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부외과의사회, 실손보험사 12곳 공정위에 신고

박양명
발행날짜: 2016-06-21 05:00:57
  • "금감원 표준 약관 그대로 베껴 묵시적 담합…부당공동행위"

"실손의료보험사들이 묵시적 담합행위를 하고 있다. 이는 부당공동행위다."

실손의료보험 규제 문제를 공론화 시킨 흉부외과 의사들이 실손의료보험사의 담합 의혹을 제기하며 공정거래위원회의 문을 두드렸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와 의사회, 대한정맥학회, 대한혈관외과학회는 실손의료보험사 12곳이 담합이라는 불공정행위를 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의사회와 학회가 내세우는 실손보험사 불공정행위의 근거는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19조 부당한 공동행위 금지 조항이다.

사업자는 계약·협정·결의 등 어떤 방법으로도 다른 사업자와 공동으로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를 할 것을 합의하거나 다른 사업자로 하여금 이를 행하도록 해서는 안된다는 게 골자다.

부당한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 중에는 상품 또는 용역의 거래 조건이나, 그 대금 또는 대가의 지급 조건을 정하는 행위가 있다.

흉부외과의사회는 "금융감독원의 표준 약관이 있더라도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게 아니다"며 "그럼에도 모두 약속이나 한 듯 동일하게 표준 약관을 그대로 베껴 각 사업자별 개정 약관에 포함시킨 것은 묵시적 담합행위로 부당공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손보험사가 담합해 하지정맥류 수술 중 전통적 방법이 아닌 레이저 수술에 대해 실손보험 적용이 되지 않도록 하는 바람에 새롭게 보험 가입 하는 고객은 선택의 여지도 없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보험 가입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금융감독원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흉부외과의사회는 "실손보험사의 담합 배후에는 금융감독원이 있다"며 "실손보험 표준 약관을 만들면서 하지정맥류 레이저 수술 제외라는 부당한 내용을 삽입했고 실손보험사가 아무런 검토 없이 표준 약관대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조항을 보상하지 않는 손해로 추가했다"고 지적했다.

하지정맥류 레이저 수술을 미용목적의 치료로 분류한 것은 잘못된 접근법이라는 우려감도 재확인했다.

흉부외과의사회는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 대상의 수술 방법이나 치료재료가 사용되지 않았다고 이를 모두 외모개선 목적으로 본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며 "매우 잘못된 접근법"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 "하지정맥류는 상당수의 환자가 다리 통증, 부종, 경련, 혈관염, 혈전, 궤양 등의 증상과 합병증을 호소하며 치료를 받고 있다"며 "단지 비급여라는 이유로 혈관레이저술 등을 외모개선 목적의 치료로 분류하면 의학적, 사회적으로도 전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흉부외과의사회는 올해부터 '하지정맥류 혈관레이저 폐쇄술 및 고주파 혈관 폐쇄술'이 실손보험 표준 약관에서 제외된 것을 인지한 즉시 TF팀을 꾸리고 실손보험 표준 약관의 문제를 지적해왔다.

김승진 회장은 직접 TFT 위원장을 맡아 금융감독원을 수차례 항의 방문하고 소비자단체와 접촉하는 등의 활동을 하며 해당 문제를 의료계 전반으로 공론화 시켰다.

현재는 대한개원의협의회를 넘어 대한의사협회까지 전 의료계로 문제가 퍼진 상황.

TFT 간사를 맡고 있는 흉부외과의사회 김성철 총무이사는 "공정위에 신고한 것과는 별개로 금감원을 다시 찾아 문제점을 알리려고 한다"며 "이제 실손보험 문제는 흉부외과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개협, 의협과 공동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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