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술받다 맘대로 퇴원해 하지마비 "병원 책임 없다"

발행날짜: 2016-01-20 11:50:04
  • 고등법원, 원고 패소 판결 유지 "의사 과실 보이지 않는다"

의료진이 요추천자를 잘못해 하지마비를 일으켰다며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한 환자가 2심까지 내리 졌다.

서울고등법원 제9민사부(재판장 이대경)는 최근 요추천자 후 하지마비가 생겼다는 환자 오 모 씨가 경기도 C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린 1심 결과를 유지했다.

다리가 저린 느낌에 마비 증상, 보행장애, 빈뇨 등의 증상으로 동네 의원을 찾은 환자 오 모 씨. 뇌 CT 검사 결과 수두증이 의심된다며 큰 병원으로 가보라는 말을 들었다.

오 씨는 경기도 C병원을 찾았다. 의료진은 오 씨의 임상증상 등을 종합해 정상압 수두증이라 추정 진단하고 확인을 위해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한 뇌조조영술이 필요하다 판단하고 오 씨에게 입원을 권유했다.

의료진은 오 씨에게 방사성 동위원소 뇌조조영술의 검사목적, 방법, 금식이 필요없다는 등 주의사항을 설명했다.

입원 다음날 의료진은 요추 4~5번 사이에 바늘로 천자한 후 방사성 동위원소를 요추 지주막하강으로 주입해 뇌척수액 흐름을 조사하는 검사를 했다.

검사 결과 뇌지주막하 공간의 폐쇄로 인해 뇌실이 확장되는 교통성 수두증이 확인됐고, 의료진은 뇌실-복강 단락술이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오 씨는 치료를 받지 않고 퇴원해버렸다. 약 일주일 후 오 씨는 하지마비를 호소하며 다시 C병원을 찾았고, 의료진은 보존적 치료로 스테로이드 치료와 물리치료만 했다.

오 씨는 현재 하지마비, 신경인성 방광으로 인한 보행장애 및 배뇨장애 증상이 있다.

오 씨는 "뇌척수액 순환검사를 위한 요추천자를 한 후 보행장애와 배뇨장애가 생겼다"며 "수두증에 의한 증상이 아니라 의료진 시술상 과실 또는 시술 과정에서 생긴 감염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병원 측은 "요추천자 시술 직후 오 씨는 하지마비 등 증상을 호소한 적이 없다"며 "오 씨가 갖고 있던 척추관협착증, 수두증으로 인한 기왕증 때문"이라고 맞섰다.

1심과 2심 법원은 병원 측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요추천자 시술 후 오 씨는 뇌지주막하 공간 폐쇄로 인해 뇌실이 확장되는 교통성 수두증 진단을 받았지만 그 치료를 위한 수술을 받지 않았다"며 "시술 즉시 마비 증상이 생겨야 하는데 퇴원까지 기존에 갖고 있었던 보행장애 및 배뇨장애 증상의 악화나 특별한 변화를 호소한 흔적을 찾을 수 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술과정에서 C병원 의료진의 과실 행위가 있었다고 의심할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며 "척수원추나 척수신경이 손상됐다고 보기도 어려우며 기왕력인 수두증에 의해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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