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학술지에 자신 이름 건 치료법 고집한 이유는

박양명
발행날짜: 2016-12-26 05:00:51
  • 초이스피부과 허훈 원장 "내가 개발한 치료법, 내가 지켜야"

"일주일에 한 번씩, 1년 동안 레이저 치료를 받으면 밀크 반점이 흉터 없이 사라진다."

의사 자신의 이름을 내건 치료방법이 피부과 관련 국제 학술지에 실렸다. 피부미용을 하는 곳이라면 누구나 보유한 레이저 기기로 만들 수 있는 효과다.

주인공은 대학병원 교수도 아닌 개원의. 경기도 평촌 초이스피부과 허훈 원장(58)의 '골든 파라미터(Golden Parameter)' 이야기다.

허훈 원장
허훈 원장의 치료법은 피부학과 치료(Journal or Dermatology and Therapies, JDT) 최신호에 실렸다. 밀크반점(Cafe Au Lait Spot) 환자 32명에 대해 1064nm 큐스위치 엔디야그(Q-switched Nd:YAG) 레이저로 50회씩 치료한 결과를 실은 논문이다.

허 원장은 "밀크 반점에 대한 기존 치료법은 흉터만 만들었지 완치라는 개념이 없었다"며 "골든 파라미터는 일주일에 한 번씩 1년 동안 꾸준히 치료를 받으면 흉터 없이 반점이 사라진다. 환자 만족도도 그만큼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4개의 국제 저널에 자신의 이름을 넣은 논문을 투고한 결과, 2곳에서 리젝트 됐지만, JDT가 받아줬다. 나머지 한 곳은 리뷰중이다.

그는 "의학은 계속 발달하기 때문에 개인 이름이 들어간 치료법은 잘 안 실어주는 경향이 강하다"며 "리젝트된 이유도 치료방법과 이름을 빼면 실어주겠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치료 효과는 있기 때문에 이름만 빼면 실어주겠다는 SCI급 국제학술지를 뒤로하고 자신의 이름이 박힌 논문을 고집한 이유가 뭘까.

허 원장은 "5년 전부터 학회 등을 통해 피부과 의사들에게 치료방법을 공유하기 시작했는데, 마치 자신이 개발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나오더라"라며 "논문을 내지 않으면 내가 처음 개발했다는 사실마저 사라질 것 같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름이 들어가지 않은 논문은 의미가 없다고 개인적으로 판단했다"며 "최근에 생긴 국제학술지라서 인용지수는 낮은 편이지만 이름이 들어간 수술법이 실리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했다"고 덧붙였다.

골든파라미터 치료 전후 사진
그의 다음 목표는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에 골든 파라미터의 치료방법과 효과를 싣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학병원과 골든 파라미터를 하고 있는 개원의와 논문을 준비 중이다.

허 원장에 따르면 골든파라미터 적응증은 밀크 반점뿐만 아니라 베커씨 모반, 군집성 흑자증, 기미(melasma), 연모(vellus hair) 제거 등 16개다.

그는 "대학병원과 조인해서 골든파라미터로 밀크 반점을 치료한 300케이스의 효과에 대한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골든 파라미터 치료할 수 있는 다른 색소질환에 대해서도 논문을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골든파라미터 치료법이 저비용으로 고효율을 낼 수 있어 피부과 의사들에게는 '블루오션'이라고 평가했다.

허 원장은 "엔디야그 레이저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 피부과 전문의라면 누구나 갖추고 있는 장비"라며 "1년 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꾸준히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환자 1인당 300만~500만원의 비용이 보장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광주나 제주도 등 지방에서 치료를 받기 위해 서울까지 오는데 교통비 등을 감안하면 환자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그래서 동네 피부과 의원을 찾는 게 좋다"며 "피부과 의사들에게 강의를 하기 시작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고 덧붙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대법원의 치과의사 안면부 보톡스 및 프락셀레이저 허용 판결로 낙담해 있는 후배 의사들에게 피부과 전문의로서 역할을 다 해야 한다고 힘을 불어 넣었다.

"(법원 판결에) 선배 의사로서 민망하고 미안한 마음입니다. 하지만 기죽을 필요는 없어요. 더 열심히 공부해서 피부과 의사로서 레이저 치료를 열심히 하면 사필귀정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 (공부의) 후원은 선배 의사가 해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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