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론에 배포된 보도자료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양사 모두 '자사 백신의 비용효과성이 더 좋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둘 다 맞는 말이다. 어떤 가정변수를 넣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데이터를 더 신뢰해야할까. 보통 HPV 백신 NIP 국가에서는 ▲각 HPV 타입에 의해 발생하는 질병의 부담 ▲백신 타입에 의한 질환 예방 효과 ▲백신에 포함되지 않은 타입 유형에 의한 질환 예방효과(교차예방) ▲ 백신효과의 장기지속성 등을 비용효과성 산정시 주요 고려할 사항으로 꼽는다. 단 여기서도 가정변수는 세부항목에 따라 천차만별이 될 수 있다.
양사는 서로의 비용효과성 데이터를 신뢰하지 않는다. 이유는 가정변수가 정확히 어떤 것이 들어갔는지가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비용효과성 전문가 역시 결과치를 보고 가정변수를 추측할 뿐 세부 데이터를 완벽히 알지 못한다. 비전문가는 두 말하면 잔소리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양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가정변수의 민낯을 낱낱이 공개하는 것이다. 그래야 객관적으로 비용효과성을 분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그리고 가정변수에 대한 판단은 이 분야 전문가에 맡기면 된다. 서로 유리한 가정변수를 넣고 내가 더 낫다라고 경쟁은 불필요하다는 얘기다.
시장점유율 등을 토대로 가격 이원화, 더 나아가 NIP 단독 선정을 원하는 MSD, 가격 일원화를 통해 벌어진 점유율 격차 줄이기를 꿈꾸는 GSK. 양사 모두 자사에게 유리한 데이터 공개를 경쟁적으로 하기 보다는 양사가 또는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민낯 데이터 공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