쇄반응법(Multiplex Real-time PCR)으로 나뉜다"며 "초진 환자 진료 시에는 가급적 다중 종합효소연쇄반응법(Multiplex PCR) 청구는 인정해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초진 진료 환자부터 고가인 실시간 다중 종합효소연쇄반응법(Multiplex Real-time PCR)은 무리가 있다"며 "환자가 내원하면 무조건 검사하는 것은 문제가 있으며, 선별적인 검사를 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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