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환규 전 회장·방상혁 전 이사 감형해달라" 동료애 '후끈'

손의식
발행날짜: 2016-01-28 12:10:07
  • 손문호 원장 "탄원서 1천명 코 앞…판결에 분명히 도움될 것"

대한의사협회 37대 집행부 노환규 전 회장과 방상혁 전 이사의 감형을 촉구하는 탄원서명이 1000명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노환규 전 회장과 방상혁 전 이사는 지난해 3월 10일 의료계 집단휴진을 주도한 혐의로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각각 징역 1년형과 벌금 2000만원을 구형받았다.

두 사람의 구형과 관련해 의료계 일각에선 당시 집단휴진은 의협 집행부가 강제한 것이 아니라 자발적 참여였다며 감형을 탄원하는 운동에 돌입했다.

오케이닥터 홈페이지에서 진행 중인 탄원 내용.
손정형외과의원 손문호 원장(대한의사협회 정보통신이사)은 자신이 직접 운영·관리하고 있는 의료계 커뮤니티인 '오케이닥터'를 통해 지난 21일부터 노 전 회장과 방 전 이사에 대한 감형 탄원 서명운동을 개시했다.

탄원서의 내용을 살펴보면 "지난 집단휴진은 정부의 일방적인 원격의료 및 의료영리화 정책 추진에 대해 의료전문가인 의사들이 각자의 소신 및 양심과 자발적 판단에 따라 참여한 휴진"이었다며 "대한의사협회가 회원들이 집단휴진에 참여토록 강제한 사실이 없다. 집단휴진에 불참한 회원에 대해 불이익이나 제재를 가한 사실도 없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국민건강을 위한 충정과 의사의 양심에서 비롯된 행위였다"며 "노환규 회장과 방상혁 이사는 희생양으로 검찰의 징역형 구형은 과도하다. 일반적 구형으로 피해를 최소화하고 의료계의 안정과 화합의 계기가 되도록 선처해달라"고 탄원했다.

탄원 서명운동은 실명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일주일 째인 28일 현재 955명이 동참했다.

서명 내용도 집단휴진은 대의를 위한 자발적 참여였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서명에 참여한 K 의사는 "한국의료의 위기가 닥치는 것을 두고볼 수 없다는 것에 모두 공감했기에 자발적으로 하루 쉰 것 뿐“이라며 “자영업자들이 하루 쉬는 게 불법이라니 어이가 없다. 마음과 달리 그날 동참하지 못했지만, 의협이나 동료들로부터 어떠한 불이익도 받은 것이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J 의사는 "다른나라에서 부러워 할만큼 대한민국 의료가 값싸고 질 좋은 이유는 분명히 의사들의 희생에 따른 것이고, 많고 많은 직업군들중에 아직도 직업윤리를 제대로 지키는 전문가 집단중에 하나는 법조인들과 의료인들"이라며 "노환규회장과 방상혁 이사가 한 것이라고는 대한민국의 올바를 의료를 만들고자 노력한 죄 밖에 없다. 부디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기 바랄 뿐"이라고 선처를 당부했다.

탄원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는 손문호 원장은 일주일 동안 무려 약 1000명의 의사가 서명에 동참한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손문호 원장은 "탄원 서명에 의사가 글을 쓴다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가수(假數)를 없애고 실질적으로 서명하는 분들을 추리기 위해 면허번호와 실명으로 서명을 받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1000명에 가까운 의사들이 동참했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손 원장은 탄원서가 재판부의 결정에 분명한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손 원장은 탄원 내용을 책으로 엮어 재판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손 원장은 "탄원서를 책으로 만들어 재판부에 전달하면 노 전 회장과 방 전 이사의 감형을 구형하는데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재판부가 일반 의사회원들의 정서를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면이 있는데 탄원서를 통해 의사회원들의 생각이 간접적으로 전달되면 재판부에서 충분히 고려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그는 "이번 탄원 서명이 성공하고 어느 정도 효과가 있으면 의협 차원에서도 공식적으로 진행하는 게 어떨까 싶다"며 "선고기일 일주일 전까지 탄원 운동 사이트를 열어놓을 것이다. 공식적으로 하고 있진 않지만 조용히 진행하면서도 충분한 참여를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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