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청희 부회장 출마설에 잇단 지지…"좌든 우든 정책만 판단"
지난 2일 대한의사협회 강청희 상근부회장이 비례대표에 등록했다. 그를 지지하는 474명의 의사들도 당원으로 가입했다. 여기까지는 이상한 게 없다. 정당이 제1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라는 것만 제외하면.
'사'자 직업군의 대표 주자인 의사 직군에서도 진보 성향의 색채가 읽히고 있다. 보수당에 올인하던 의사들이 이념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는 뜻이다.
강청희 부회장의 출마 소식에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를 시작으로 경기도의사회, 대한전공의협의회도 지지를 공개 선언했다.
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도 더불어민주당과 가진 보건 의약 5단체 간담회에서 "강청희 부회장의 비례대표 진출 기회를 열어 달라"고 촉구했다.
보수 중도층을 대변하던 의사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과연 의사들은 진보로 거듭난 게 맞을까.
2012년부터 시작된 좌향좌…의사들이 바뀌었다?
의사들의 좌클릭 정치 성향은 4년 전부터 관측됐다. 보수당에 올인하던 의사들이 민주당 문재인 후보에 공개 지지 선언을 하면서 기조 변화를 예고했다.
당시 의사 526명, 치과의사 503명, 한의사 215명 등 총 2013명 등으로 구성된 보건의료혁신포럼이 문재인 후보를 공개 지지하자 노만희 대한정신건강의사회 회장(국민건강복지특별위원회) 등 의사 1219명도 문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나섰다.
37대 노환규 의사협회 집행부는 야권과의 협력이 두드러졌다. 노 전 회장은 정부의 원격의료와 의료영리화 추진을 저지하기 위해 야권과 연대하며 '친분'을 과시했다. 그 결과물은 보건의료노조와의 연대 투쟁, 진주의료원 방문으로 이어졌다.
보수층을 대변하던 의사들이 공개적으로 야당을 지지하고 나선 것은 과거 대선·총선 정국을 통틀어 보기 드문 현상이다.
강청희 예비후보는 "의사는 더 이상 기득권 층이 아니다"며 "의사와 환자를 이분법적으로 구분해서는 의사들의 이념적, 정치적 변화를 제대로 해석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사들이 매번 주장하는 진료 환경 개선 목소리가 의사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환자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이다"며 "양질의 의료와 질적 향상은 의사나 환자나 모두 동의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협회에서 대관 업무를 하며 야당과의 정책 공조를 많이 했다"며 "새누리당처럼 의료계와 정책 방향이 다른 곳에서 비례대표로 나갈 수는 없지 않냐"고 말했다.
야당과 함께 정부의 의료영리화, 원격의료, 서비스산업발전법 등 의료산업화 정책을 저지하면서 이념적 공감대를 확인했다는 게 그의 주장.
강청희 예비후보는 "노환규 전 회장 임기 시절부터 야당과 정책 공조를 하면서 보건의료와 관련해 진일보한 정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신뢰감을 느꼈다"며 "협회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야당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봤지만 지금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강청희 예비후보 당선 운동의 중심축인 노환규 전 의협 회장 역시 의료계에 보수-진보의 구분이 사라졌음을 선언했다.
노 전 회장은 "강 부회장이 전통적으로 의사들의 정서와 가까운 보수여당이 아닌 더불어민주당에 출마선언을 했다"며 "그 이유는 원격의료,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실손보험청구주체이관 등의 주요 의료현안들이 모두 새누리당에 의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 (의사들의 선택이) 새누리, 더민주, 국민의당의 문제가 아니다"며 "전문영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을 갖느냐 못갖느냐의 문제다"고 강조했다.
"정작 바뀐 건 야당의 정책 기조"
과거 국민건강복지특별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해 문재인 후보 공개 지지를 선언한 노만희 대한개원의협의회 회장, 박양동 경상남도의사회장은 이런 변화를 '전략적 판단'으로 해석했다.
야당의 정치적, 이념적 성향에 100% 찬성한다는 의미보다는 의료 현안에 따라 지지와 협력을 전략적으로 선택한다는 의미다.
박 회장은 "워낙 의사들의 힘이 없어지다보니 입법 과정에서 의사를 옭죄는 법이 많이 발의되고 있다"며 "현재 의료계의 기본 생각은 좌파든 우파든 (우리에게) 도움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불과 4~5년 전 야권이 무상복지, 무상교육과 함께 무상의료를 이슈화했을 때 의료계는 반 야당 정서로 통일됐었다"며 "반면 지금 야당은 원격의료와 의료영리화 저지에 큰 축이 됐는데 지지하지 않을 이유가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현 정부가 규제기요틴의 이름으로 전문직 존중과 면허 체계 확립이라는 근간마저 흔들고 있는 마당에 의사들이 여당을 지지할 이유는 없다는 게 그의 판단. 따라서 의사들이 변했다는 것보다는 여당과 야당이 변했다고 해석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소리다.
노만희 대한개원의협의회 회장 역시 야당의 정책 변화가 의사의 표심에 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했다.
노 회장은 "이념적인 걸 떠나서 의협의 핵심 간부가 출마선언을 하니까 의료계의 지지가 이어지는 것이다"며 "정치적 이념이 맞으니까 야당을 지지한다는 차원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정당과 논의해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의사들이 1인 1정당 가입 운동을 벌이고 있다"며 "친의료계 인사가 국회에 입성하면 추후 정책에서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야당의 기조가 바뀐다면 언제든 반 야당 정서는 고개를 들 것이다"며 "중요한 것은 의사 사회에서 묻지마 보수는 없어지고 전략적인 판단에 따라 정당을 선택하는 실용주의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고 덧붙였다.
