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엄격한 규제로 5년치 인상분 반영 결과" "사업비 정체 밝혀라"
실손의료보험료 약 30% 파격 인상의 이유는 뭘까.
보험업계는 정부의 엄격한 규제와 손해율이 130%에 달할 정도로 크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항변하지만 보험상품 설계부터가 과하다며 의료계는 맞섰다.
이 같은 논쟁은 29일 저녁 '바람직한 실손의료보험 개선 방향은'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KBS 1라디오 공감토론에서 벌어졌다.
올해초 실손의료보험사들은 손해율이 높다는 이유로 실손보험료를 30% 파격 인상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실손보험료 인상을 초래하는 불합리한 관행을 없애겠다며 과잉진료와 허위청구를 부르는 비급여 진료를 점검할 예정이다. 더불어 실손보험 청구 병의원이 대행, 실손보험 심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위탁 등의 방안까지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발표에 따르면 보험사 손해율은 2013년 115.7%에서 지난해 상반기에는 124.2%까지 증가했다. 즉, 보험사가 100원을 벌면 124원을 지급했다는 소리다.
패널로 참석한 보험연구원 사회안전망연구실 정성희 연구위원은 보험료 인상 이유로 손해율 급증과 함께 정부의 엄격한 통제, 낮은 이자율 등을 꼽았다.
그는 "2009년 표준화 이후 지금까지 감독 당국이 보험료 인상을 통제해 왔다"며 "그러나 지난해 금융개혁규제 완화 차원에서 보험료 자율화를 허용해 주면서 5년 동안의 인상분이 한꺼번에 반영됐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대한의사협회 서인석 보험이사는 보험료를 구성하고 있는 '사업비'의 정체부터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했다. 보험료 인상에 사업비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서 이사는 "어떤 목적으로 가격을 책정했고 예상한 것보다 시장에서의 반응이나 수익률이 적어져서 손해가 발생했다면 구조적으로 상품 자체에 대한 가격이나 구성 등을 잘못 한 것"이라며 "보험사는 보험료 대비 사업비를 얼마나 더 쓸까는 궁금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 위원은 "통계에서 나오는 124%의 손해율은 보험료를 구성하고 있는 또 다른 한 축 위험보험료만을 따진 것"이라며 "사업비가 커졌다고 위험보험료가 적게 책정될 수 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논리"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보험사마다 사업비가 다르고 특약인가 단독상품인가에 따라서도 달라서 그 비중을 구체화하기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과잉진료 때문에 보험료 올랐다? "상품 설계 잘하면 될 일"
실손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늘 지목되는 과잉진료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병원에 가면 의사가 먼저 환자에게 "실손의료보험이 있냐"고 물어본 다음 있다고 하면 의료행위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서인석 보험이사는 "과잉진료라는 정의가 사실 좀 모호하다"며 "비급여라고 했을 때 같은 치료, 같은 진료의 질환에 대해 치료를 한다고 하더라도 환자의 요구도에 따라서 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수치료를 예로 들었다.
그는 "도수치료를 더 많이 하면 치료성과가 올라가는 것이 사실"이라며 "여기서 기준이 5번이면 과잉진료, 3번이면 과소진료냐 하는 부분에 확실히 답을 내릴 수가 없다. 의료가 그레이 존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론 일부 돈을 벌기 위해 정말 안해도 되는 치료를 하는 의료기관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들을 보호하는 것은 아니다"고 전제했다.
보험사와 의사의 설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비급여가 환자의 선택권이라면 의사는 충분한 설명을, 보험사는 보험상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소비자원 김경례 의료팀장은 "소비자는 실손보험을 들면 그 혜택을 충분히 누리려는 유혹이 당연히 있고, 병원도 경영적인 측면을 고려 안할 수 없다"고 운을 뗐다.
