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로 알아보는 의료기관 설명의무 위반 인정 여부
단순히 '동의서'만 받는다고 설명의 의무를 충실하게 이행했다고 볼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환자에게 수술 및 시술 동의서를 받았다고 안심하고 있을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설명의 의무를 위반해 손해배상 책임을 물게 된 법원 판례를 통해 의료진이 설명 시 챙겨야 할 사항을 알아봤다.
"수술 동의서 사인보다 중요한 건 구체적 설명"
수술 시 전신 마취를 해야 한다면 마취로 인한 부작용 및 후유증 등 위험성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복부 초음파 검사 결과 담도 및 담낭에서 담석이 발견된 환자 최 모 씨는 경기도 S대학병원에서 내시경 역행 췌담관 조영술(ERCP)를 받기로 했다.
의료진은 마취를 시작하며 미다졸람 2mg, 페치딘 50mg을 투여했다. 이후 세 번에 걸쳐 프로포폴을 20mg씩 투여했다.
하지만 환자의 산소포화도에 이상이 생겨 결국 시술을 중단해야 했다. 환자는 시술 과정에서 심정지까지 와서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저산소성 뇌손상을 입고 사망에 이르렀다.
유족은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시술 및 마취의 필요성, 시술 방법, 마취 약물의 부작용 등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8민사부(재판장 정은영)는 유족 측 주장을 받아들여 의료진이 설명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1000만원 배상 판결을 내렸다.
S병원은 의료사고 피해 경위서에 무증상 담낭 및 담석에 대한 치료에 대해 설명했다고 기재했으며, 간호기록지에도 시술의 목적, 방법, 주의사항 등에 대한 설명이 이뤄졌다고 쓰여 있었다. 진정 전 환자 평가서에 시술에 관한 동의서 등 확인란에 체크 표시가 돼 있기도 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설명의 구체성 정도 등을 알 수 없고 시술 및 마취에 관한 상세한 내용이 기재된 동의서 등을 받았음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며 의료진이 설명의무를 게을리했다고 봤다.
즉, "설명을 들었다"는 식의 단순한 동의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했다는 증거가 될 수 없다.
서울 Y병원에서 무릎연골자가배양이식술, 고위경골절술, 골막절제술 및 연골성형술, 골막절제술을 받은 40대 하 모 씨도 설명을 구체적으로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Y병원은 '본인은 본인에 대한 수술/마취/검사의 필요성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며 예상 또는 합병증과 후유증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는 취지의 청약서를 받았다.
하 씨는 "수술의 필요성만 언급했을 뿐 수술의 부작용 및 수술 실패 가능성, 특히 수술로 인해 정강이뼈 등에 골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거나 장기간의 재활 및 활동 제한이 필요하다는 등의 설명을 듣지 못 했다"고 밝혔다.
이에 서울중앙지법 제18민사부(재판장 정은영)는 설명의 의무를 게을리한 병원 측이 하 씨에게 12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청약서에는 설명을 들었다는 취지의 일반적 내용만 기재돼 있을 뿐 세 번의 수술 모두 수술에 관한 내용은 전혀 없다"며 "청약서 마자 하 씨의 남편에게 서명을 받아 구체적으로 수술에 대해 설명했다는 아무런 자료가 없다"고 판시했다.
"설명해야 할 대상 1순위는 환자 본인"
두통을 호소하던 60대 환자 배 모 씨는 서울 J대학병원에서 측두부 MRI 검사를 받았다. 의료진은 오른쪽 전교정맥이 삼차신경에 인접해 있어 신경을 압박하며 삼차신경통을 유발한다고 판단. 미세혈관감압술이 필요하다고 했다.
의료진은 미세혈관감압술 도중 정맥이 삼차신경을 심하게 압박하는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여 미세혈관감압술만으로는 삼차신경통이 크게 개선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삼차신경 측하부 4분의 1 정도를 절제하는 신경근부분절제술을 추가로 시행했다.
이 과정에서 의료진은 미세혈관감압술 하루 전 배 씨의 아들에게 수술 과정에서 출혈, 통증, 감염, 증상 지속 가능성 등 합병증이 있다고 설명을 하고 수술 동의서에 서명을 받았다.
배 씨는 "수술 중 신경 일부를 절제할 가능성이 있다거나 절제 시 안면마비 등 후유증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설명하지 않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병원 측은 "미세혈관감압술에 대한 설명만으로 통상의 설명의무를 충분히 이행한 것"이라고 맞섰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 제18민사부(재판장 정은영)는 병원 측이 설명의 의무를 위반했다며 배 씨에게 500만원을 배상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환자가 수술 당시 의사결정을 하거나 정상적 판단을 할 수 없었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다"며 "아들에게 설명한 것을 설명 의무의 이행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환자에게 수술 및 시술 동의서를 받았다고 안심하고 있을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설명의 의무를 위반해 손해배상 책임을 물게 된 법원 판례를 통해 의료진이 설명 시 챙겨야 할 사항을 알아봤다.