'사'자 직업군의 대표 주자인 의사 직군에서도 진보 성향의 색채가 읽히고 있다. 보수당에 올인하던 의사들이 이념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는 뜻이다.
강청희 부회장의 출마 소식에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를 시작으로 경기도의사회, 대한전공의협의회도 지지를 공개 선언했다.
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도 더불어민주당과 가진 보건 의약 5단체 간담회에서 "강청희 부회장의 비례대표 진출 기회를 열어 달라"고 촉구했다.
보수 중도층을 대변하던 의사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과연 의사들은 진보로 거듭난 게 맞을까.
2012년부터 시작된 좌향좌…의사들이 바뀌었다?
의사들의 좌클릭 정치 성향은 4년 전부터 관측됐다. 보수당에 올인하던 의사들이 민주당 문재인 후보에 공개 지지 선언을 하면서 기조 변화를 예고했다.
당시 의사 526명, 치과의사 503명, 한의사 215명 등 총 2013명 등으로 구성된 보건의료혁신포럼이 문재인 후보를 공개 지지하자 노만희 대한정신건강의사회 회장(국민건강복지특별위원회) 등 의사 1219명도 문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나섰다.
37대 노환규 의사협회 집행부는 야권과의 협력이 두드러졌다. 노 전 회장은 정부의 원격의료와 의료영리화 추진을 저지하기 위해 야권과 연대하며 '친분'을 과시했다. 그 결과물은 보건의료노조와의 연대 투쟁, 진주의료원 방문으로 이어졌다.
보수층을 대변하던 의사들이 공개적으로 야당을 지지하고 나선 것은 과거 대선·총선 정국을 통틀어 보기 드문 현상이다.
강청희 예비후보는 "의사는 더 이상 기득권 층이 아니다"며 "의사와 환자를 이분법적으로 구분해서는 의사들의 이념적, 정치적 변화를 제대로 해석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사들이 매번 주장하는 진료 환경 개선 목소리가 의사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환자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이다"며 "양질의 의료와 질적 향상은 의사나 환자나 모두 동의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협회에서 대관 업무를 하며 야당과의 정책 공조를 많이 했다"며 "새누리당처럼 의료계와 정책 방향이 다른 곳에서 비례대표로 나갈 수는 없지 않냐"고 말했다.
야당과 함께 정부의 의료영리화, 원격의료, 서비스산업발전법 등 의료산업화 정책을 저지하면서 이념적 공감대를 확인했다는 게 그의 주장.
강청희 예비후보는 "노환규 전 회장 임기 시절부터 야당과 정책 공조를 하면서 보건의료와 관련해 진일보한 정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신뢰감을 느꼈다"며 "협회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야당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봤지만 지금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강청희 예비후보 당선 운동의 중심축인 노환규 전 의협 회장 역시 의료계에 보수-진보의 구분이 사라졌음을 선언했다.
노 전 회장은 "강 부회장이 전통적으로 의사들의 정서와 가까운 보수여당이 아닌 더불어민주당에 출마선언을 했다"며 "그 이유는 원격의료,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실손보험청구주체이관 등의 주요 의료현안들이 모두 새누리당에 의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 (의사들의 선택이) 새누리, 더민주, 국민의당의 문제가 아니다"며 "전문영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을 갖느냐 못갖느냐의 문제다"고 강조했다.
"정작 바뀐 건 야당의 정책 기조"
과거 국민건강복지특별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해 문재인 후보 공개 지지를 선언한 노만희 대한개원의협의회 회장, 박양동 경상남도의사회장은 이런 변화를 '전략적 판단'으로 해석했다.
야당의 정치적, 이념적 성향에 100% 찬성한다는 의미보다는 의료 현안에 따라 지지와 협력을 전략적으로 선택한다는 의미다.
박 회장은 "워낙 의사들의 힘이 없어지다보니 입법 과정에서 의사를 옭죄는 법이 많이 발의되고 있다"며 "현재 의료계의 기본 생각은 좌파든 우파든 (우리에게) 도움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불과 4~5년 전 야권이 무상복지, 무상교육과 함께 무상의료를 이슈화했을 때 의료계는 반 야당 정서로 통일됐었다"며 "반면 지금 야당은 원격의료와 의료영리화 저지에 큰 축이 됐는데 지지하지 않을 이유가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현 정부가 규제기요틴의 이름으로 전문직 존중과 면허 체계 확립이라는 근간마저 흔들고 있는 마당에 의사들이 여당을 지지할 이유는 없다는 게 그의 판단. 따라서 의사들이 변했다는 것보다는 여당과 야당이 변했다고 해석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소리다.
노만희 대한개원의협의회 회장 역시 야당의 정책 변화가 의사의 표심에 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했다.
노 회장은 "이념적인 걸 떠나서 의협의 핵심 간부가 출마선언을 하니까 의료계의 지지가 이어지는 것이다"며 "정치적 이념이 맞으니까 야당을 지지한다는 차원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정당과 논의해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의사들이 1인 1정당 가입 운동을 벌이고 있다"며 "친의료계 인사가 국회에 입성하면 추후 정책에서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야당의 기조가 바뀐다면 언제든 반 야당 정서는 고개를 들 것이다"며 "중요한 것은 의사 사회에서 묻지마 보수는 없어지고 전략적인 판단에 따라 정당을 선택하는 실용주의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