또 "보험사도 구체적으로 보상하지 않는 내용을 사전에 설명해야 하는데 보통 장점만 부각한다"며 "분만이나 임신, 한방 비급여, 미용 성형 등이 거의 안되는데 그런 얘기를 충분히 안하고 만능인 것처럼 얘기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사전에 비급여 진료가 왜 필요한지, 보험은 되는지 설명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소비자는 보험료를 계속 높게 내고, 그 혜택도 못 보고 분쟁이 생기면 보험회사는 보험이 안된다고 한다. 소비자는 이중으로 힘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인석 이사는 과잉진료를 문제 삼기 전에 보험사가 상품 개발 단계부터 한도를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처음부터 도덕적 해이를 조장할 수 있는 상품을 팔고나서 시스템의 문제를 국민과 의료기관에 돌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상품 개발 단계부터 한도를 정해야만 보험사도 손해를 보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09년 표준약관을 개발했지만 특별한 급여기준은 없었다. 지금 2016년이다. 단계적으로도 충분히 개선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지적은 정성희 위원도 공감했다.
정 위원은 "지금에서야 뉘우치는 감이 있다. 2009년 표준화 이후 계속 보장내역을 조금씩 수정해 왔다"고 해명하며 "보험사마다 지급심사팀이 있는데 보험청구할 때 들어오는 정보로는 적정 보험료를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전문성을 갖춘 조직이 심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진료비 적정성 보험사 판단에 한계" "충분히 가능"
이는 실손의료보험 심사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같은 전문 기관이 위탁해야 한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주장이다.
정 위원은 "진료비 세부내역 표준화도 안 돼 있고 그것을 받아본들 그 부분 항목에 대해 병원별로 다 다르게 정의를 하고 있다"며 "보험사 입장에서는 병의원의 가격이 적정한지 아닌지를 정확하게 판단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인석 이사는 보험사의 행정부담을 제3자에게 떠넘기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서 이사는 "지금도 의사소견서, 의무기록, 진료기록 다 떼어가고 있다"며 "의료기관에서도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되는데 엉뚱한 용어를 쓰는 것도 아니다. 심사를 할 수 있는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42~43개의 보험사 중 중소보험사가 너무 많다 보니까 심사를 하기 위한 행정비용이 부담스러워 자꾸 제3자 심사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고 번거롭더라도 보험사가 충분히 심사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험업계는 정부의 엄격한 규제와 손해율이 130%에 달할 정도로 크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항변하지만 보험상품 설계부터가 과하다며 의료계는 맞섰다.
이 같은 논쟁은 29일 저녁 '바람직한 실손의료보험 개선 방향은'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KBS 1라디오 공감토론에서 벌어졌다.
올해초 실손의료보험사들은 손해율이 높다는 이유로 실손보험료를 30% 파격 인상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실손보험료 인상을 초래하는 불합리한 관행을 없애겠다며 과잉진료와 허위청구를 부르는 비급여 진료를 점검할 예정이다. 더불어 실손보험 청구 병의원이 대행, 실손보험 심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위탁 등의 방안까지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발표에 따르면 보험사 손해율은 2013년 115.7%에서 지난해 상반기에는 124.2%까지 증가했다. 즉, 보험사가 100원을 벌면 124원을 지급했다는 소리다.
패널로 참석한 보험연구원 사회안전망연구실 정성희 연구위원은 보험료 인상 이유로 손해율 급증과 함께 정부의 엄격한 통제, 낮은 이자율 등을 꼽았다.