"수술 동의서 사인보다 중요한 건 구체적 설명"
수술 시 전신 마취를 해야 한다면 마취로 인한 부작용 및 후유증 등 위험성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복부 초음파 검사 결과 담도 및 담낭에서 담석이 발견된 환자 최 모 씨는 경기도 S대학병원에서 내시경 역행 췌담관 조영술(ERCP)를 받기로 했다.
의료진은 마취를 시작하며 미다졸람 2mg, 페치딘 50mg을 투여했다. 이후 세 번에 걸쳐 프로포폴을 20mg씩 투여했다.
하지만 환자의 산소포화도에 이상이 생겨 결국 시술을 중단해야 했다. 환자는 시술 과정에서 심정지까지 와서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저산소성 뇌손상을 입고 사망에 이르렀다.
유족은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시술 및 마취의 필요성, 시술 방법, 마취 약물의 부작용 등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8민사부(재판장 정은영)는 유족 측 주장을 받아들여 의료진이 설명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1000만원 배상 판결을 내렸다.
S병원은 의료사고 피해 경위서에 무증상 담낭 및 담석에 대한 치료에 대해 설명했다고 기재했으며, 간호기록지에도 시술의 목적, 방법, 주의사항 등에 대한 설명이 이뤄졌다고 쓰여 있었다. 진정 전 환자 평가서에 시술에 관한 동의서 등 확인란에 체크 표시가 돼 있기도 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설명의 구체성 정도 등을 알 수 없고 시술 및 마취에 관한 상세한 내용이 기재된 동의서 등을 받았음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며 의료진이 설명의무를 게을리했다고 봤다.
즉, "설명을 들었다"는 식의 단순한 동의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했다는 증거가 될 수 없다.
서울 Y병원에서 무릎연골자가배양이식술, 고위경골절술, 골막절제술 및 연골성형술, 골막절제술을 받은 40대 하 모 씨도 설명을 구체적으로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Y병원은 '본인은 본인에 대한 수술/마취/검사의 필요성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며 예상 또는 합병증과 후유증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는 취지의 청약서를 받았다.
하 씨는 "수술의 필요성만 언급했을 뿐 수술의 부작용 및 수술 실패 가능성, 특히 수술로 인해 정강이뼈 등에 골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거나 장기간의 재활 및 활동 제한이 필요하다는 등의 설명을 듣지 못 했다"고 밝혔다.
이에 서울중앙지법 제18민사부(재판장 정은영)는 설명의 의무를 게을리한 병원 측이 하 씨에게 12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청약서에는 설명을 들었다는 취지의 일반적 내용만 기재돼 있을 뿐 세 번의 수술 모두 수술에 관한 내용은 전혀 없다"며 "청약서 마자 하 씨의 남편에게 서명을 받아 구체적으로 수술에 대해 설명했다는 아무런 자료가 없다"고 판시했다.
"설명해야 할 대상 1순위는 환자 본인"
두통을 호소하던 60대 환자 배 모 씨는 서울 J대학병원에서 측두부 MRI 검사를 받았다. 의료진은 오른쪽 전교정맥이 삼차신경에 인접해 있어 신경을 압박하며 삼차신경통을 유발한다고 판단. 미세혈관감압술이 필요하다고 했다.
의료진은 미세혈관감압술 도중 정맥이 삼차신경을 심하게 압박하는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여 미세혈관감압술만으로는 삼차신경통이 크게 개선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삼차신경 측하부 4분의 1 정도를 절제하는 신경근부분절제술을 추가로 시행했다.
이 과정에서 의료진은 미세혈관감압술 하루 전 배 씨의 아들에게 수술 과정에서 출혈, 통증, 감염, 증상 지속 가능성 등 합병증이 있다고 설명을 하고 수술 동의서에 서명을 받았다.
배 씨는 "수술 중 신경 일부를 절제할 가능성이 있다거나 절제 시 안면마비 등 후유증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설명하지 않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병원 측은 "미세혈관감압술에 대한 설명만으로 통상의 설명의무를 충분히 이행한 것"이라고 맞섰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 제18민사부(재판장 정은영)는 병원 측이 설명의 의무를 위반했다며 배 씨에게 500만원을 배상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환자가 수술 당시 의사결정을 하거나 정상적 판단을 할 수 없었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다"며 "아들에게 설명한 것을 설명 의무의 이행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