그는 "2009년 표준화 이후 지금까지 감독 당국이 보험료 인상을 통제해 왔다"며 "그러나 지난해 금융개혁규제 완화 차원에서 보험료 자율화를 허용해 주면서 5년 동안의 인상분이 한꺼번에 반영됐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대한의사협회 서인석 보험이사는 보험료를 구성하고 있는 '사업비'의 정체부터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했다. 보험료 인상에 사업비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서 이사는 "어떤 목적으로 가격을 책정했고 예상한 것보다 시장에서의 반응이나 수익률이 적어져서 손해가 발생했다면 구조적으로 상품 자체에 대한 가격이나 구성 등을 잘못 한 것"이라며 "보험사는 보험료 대비 사업비를 얼마나 더 쓸까는 궁금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 위원은 "통계에서 나오는 124%의 손해율은 보험료를 구성하고 있는 또 다른 한 축 위험보험료만을 따진 것"이라며 "사업비가 커졌다고 위험보험료가 적게 책정될 수 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논리"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보험사마다 사업비가 다르고 특약인가 단독상품인가에 따라서도 달라서 그 비중을 구체화하기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과잉진료 때문에 보험료 올랐다? "상품 설계 잘하면 될 일"
실손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늘 지목되는 과잉진료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병원에 가면 의사가 먼저 환자에게 "실손의료보험이 있냐"고 물어본 다음 있다고 하면 의료행위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서인석 보험이사는 "과잉진료라는 정의가 사실 좀 모호하다"며 "비급여라고 했을 때 같은 치료, 같은 진료의 질환에 대해 치료를 한다고 하더라도 환자의 요구도에 따라서 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수치료를 예로 들었다.
그는 "도수치료를 더 많이 하면 치료성과가 올라가는 것이 사실"이라며 "여기서 기준이 5번이면 과잉진료, 3번이면 과소진료냐 하는 부분에 확실히 답을 내릴 수가 없다. 의료가 그레이 존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론 일부 돈을 벌기 위해 정말 안해도 되는 치료를 하는 의료기관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들을 보호하는 것은 아니다"고 전제했다.
보험사와 의사의 설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비급여가 환자의 선택권이라면 의사는 충분한 설명을, 보험사는 보험상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소비자원 김경례 의료팀장은 "소비자는 실손보험을 들면 그 혜택을 충분히 누리려는 유혹이 당연히 있고, 병원도 경영적인 측면을 고려 안할 수 없다"고 운을 뗐다.
또 "보험사도 구체적으로 보상하지 않는 내용을 사전에 설명해야 하는데 보통 장점만 부각한다"며 "분만이나 임신, 한방 비급여, 미용 성형 등이 거의 안되는데 그런 얘기를 충분히 안하고 만능인 것처럼 얘기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사전에 비급여 진료가 왜 필요한지, 보험은 되는지 설명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소비자는 보험료를 계속 높게 내고, 그 혜택도 못 보고 분쟁이 생기면 보험회사는 보험이 안된다고 한다. 소비자는 이중으로 힘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인석 이사는 과잉진료를 문제 삼기 전에 보험사가 상품 개발 단계부터 한도를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처음부터 도덕적 해이를 조장할 수 있는 상품을 팔고나서 시스템의 문제를 국민과 의료기관에 돌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상품 개발 단계부터 한도를 정해야만 보험사도 손해를 보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09년 표준약관을 개발했지만 특별한 급여기준은 없었다. 지금 2016년이다. 단계적으로도 충분히 개선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지적은 정성희 위원도 공감했다.
정 위원은 "지금에서야 뉘우치는 감이 있다. 2009년 표준화 이후 계속 보장내역을 조금씩 수정해 왔다"고 해명하며 "보험사마다 지급심사팀이 있는데 보험청구할 때 들어오는 정보로는 적정 보험료를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전문성을 갖춘 조직이 심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진료비 적정성 보험사 판단에 한계" "충분히 가능"
이는 실손의료보험 심사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같은 전문 기관이 위탁해야 한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주장이다.
정 위원은 "진료비 세부내역 표준화도 안 돼 있고 그것을 받아본들 그 부분 항목에 대해 병원별로 다 다르게 정의를 하고 있다"며 "보험사 입장에서는 병의원의 가격이 적정한지 아닌지를 정확하게 판단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인석 이사는 보험사의 행정부담을 제3자에게 떠넘기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서 이사는 "지금도 의사소견서, 의무기록, 진료기록 다 떼어가고 있다"며 "의료기관에서도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되는데 엉뚱한 용어를 쓰는 것도 아니다. 심사를 할 수 있는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42~43개의 보험사 중 중소보험사가 너무 많다 보니까 심사를 하기 위한 행정비용이 부담스러워 자꾸 제3자 심사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고 번거롭더라도 보험사가 충분히 심사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